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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콘서트에 다녀 와서
몇년 전에 조용필님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다녀 왔었다.
콘서트라곤 생애 처음으로 더구나 제일 좋아하는 필님의 공연을-
두근 반 세근 반 남편 몰래 억지로 짬을 내어서 갔었다.
공연의 당연한 예의라며 1시간 전에 도착해보니 벌써 많은 분들이 와 계셨다.
초로의 분들 황혼녘의 분들 아직 어린 십대부터 활발한 이십대 하여튼 다양한 연령층의 분들이 빼곡히 모인거다.
나는 주로 3- 40대가 주연령층인 줄 알았는데 놀라웠다.
돈이 궁한 나는 3만원짜리 티켓이라 이층의 제일 앞 좌석에 앉아 보았는데 거의 부부간 연인간인지 짝짝인데 내 옆으로는 두 분이 싱글로 오셨는거다.
옆에 옆에 새댁은 우째 왔나 물으니 지금 밖에서 남편이 애기 보고 놀고 있고 혼자 왔다는 소리에 기겁을 했는 기억이-
속으로 무지 부러웠다.
나는 남편 몰래 와서 간이 콩알만한데-
근데 공연 시작되기 전에 옆자리에 앉은 덩치 큰 청년(아자씨?)는 영 콘서트에 열광할 분위기가 아니였다(조폭?)
괜히 나까정 무게를 잡아야 될 분위기였다는 거다.
공연은 화려하게 막을 올리고-
모두 오빠를 외치고 박수를 치고 열광하는데 옆에 계신 남자 분은 그 큰 덩치를 의자에 깊숙히 찔러서는 바위처럼 무게를 잡는 통에 생애 처음으로 보고 잡은 오빠를 봤는데 열광할 분위기가 아닌거다.
아니 저 사람 왜 왔을까?
근데 웃기는 것은 "여행을 떠나요"와 "미지의 세계로""모나리자"같은 도저히 신이 나서 못 견디는 노래에 와서는 그 큰 덩치가 앞으로 쑥 몸을 내밀어서는 박수도 무게있게 "뻑! 뻑! 뻑!"이렇게 두 세번을 치고는 다시 무게를 잡는거다.
푸하하~
그 사람은 그게 아마 신난다는 최대한의 표현이였나부다.
아쉬운 시간은 흘러가서 황홀한 마음으로 바삐 집으로 돌아와서도 그 흥분을 감출 수가 도저히 없었다는 것-
다분히 열에 들떠서 밥을 하면서도 흥얼흥얼~~
공연가기 며칠 전에 조용필님 공연에 대해서 딱! 한마디 남편에게 "가고 싶다"고 했기에 아무래도 남편이 수상쩍었나 보다.
"니 낮에 어디 갔다 왔노?" 라는 물음에
"낮에 모 음악다방(역사가 깊은 곳인데 지금은 겨우 명맥만 이어져가고 있는 곳)에서 대학교수들 위주로 음악다방 살리기 음악회가 있었거든 친구들 하고 거기 갔다 왔제.오늘 친구와 계 했잖아"
라고 주거니 받거니 했는데 아무래도 분위기가 이상한지
남편 왈"니........ 조용필 갔다 왔제?
속으로 왕뜨끔하면서도 아니다~~~
(그날 음악다방 공연은 차안에서 우연히 주워들은 사실임)
11월이면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또 다시 조용필님의 콘서트가 있다는데 무지 가고 접어서 옛 생각을 더듬어 본다.
처음부터 위대한 탄생과 같이 하는 그것이 좋고 공연을 하면 손해 안 가면 그것이 대성공이라는 조용필님(관객이 꽉차도 워낙 경비가 많고 투자가 많기에)의 공연이 무지하게 가고 접어라.
이 세상에 비밀이 없다고 남편도 지금까정 모르는 이 비밀 이곳에다 이실직고 합니다.
이런 글 적었다고 해서 욕하는 것은 아닌지-
저는 자신에게나 가정에나 사회에 해가 되는 일이 아니면 가끔씩 조그만 거짓말을 하긴 하는데-
컴퓨터 학원을 다닌다던지 영어회화를 배운다던지 뭐 그런 것(결국엔 남편에게 알리지만 조용필 공연 다녀온 것 만큼은 아직 비밀이거든요. 취미가 워낙 틀려놔서 괜히 미안찮아여.)
☞추가의견 올리신분 : ys1017 [2000년10월12일] [수정] [삭제]
결혼이 취미를 말살시켜서는 안되지요. 취미생활은 인생의 가장 소중한것이라 생각 합니다.부부함께하는 취미라면 더더욱 좋겟지만 아니면 혼자라도 꼭 즐겨야합니다 11월 콘서트 꼭 가세요!!!
☞추가의견 올리신분 : empty-huh [2000년10월12일] [수정] [삭제]
아니?왜 그러고 살아요?용필이 오빠 콘서트 가는게 뭐 어때서요?저같음 같이 안간다고 바가지 막 긁겠구만...너무 이쁜 마눌님이라서 바깥 험한 세상에 내놓기가 싫으셔서 그런가...그렇담 그건 또 부러운건가...
☞추가의견 올리신분 : henjin [2000년10월12일] [수정] [삭제]
글 읽고 나니 제 친구의 친구가 20년전에 용필오빠 공연보러 가려고 옷맞춰입었다는 얘기가 떠올라 혼자 웃었습니다.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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