[예전기사] 99/08/18 [Hotnews] 조용필 英팝무대 진출한다

조용필 英팝무대 진출한다

톱스타 조용필이 내년 2월 영국의 팝 뮤직계에 진출한다. 지난 6일 미국과 일본 공연을 마치고 귀국해 꼬박 9일 동안 10집 앨범의 마무리 작업을 끝낸 조용필은 15일 일본으로 떠나기 직전 "내년 2월 1일 런던으로 가서 현지의 폴리그램 레코드사에서 노래 4곡을 영어 가사로 취입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영국의 팝계진출은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사전포석. 자신의 음악이 영국취향의 음악에 가깝다고 판단한 그는 미국의 팝계진출을 오래전부터 꿈꿔왔지만 영국 팝시장이 작은 반면에 미국의 팝 뮤직계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에 착안, 우회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조용필은 이 같은 영국진출을 위해 10집 앨범을 영국적 취향의 노래들로 채웠다. 새 앨범에 수록될 9개의 신곡을 모두 자신이 작곡했지만 편곡 반주 녹음 등에는 영국의 팝 뮤직에 정통한 뮤지션들을 기용했다. 편곡과 반주음악의 녹음을 위해 일본에서 활동하는 국제적 뮤지션들을 동원했고 서울 지구 스튜디오에서 마친 목소리 녹음과 믹싱작업도 역시 일본에서 영국 팝 뮤직의 제 1인자로 꼽히는 레코딩 엔지니어 미야모도 카즈히코씨(39)에게 맡겼다. 영국에서 취입해 발표할 4곡의 노래를 10집 앨범의 수록곡 중에서 골라야하기 때문이다.

조용필이 10집 앨범에 수록할 노래들은 '서울 서울 서울' '회색의 도시' 'I Love Suzi' '목련꽃 사연' '우주여행 X' '모나리자' '1987년 서울' 'I Love You' '나도 몰라'등 모두 9곡. 각기 개성이 틀리는 노래들이지만 그중 돋보이는 곡들은 '서울 서울 서울'(양인자 작사) '회색의 도시'(안혜란 작사) 'I Love Suzi'(양인자 작사) '1987년 서울'(박건호 작사)등.

'서울 서울 서울'은 서울을 떠난 사람들이 서울을 그리는 마음을 표현한 곡이고 '회색의 도시'는 삭막한 도시생활을 그린 재즈풍의 고급스런 감상용의 노래.

조용필이 자신의 은밀한 사연을 담은 곡은 'I Love Suzi'. 수지는 자신이 총각시절부터 7년동안 키우다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보낸 금년 아홉 살의 조카. 귀엽게 재롱을 떨던 그녀를 그리는 애틋한 마음을 담았다.

'1987년 서울'은 대학생시위 홍수 6 29선언 노사분규 대통령 선거 등 충격적인 사건들로 점철된 격동의 해였던 작년 한해를 비 바람 구름 비둘기 등 자연에 비유해 노래한 대곡이고 '목련꽃 사연'은 변덕이 심한 4월을 장난스럽고 변화무쌍한 리듬으로 표현한 곡.

16일부터 오사카 교토 나고야 등지의 순회공연을 열고 5월 8일 열리는 서울프리올림픽 쇼의 출연을 위해 5월 4일 귀국하는 조용필은 5월 10일쯤 새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숨돌릴새도 없이 바쁜 일정에 쫓기면서도 예전과는 다른 음악으로 새 앨범을 취입한 조용필의 활약이 기대된다. <석광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