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과 직장일로 여러가지가 힘들어 삼산공연이 다가오는 데도 좀처럼 설레이지 않다가 21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정신이 들어 아침부터 가만히 잇지 못하고 집안일을 닥치는 대로 하면서 시간가기를 아니 남편오기를 기다렸다. 근무가 없는 토요일이라 일찍가서 주차장에서 오빠를 기다리고 싶었건만 협조가 안되는 이 아저씨가 회사에서 야유회를 가는 바람에 5시나 되어서야 바통터치를 하고 나왔다.
교통이 애매하여 차를 끌고 나오면서 오빠의 팝CD를 틀었더니 가슴이 고동치고 손이 떨리어 성호경을 그어 가면서 간신히 삼산에 도착했다.
반가히 맞아주시는 미지부스는 이젠 편안한 아지트로 느껴진다 . 후기상으로 받은 미지배낭을 기쁘게 받아 소지품과 티켓을 챙겨넣고 야광봉 팔기에 나섰다.
야광봉을 판다고는 했지만 사실 공연 전 에피타이저를 즐기는 샘이었다. 야광봉을 양손에 번쩍거리게 움켜들고는 오빠 노랫소리에 흥얼흥얼 어깨춤추며....
공연시간이 다 되어 배낭 집어들고 공연장으로 가다가 티켓을 꺼내려니
(화들짝) 옴마야,,, 티켓이 없어졌다.
배낭 맨앞에 넣었는데... 혼비백산 부스로 달려가 티켓이 없어졌다고 난리치며 다시 열어보니 어라! 있네. 이상타~~~~그때도 몰랐다. 미지배낭 앞주머니가 두개인지는 , 나중에 자세히 보니 옆에도 있고 안에도 있고 참 좋은 배낭이네.
공연시작
내 앞줄까지 죄다 일어나서 오빠를 맞이하였다. 내 뒷줄에 앉은 어르신들이 하도 역정을 내시는 바람에 이리저리 고개돌리고 허리빼고 보려니 분심이 들어 오빠를 온 가슴에 다 안을 수 없었다. 앞 줄대열에 끼어 일어날 수도 있었는데 차마 일어서지 못한건 아저씨 목소리 때문이 아니라 미지 정장때문이었다. (우리 남편 동호회에선 정장이라고 부르던데,.비록 빤스와 런닝구이긴 하지만) 정장을 입고선 도저히 팬클에 누가 될까봐 최소한의 행동반경으로 최대한 즐기기위해 간간히 무릎을 반씩 굽히며일어나기도 하고 앉아서 들썩들썩 .....
눈치보며 듣느라 어떤 오프닝 레파토리를 하셨는지 기억이 가물가물...내리 달리시고 오빠 말씀하신다. 근데 뒷줄에선 더 큰소리로 앉아서 보라고 야단하신다. 오빠가 말씀 중에 보톡스를 어찌 하셨다고 하며 다들 웃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 속닥거리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시는 것 같은데
( 그사람들 정말 좋겠다. 밀폐된 공간에...레드 썬!!!)
뒷쪽 아저씨 계속 뭐라뭐라 하시며 급기야 앞쪽으로 뛰어나가신다. 그아저씨도 앞쪽 팬들도 다밉다. 미워미워미워.
내 텔레파시가 오빠께 전달되었다. 허리 빼고 보다가 다치지 말고 일어나라고 말씀하신다. 용기 만땅 채워 간간히 일어나서 환호 하고 앉아서 들썩거리기도하고 오빠 물 마실때 나도 한모금 같이 마시고 뒷줄께도 병채돌려서 최대한 예의 바른척 하였다.
그 다음 바로 물 발 나왔다. 앉았다 일어났다하니 더 정신없다고 아예 일어나서 보란다. 야호 ..... 청춘시대 담이었던가 옆에 있던 훤칠한 위탄청년이 "나가자" 하여 우르르 무대앞에 매달려서 발광을 했다.
아 ~~~ 오빠 가지말라고 , 애원하는데....
공연다끝나고 뒤풀이에서 식사를 하다보니 바로 그식당에서 오빠가 식사주문하셔서 주방장이 직접 배달갔단다. 이 반찬을 오빠도 드셨단다. 으 ~ 악
또 어김없이 여의도때 날리던 이야기들 해가며 즐겁게 밥을먹고 둘러보니 잠자리님, 짹이님,쑤님의 지친모습이 눈에 띠었다. 하루종일 고생했으니 얼마나 힘이들까. 뒤에서 항상 애쓰시는 님들이 계셔서 많은 사람들이 또 오빠도 얼마나 행복한지...
다음번에 앞쪽에 자리하는 영광이 된다면 꽃다발을 준비해야겠다. 오빠의 손길이 정말 닿고 싶다.
후기상이 야광봉 한 자루나 된다고 하니 아예장사로 나갈까 하여 후기를 쓴다. 미지 부스 반대쪽에서 장사를 지대로 해볼까? 그돈으로 VIP석 값 마련하여 꽃다발 사가지고 훗 훗 훗. (화장대서랍에 있는 야광봉 세자루도 더해서)
며칠지나서 후기를 쓰니 이것도 재밌네. 그때의 행복이 다시금 모락모락 내가슴에 피어오르고.....
덧붙임: 한 상에서 같이 밥 먹었던 잠자리님 캔디님 니콜라스맘님 네로님과 그일행 꿈의아리랑님 그리고 일출님 정말 반가왔어요.
* 부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1-04 22:05)
글고보믄.. 대구 공연에서의 내 자리.. 증말 굳이었단 생각이 듭니다.
비록 젤 뒷줄이라 오빠 기타 치시는 모습도 제대로 감상 못했지만
누가 방해하는 사람이 하나 없이 옆쪽에서도 같이 놀고..
공연은 일케 즐겨야 하는거이단 말이죠.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