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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joins.com/et/200206/26/200206261644537871600060606061.html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시작된 음반 시장의 위축이 올해는 극에 달해 관련
업계가 고사(枯死)위기에 처했다.
가요 기획사, 레코드 회사, 음반 도소매상, 공연 업체 등이 모두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월드컵 열풍이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음반 시장은 휴업 상태나 다름없다.
문제는 이같은 불황이 월드컵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의 허약한 근본 체질에서 비롯된 고질병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업계의 자체 체질 개선 노력은 물론, 불법 복제 문제 등에 대한 정부의 힘있는 대응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악의 불황,이보다 나쁠 수는 없다=90년대 이후 음반 업계가 소형 히트의 기준으로 삼은 판매량은 대략 30만장이다.
지난 해만 해도 god.김건모 등 여러 가수가 대형 히트인 1백만장 판매를 넘겼거나 육박했다.
브라운 아이즈.왁스 등 신인들도 60만장 이상 팔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백만장은 어림도 없으며, 30만장 판매를 넘어선 가수도 보아와 그룹 코요테 둘 뿐이다.
많은 가수들이 월드컵 때문에 음반 출시를 미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반 시장 자체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신인 가수들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수억원을 들인 뮤직비디오 등 물량 마케팅을 펼칠 경우 웬만한 신인은 몇만장 판매가 보장됐으나 이제는 수천장 판매도 어려워졌고, 올들어 막대한 비용을 사용했으나 참담한 흥행 실패를 맛본 신인이 한둘이 아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중소 규모 기획사들이 사실상 부도 혹은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또 일부 신생 음악 전문 케이블 채널도 경영난에 봉착해 인수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반 도소매상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대형 레코드사인 S사 계열 음반 도매사가 경영난 끝에 모 대형 도매상에 넘어가는 등 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으며 지방의 소매상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공연업계도 마찬가지여서 최근 강북 라이브 공연장의 중심이었던 트라이포트홀이 폐관하는 등 홍역을 앓고 있다.
팝 음반 시장의 위축 역시 극에 달하고 있다.
◇불법 복제,더 이상은 안된다=이같은 음반 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불법 복제다.
세계 첨단의 IT국가인 한국의 젊은이들이 MP3.CD라이터.초고속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이제는 음반을 사지 않고 인터넷에서 음악 파일을 다운받아 개인 소유의 CD라이터로 CD를 만들어 듣는 게 당연시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음반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음악 산업 자체가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됐다.
문제는 이같은 음악 파일 복제가 엄연한 불법인데도 사실상 아무런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제작자들은 음악파일 공유 사이트를 고소하고 발매 CD에 복제 방지 기능을 추가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이제는 업계 전체의 강경한 대응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대중음악 관계자들은 동의하고 있다.
최근 불법 복제 방지 CD로 앨범 2002 대한민국을 발매한 이클립스 뮤직의 임기태 대표는 "지금처럼 무분별한 MP3 유통과 불법 복제가 계속된다면 누가 많은 돈을 들여 가수를 육성하고 음반을 제작하려 하겠는가.업계가 힘을 모아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물론 정부가 저작권법을 엄격히 적용해 가수.작곡가.프로듀서.제작자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해야 한국 대중음악의 살 길이 생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대중음악, 근본 체질 개선해야=지금과 같은 불황은 불법 복제와 MP3 등 외부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 자체의 허약한 체질에서도 기인한 것이라는 데 많은 대중음악 관계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90년대 이후 가요계를 지배해온 립싱크, 댄스 일색, 10대 위주, 무분별한 표절, 무성의한 번안, 도박에 가까운 거액의 뮤직비디오 마케팅, 방송 권력과의 불건전한 유착 등이 특히 20대 이상의 성인팬들로 하여금 대중음악에 등을 돌리도록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물론 한국 댄스 음악이 중화권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일명 한류(韓流)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한류가 기대만큼 문화 산업적 성과와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냉정한 비판이 요구되고 있다.
또 크고 작은 공연의 일상화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한 대중음악 발전은 사상누각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창력과 음악성도 없는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지상파 TV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부실한 스타가 되는 방식은 더 이상 안된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지상파 TV의 가요.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단체와 언론의 감시가 한층 강화되고 라이브 공연 문화가 활성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의 대형화.전문화와 정부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대중음악 비평가이자 힙합 전문 레이블 마스터 플랜의 대표인 이종현씨는 "영화 산업처럼 대중음악에도 투명한 대형 자본이 유입되고 업계가 대형화.전문화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선도 업체조차도 중소 기업 수준인데 이래서는 발전이 어렵다.
