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장 안은 오일장 만큼이나 북적거리고 시끄럽다.자리 찾느라
웅성웅성, 오가는 반가움의인사들, 스탠딩 공연을 위한 뒷사람 동정
살피기, 잘왔어,공연장 들어왔어 등등 전화 주고 받는 소리들...,
같이 간 비나리 옆자리에 붋은티셔츠 입은 남자아이와 아저씨가 앉는다.
이런 곳이 도무지 낯설고 어색해 보이는, 마지못해, 아니 어쩔 수 없이
온 것 같은 불편함. ‘공짜 표라도 생기셨나??’
나- 고개를 쑥 빼곤 “얘는 무료예요?” 아저씨- “예”
“아, 예. 아이를 보고 ”넌 좋겠다 아빠를 잘 둬서“
“아이래요.촌에서 경운기 팔아왔대요.요런데 촘 와서 아무것도 몰라요.
그냥 표가 남은 기 있다고 해서 오긴 왔는데, 갈일이 크일이래요.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오셔서 밤길 가실일이 걱정이 태산 같으신가보다.
“어디서 오셨는데요?” “영주요” 순간 영주의 이미영님이 떠올라
“혹시 이미영님이(부인)?” “예" 앞줄 옆의 이미영님을 가리키신다. 인사도 못하고 와서 미안한 이미영님 (남편분이 뒤풀이에 오신다고 해서)
비나리-“언니야, 내가 굵어서 아아가 자리 비좁으이 언니가 여기
앉그래이”
그리하여 이미영님 남편분과 나란히 앉아서 공연을 관람 하게 되었다.
*** 많은 후기에서 읽어서 짐작한대로
오빠는 아시아의 불꽃으로 웅장하고 화려하게 관객을 압도해버렸고,
이제 첫곡인데도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앞줄부터 벌떡 벌떡 일어나 격렬한(?) 함성과 괴성과 야광봉의 현란함으로
상반기 마지막 공연은 뜨겁게 뜨겁게 막을 열었다.
아!! 이거 몇 년만에 느껴보는 감동인가~~~~
공연시작 전부터 뒷줄의 분위기를 살폈었는데, 다행히 우리 뒷줄까지 같은
부류(?)의 낌새를 느끼고 나도 일어나서 연신 오빠를 외치며 방방 뛰었다.
아차, 옆자리의 그분을 보니 그 난리부르스 속에서 가만히 앉아 계신다.
난 손짓으로 야광봉 어딨냐고, 하하하하하하하하
양말속에다 푹 쑤셔놓고 계신 것!! 야광봉 불 들어오는 것까지
가르쳐드렸더니 아니!! 양말속에??
‘오메~~집에 갖고 가서 손전등하실라우??’
몇 번을 앉으시고, 팔잡아 일으켜드리고를 반복했다(이미영님죄송)
‘흐미~~나도 몇 년만에 온 공연이라 오빠 보기 바쁘구만...,’
그래도 어쩌랴. 내 넓은 오지랖은 앉아계시는 모습을 그냥 볼 수가
없는 걸. 같이 즐겨야 내가 더 신이 나는 것을. 가끔 가끔 눈치를 보니
한손으로 야광봉 든 팔꿈치를 받쳐들고 흔드시다가 ‘미지의 세계' 에서
부턴 아예 두팔을 흔들고 슬슬 즐기신다. 그래 그래 이제 됐어.
나도 맘놓고 놀아야지, 아싸아~싸~~
(이런 모션 쉽지 않고 쑥스러우시겠지만 앉아 계시는 것이 훨씬 더
쑥스럽다는거 인정하시죠?)
‘마도요’까지 듣고 힘드셨는지 앉아서 하시는 말씀
“혼자 다 하는거래요?” “예”.
“ 힘들어서 어디 혼자 다 하겠나”
엥? 이분도 전도(?)할 수 있을 것 같은 강한 자신감. 다만 오빠가 한시간만 더 고무줄공연을 해주신다면_.이미영님!! 정말 잘 모시고 오셨어요.
*** 오빠는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얼굴도 좋으셨고, 살도 좀 찌신 것 같아
가슴가득 차오르는 충만감과 안도감을 느끼며 공연을 즐겼다. 우리가 늘
바래 온, '오빠,건강하셔야 해요.’ 우리들의 바램에 오빠는 정말 너무도 굳건히, 그 자리에 당당하신 모습으로 계셔주셨던 것이다.
아~~우리들의 오빠..., 딱 지금처럼 얼굴도 좋으셔야 하고, 보이는 모습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모두가 건강하셔야 해요. 그리고 저희가 행복한 것
이상으로 행복하셔야 해요. 오빠의 영원한 응원자가 될게요.
내 안의 또 다른 행복함이 밀려오면서 눈시울이 뜨겁다.
*** 오빠는 국제백신연구소(IVI)에 대한 설명도 하신다. 후진국 어린이들의 질병치료와 예방을 위한 백신 모금을 앞서 몸소 실천하시고,
거기에 따르게 하는!! 오빠가 아니었으면 이런 기구에 대해 과연 얼마나
가슴으로 받아 들일 수 있었을까.
가슴까지 따뜻하여 좋아할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오빠!! 필오빠 쨩!!
