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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리더십 유머도 한몫
▶히딩크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물통을 주워 입에 살짝 대더니 당신도 물 좀 마시고 하라는 듯 물통을 건넸다.[연합]
22일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 후반 30분 선심이 송종국의 볼트래핑이 터치라인을 벗어났다고 판정하자 거스 히딩크 감독은 사이드라인 근처로 나와 손가락을 눈에 갖다댔다. '좀 제대로 보라'는 제스처였다.
이를 목격한 가말 간두르 주심이 주의를 주기 위해 히딩크 감독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히딩크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물통을 주워 입에 살짝 대더니 당신도 물 좀 마시고 하라는 듯 물통을 건넸다.
엄숙한 표정으로 다가오던 간두르 주심은 그의 넉살에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는 히딩크의 뺨을 만진 뒤 물러섰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경기장은 이내 웃음바다로 변했다.
히딩크 감독의 능청스런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히딩크는 지난해 1월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고 가진 첫 훈련에서부터 장난기를 발동했다.
히딩크 감독은 훈련이 끝난 뒤 선수들과 함께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던 박항서 코치를 갑자기 뒤에서 덮치고는 장난기어린 목소리로 "스트레칭은 이렇게 해야 한다"며 위에서 힘껏 눌러댔다.
한국 코치진과 말이 통하지 않는 데다 팀 분위기도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고 보고 취한 행동이었다.
대표선수들과의 첫 회식 자리에선 산낙지가 나오자 히딩크 감독과 네덜란드 스태프는 질겁을 했다.
히딩크 감독은 재빨리 "한국과 네덜란드의 우호 증진을 위해 얀 룰프스 기술분석관이 시식을 하겠다"고 지명을 한 뒤 정작 본인은 "나는 한국팀이 결승에 오르면 이 음식(산낙지)을 먹겠다"고 젓가락을 다른 음식으로 옮겨 '위기'를 모면했다.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면 이 약속이 지켜질지 두고 볼 일이다.
히딩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도 능란한 말솜씨로 좌중을 압도한다. 영어.독일어.스페인어 등 외국어도 유창하지만 무엇보다 유머 감각이 돋보인다.
지난 20일 스페인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스페인의 스트라이커 라울이 출전한다면 어떻게 막을 것이냐"는 질문에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말해줄 수는 없다"고 답했다. 시치미 뚝 떼고 진지한 표정을 짓는 그의 모습에 취재진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의 유머에는 때때로 톡 쏘는 신랄함도 숨어 있지만 대부분은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배어 있다.
올해 초 대한축구협회는 유럽에 머물고 있는 히딩크 감독에게 신년 등반대회 초청장을 보냈다.
히딩크 감독의 고국 네덜란드는 육지가 해수면보다 낮은 곳이 많아 산이 없는 나라다. 게다가 당시 그는 무릎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히딩크는 "하이힐을 신고서라도 등산 연습을 하겠다"는 답장을 보내와 '혹 무례한 부탁이었나'는 관계자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줬다.
그는 훈련에서만큼은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선수들을 쉴새없이 다그친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서도 우스꽝스런 몸짓과 재치있는 말솜씨로 한순간에 웃음 보따리를 열게 만든다.
리더십 전문가들은 "히딩크 감독의 유머 감각은 그동안 엄숙한 권위주의가 리더십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한국 풍토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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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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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랑♡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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