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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오마이뉴스 
기사 날짜 201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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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전설…앞으로도 우리들의 조용필이 돼주세요"

[오마이뉴스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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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만에 19번째 새앨범 <헬로>를 발표한 가수 조용필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가진 쇼케이스에서 신곡 '바운스'와 '어느 날 귀로에서', '헬로우'를 열창하고 있다.
ⓒ 이정민

그는 '가왕'이기 전에 '영원한 오빠'였다. "안녕하십니까"라는 말과 함께 조용필이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3천여 명의 관중은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조용필의 정규 19집 발매 기념 쇼케이스는 어떤 공연장과도 비교할 수 없는 뜨거움이 있었다.

'팬심'은 비단 관중만의 것이 아니었다. 무대에 오른 박정현·자우림·국카스텐·이디오테잎·팬텀 등 후배 가수들도 조용필의 노래를 부르며 선배 가수를 향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자우림의 김윤아는 "크고 작은 무대에 서 왔지만 이렇게 집에서 올 때부터 떨리고 흥분되는 무대는 많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우리들의 '조용필'이어달라"고 말했고, 국카스텐의 하현우는 "한국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생각한다"는 헌사를 남겼다.  

조용필은 후배들의 순서가 끝난 이후 무대에 올라 '바운스'(Bounce)와 '헬로'(Hello)를 열창했다. 쇼케이스에 앞선 기자회견에서는 "(신곡이) 63살 먹은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해서 정말 기뻤다"며 "한 해 한 해가 아까워 죽겠는데, 나이를 기사에 안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무대에서만큼은 나이를 잊은 목소리를 들려줬다.

그의 목소리에 맞춰 관객들이 든 파란 야광봉이 춤을 췄다. 이미 관객들은 대부분이 기립한 상태였고, 일부는 '오빠'를 가까이 보고 싶은 나머지 관객석 맨 앞으로 나와 몸을 흔들었다. 가수나 관객 모두 한풀이라도 하듯 그렇게 10년 동안의 기다림을 날려 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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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만에 19번째 새앨범 <헬로>를 발표한 가수 조용필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가진 쇼케이스에서 자우림이 '꿈'을 열창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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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만에 19번째 새앨범 <헬로>를 발표한 가수 조용필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가진 쇼케이스에서 신곡 '헬로'에서 랩부분을 맡은 버벌진트가 조용필을 소개하고 있다.
ⓒ 이정민

10년 간의 기다림, 설렘 가득한 팬들의 표정은?

쇼케이스 전, 그의 무대를 기다리는 팬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휴대폰으로 신곡을 들어보는 이들이며, 가져 온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밤늦게까지 이어질 공연을 대비하는 이들도 있었다. '왕년의 소년소녀팬'이었을 중년들부터, 부모님을 모시고 왔거나 친구·커플끼리 모여 온 청년들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하지만 하나같이 표정에는 설렘이 묻어 있었다. 

"고등학교 때 조용필이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발표했는데, 그때부터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김길호씨(55)는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기 위해 포털 사이트에 직접 쇼케이스 관람을 신청했다. 그는 소녀시대 멤버 9명의 이름을 줄줄 꿸 정도로 최신 음악에도 정통하지만, "어린 가수들의 음악은 히트하다 금방 잊히는 반면 조용필은 그렇지 않다"며 가왕의 매력을 꼽았다.

"광주광역시에서 왔는데, 아침부터 출발하느라 가게 문을 닫고 왔다"는 김영희씨(54)는 "신곡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어쩜 그렇게 목소리 관리를 잘 했는지, '영원한 오빠'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조용필이 데뷔했을 때부터 오랜 팬이었다는 그는 이번 앨범을 두고도 "이런 신세대적인 음악을 접목하다 보니 아이들과도 같이 들을 수 있는 것 같다"며 "아이들도 노래가 좋다고 하더라"고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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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만에 19번째 새앨범 <헬로>를 발표한 가수 조용필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가진 쇼케이스에서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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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만에 19번째 새앨범 <헬로>를 발표한 가수 조용필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가진 쇼케이스에서 '비련'의 첫 소절을 부르자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 이정민

올해 19살이 된 오수환씨는 친구와 함께 현장을 찾았다. "중학생 때부터 팬이었다"는 그는 "여러 음악을 듣다가 선생님의 음악을 듣게 됐고, 시대를 앞서가는 모습이 귀감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팬 입문기를 털어놨다. 이어 오씨는 "완전 새롭고 파격적인 것이 나온다고 해서 살짝 '잘 하실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노래를 듣고 그런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다"며 "학교 친구들도 '조용필 이번 노래 완전 좋다'고 얘기하더라"며 흐뭇해 했다.