*** 뒤풀이에서 우리끼리 살짝 얘기했지만 오빤 정말 노래는 잘하신다.
그런데, “김천에서 오신분, 2년전에 대구공연에 오셨던 분,
안동에서 오신 분..., 안동에 처음으로 가게 됩니다.“
붸붸양이 제주에서 왔다는(무정님이 일어나서 고래고래 소리지름) 말에
“설마 그럴리가요? 기차타고? 배타고??”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런 오빠를 좋아하면서도, 오빠!! 다음엔 좀 더 긴 ~~멘트를 해주세용.
우리들은 오빠의 노래 아닌 목소리도 많이 듣고 싶답니다.
*** 몇 년만에 찾은,상반기 마지막 공연이니 만큼 그 뜨거운 환호와 흥분속에 공연은 어느덧 종반에 치닫고 있다. 아직 끝나지도 않은 공연이건만 벌써 아쉽다는 생각부터 하는, 이런 몽상가!!
이제 무슨 낙으로 살까? 공연 기다리면서는 다녀오면 가정에 더 충실해야지 했었는데...,(그동안 철처히 계획적으로 대충 살았음)
오빠~·~공연에 마약 탔어요?
*** 땀이 자꾸 눈에 들어가서 힘들어하시는 오빠,
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으신다. 아~~저 수건이 되고 시~~퍼~~라!!!
덥고 지쳐서 힘들어보이실땐 ‘오빠, 노래 한 곡 정도는 관객들한테
맡겨주시고, 그 구여운 살인미소만 팍팍 날려주셔도 표 안나는데요.
오빠가 너무 힘들어보여 미안한 마음~~
오빠도 우리도 모두 땀으로 하나가 되었다.
‘이렇게 힘든데 매주 공연 따라 다니면서도 살을 굳건히 유지하는 사람들에 강한 의구심이???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 살뺄 계획 하지 않아도
자동 빠지겠구만. 더 궁금해서 못참겠는 건 젤 많이 흔들고, 땀도
무지 무지 젤 많이 흘리더라는~~~
(특정인물을 염두에 둔 묘사가 아니오니 오해 없으시길)
*** 뒤풀이----위탄과 함께 했다. 처음보는 반가운 식구들_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정비비안나님,로즈님,필사랑김영미님,최민경스타님,무정님,찍사님,
망태기님,그동안 무지 궁금했던 곽!노!선!님, 루카스님
살짝 구마적 같이 생기신 짱님.공연장에서 인사나눈 권미경님.
그런데 L세대님은 못 본 것 같아요.특히나 쉽지 않은 길을 날아온 붸붸님.
술쫌(?) 하던데 술친구 못해줘서 미안해.담 기회엔 밤새 마셔불자.
든든한 우리들의 쑤님, 당연 뒤풀이 함께 할거라 기다렸는데
급히 상경했다는...,··배고팠을텐데ㅠㅠ(이 대목에선 케안쓰)
그 외 인사 못나누신 모든 식구들 가슴 따뜻함 안고 왔습니다.
*** 술도 많이 마시고 오빠 얘기도 밤새 나눌 계획이었는데,
마눌 밖에 모르는 비나리의 짝꿍님땜시 야심한 밤에 영덕으로 향했답니다.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갑자기 쏟아지는 너무 많은 비에 천둥번개가
장난아닙니다(식당에 있을때 이렇게 왔음 나 출발 안하징~얄미운 비)
놀래서 소리 꽥꽥 지르다 몇 번을 운전대 놓칠 뻔 하기도~~
비나리_“언니야, 언니 소리 지르는 소리에 더 놀래 주거뿔겄데이.
나는 시방 번개가 무서분게 아이고 울 신랑이 무섭데이“(내가너땜시미쵸)
상상하기도 싫은 밤길에 빗길 영덕행!!!
비나리 내려주고, 10분 걸리는 집엘 산길이 무서워 강구항으로 돌아 25분이
걸렸네요. 이리하여 갈땐 1시간 30분 거리를 3시간을 왔다는...,
졸려서 죽을뻔 했는데, 무사한 건 필신의 보살핌이라 믿습니까?
굳게 믿습니다.
*** 티켓 구해놓은 후 열흘동안의 설렘과 오빠 노래 들으며 비나리 태우러
가는 길 도저히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할 것 같아 찾아간 약국.
“우황청심환주세요”. “어디가 안좋은교?”“심장이 벌렁벌렁해요”. “심장 그거 조심해야 합니데이 크일납니데이“ㅎㅎㅎㅎ
평소에는 너무 튼튼한 심장이거든.
오빠 만나러 가는 이 심정을 아저씨가 아러?
*** 오빠~수고하셨습니다. 훌륭한 연주 해주신 밴드-위대한탄생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코러스 언냐들도 느므느므 이뿌고. 수고하셨어요.
공연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지켜주신 소방대원 아저씨들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저씨들도 즐거우셨죠? 언제 근무시간에 이런 횡재하시겠어요.
같은 시간 다른 근무지에서 애쓰신 아저씨들 생각하니 잠시 ㅠㅠㅠ
꼬랑지로 좋은 자리 구해주신 짹짹이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 공연 며칠전부터 열씨미 챙겨먹은 글루코사민의 효과도 오빠앞에선
맥을 못추나봅니다. 온관절이 팍 팍 쑤십니다.
후기 이렇게 쓰는 거 맞나요?
일단 썼으니 올려야죠.
여러분 정말 사랑합니다. 영덕땡삐 올림
* 부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06-15 09:41)
줄 잘 맞추느라 열심히 올리고 내리고 했건만,
의도대로 되지 않네요. 부끄러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