또 정부는 한류(韓流)같은 현상에 끌려다니는 근시안적인 정책을 버리고 체계적이고 규모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재희 기자 cjhee@joongang.co.kr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시작된 음반 시장의 위축이 올해는 극에 달해 관련
업계가 고사(枯死)위기에 처했다.
가요 기획사, 레코드 회사, 음반 도소매상, 공연 업체 등이 모두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월드컵 열풍이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음반 시장은 휴업 상태나 다름없다.
문제는 이같은 불황이 월드컵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의 허약한 근본 체질에서 비롯된 고질병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업계의 자체 체질 개선 노력은 물론, 불법 복제 문제 등에 대한 정부의 힘있는 대응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악의 불황,이보다 나쁠 수는 없다=90년대 이후 음반 업계가 소형 히트의 기준으로 삼은 판매량은 대략 30만장이다.
지난 해만 해도 god.김건모 등 여러 가수가 대형 히트인 1백만장 판매를 넘겼거나 육박했다.
브라운 아이즈.왁스 등 신인들도 60만장 이상 팔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백만장은 어림도 없으며, 30만장 판매를 넘어선 가수도 보아와 그룹 코요테 둘 뿐이다.
많은 가수들이 월드컵 때문에 음반 출시를 미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반 시장 자체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신인 가수들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수억원을 들인 뮤직비디오 등 물량 마케팅을 펼칠 경우 웬만한 신인은 몇만장 판매가 보장됐으나 이제는 수천장 판매도 어려워졌고, 올들어 막대한 비용을 사용했으나 참담한 흥행 실패를 맛본 신인이 한둘이 아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중소 규모 기획사들이 사실상 부도 혹은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또 일부 신생 음악 전문 케이블 채널도 경영난에 봉착해 인수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반 도소매상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대형 레코드사인 S사 계열 음반 도매사가 경영난 끝에 모 대형 도매상에 넘어가는 등 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으며 지방의 소매상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공연업계도 마찬가지여서 최근 강북 라이브 공연장의 중심이었던 트라이포트홀이 폐관하는 등 홍역을 앓고 있다.
팝 음반 시장의 위축 역시 극에 달하고 있다.
◇불법 복제,더 이상은 안된다=이같은 음반 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불법 복제다.
세계 첨단의 IT국가인 한국의 젊은이들이 MP3.CD라이터.초고속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이제는 음반을 사지 않고 인터넷에서 음악 파일을 다운받아 개인 소유의 CD라이터로 CD를 만들어 듣는 게 당연시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음반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음악 산업 자체가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됐다.
문제는 이같은 음악 파일 복제가 엄연한 불법인데도 사실상 아무런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제작자들은 음악파일 공유 사이트를 고소하고 발매 CD에 복제 방지 기능을 추가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이제는 업계 전체의 강경한 대응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대중음악 관계자들은 동의하고 있다.
최근 불법 복제 방지 CD로 앨범 2002 대한민국을 발매한 이클립스 뮤직의 임기태 대표는 "지금처럼 무분별한 MP3 유통과 불법 복제가 계속된다면 누가 많은 돈을 들여 가수를 육성하고 음반을 제작하려 하겠는가.업계가 힘을 모아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물론 정부가 저작권법을 엄격히 적용해 가수.작곡가.프로듀서.제작자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해야 한국 대중음악의 살 길이 생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대중음악, 근본 체질 개선해야=지금과 같은 불황은 불법 복제와 MP3 등 외부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 자체의 허약한 체질에서도 기인한 것이라는 데 많은 대중음악 관계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90년대 이후 가요계를 지배해온 립싱크, 댄스 일색, 10대 위주, 무분별한 표절, 무성의한 번안, 도박에 가까운 거액의 뮤직비디오 마케팅, 방송 권력과의 불건전한 유착 등이 특히 20대 이상의 성인팬들로 하여금 대중음악에 등을 돌리도록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물론 한국 댄스 음악이 중화권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일명 한류(韓流)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한류가 기대만큼 문화 산업적 성과와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냉정한 비판이 요구되고 있다.
또 크고 작은 공연의 일상화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한 대중음악 발전은 사상누각이라는 지적이 많다.
가창력과 음악성도 없는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지상파 TV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부실한 스타가 되는 방식은 더 이상 안된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지상파 TV의 가요.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단체와 언론의 감시가 한층 강화되고 라이브 공연 문화가 활성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의 대형화.전문화와 정부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대중음악 비평가이자 힙합 전문 레이블 마스터 플랜의 대표인 이종현씨는 "영화 산업처럼 대중음악에도 투명한 대형 자본이 유입되고 업계가 대형화.전문화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선도 업체조차도 중소 기업 수준인데 이래서는 발전이 어렵다.
또 정부는 한류(韓流)같은 현상에 끌려다니는 근시안적인 정책을 버리고 체계적이고 규모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재희 기자 cj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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