"얼마 전 낮에 PC방엘 갔는데 어디선가 '바운스'가 틀어져 있는 거예요. 흔히 젊은 사람들이 자기가 듣는 노래를 자랑하듯 크게 틀어 놓는데, 거기서 '바운스'가 나오니까 '젊은 친구들에게도 이 노래가 통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죠."

이하연씨(36)는 어머니와 함께 앉아 그간 자신이 접했던 신곡의 반응을 들려  주고 있었다. "28살 된 동생의 차를 얻어 탔다가 '바운스'가 나와서 얘기해 보니 '노래가 너무 좋은 것 같다'고 말하더라. 우리 아랫 세대들만 해도 조용필의 노래를 많이 듣고 자라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신기했다"고 전한 이씨는 "새 퍼포먼스도 기대되고, 노래들이 감각적이라 세계까지 널리 퍼지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어머니 이윤희씨(67)도 "라디오에 '바운스'를 틀어달라는 신청이 너무 많이 들어오니까 DJ가 '아직 심의 과정이 안 끝나서 틀어드릴 수가 없다'고 말하더라"며 말을 보탰다. 그리고는 "지금 (조용필의 노래가) 새롭다고 하는데, 과거에도 조용필의 음악은 당시의 새로운 음악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중장년 세대의 관점에서 지금의 '조용필 열풍'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어느새 목소리에는 오랜 팬으로서의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수많은 고침 끝에 나온 19집 "아직도 하루에 서너 시간은 연습"

IE001571782_STD_59_20130424111224.jpg 10년만에 19번째 새앨범 <헬로>를 발표한 가수 조용필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가진 쇼케이스에서 신곡 '바운스'와 '어느 날 귀로에서', '헬로우'를 열창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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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만에 19번째 새앨범 <헬로>를 발표한 가수 조용필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가진 쇼케이스에서 신곡 '바운스'와 '어느 날 귀로에서', '헬로우'를 열창하고 있다.
ⓒ 이정민

"2003년에 18번째 앨범을 내고, 그 이후로 3년 정도 후에 앨범을 낼까 싶어 계속 연구하고 또 곡도 만들고 했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양에 차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 해를 미루고 미루고 하다가 재작년에 시작했어요. 또 개인적으로는 저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뭐랄까, 계속해서 테두리 안에만 있는 것 같아서…. '나를 한 번 탈피해보자' 그런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10년 간의 공백은 작업을 거듭해도 만족할 수 없는 가왕의 완벽함 때문이었다. "지금까지의 내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생각이 강했다"는 생각으로 자작곡을 싣는 대신 국내의 많은 작곡가에게 곡을 부탁했지만, 작업은 수월하지 않았다.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 MGR은 "대부분의 작곡자들이 곡을 쓰는 걸 두려워하고 힘들어했다"며 "곡이 잘 나오지도 않았을 뿐더러 나와도 너무 힘을 준 곡들만 있더라"고 전했다. 조용필 역시 "내가 만든 곡보다 더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고 평했다.

돌파구는 국외에 있었다. '조용필'이라는 이름을 숨기고, 다양한 국적의 데모 곡들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보다 가볍고 새로워진 지금의 앨범이 완성됐다. MGR은 "그렇게 모인 500여 곡에서 수록곡을 골랐다"며 "조용필이 좋지 않은 것도 6~7번씩은 듣고, 좋은 것은 며칠씩 듣고 고른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자작곡도 있다. 중년의 고독과 아픔을 노래한 '어느 날 귀로에서'다. 조용필은 "음악으로 사회의 이면을 다루고 싶었다"며 노랫말을 붙인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렇게 나온 앨범은 현재 음원 차트 상위권에 나란히 줄을 서 있다. 음반 발매일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앨범을 들을 것이다'라고는 생각했지만, 뜨거운 관심 덕에 좋은 반응을 얻게 됐다"고 미소 지은 조용필은 "심장이 '바운스'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가왕의 귀환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것은 그의 음악적 감성 덕분. 비결을 묻자 단박에 그는 '연습'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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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만에 19번째 새앨범 <헬로>를 발표한 가수 조용필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가진 쇼케이스에서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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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만에 19번째 새앨범 <헬로>를 발표한 가수 조용필이 23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가진 쇼케이스에서 자신의 곡을 부른 후배가수들의 손을 잡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이정민

"평소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하루에 서너 시간씩 연습을 하고 있어요. 노래를 더 잘하려고 하는 건 절대 아니에요. 간단합니다. 2시간동안 혼자 공연을 하기 때문에 힘을 길러야 하고, 또 목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섭니다. 녹음할 때도 음악과 내 목소리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 내 속으로 (음악을) 완전히 집어넣는 작업을 오래 하는 편이예요. 노래를 부를 때 어떤 발음이 가장 좋을지 고쳐가면서 하기 때문에 가사 작업도 오래 걸리는 편이고요."

"평생 팔자려니, 운명이려니 하면서 음악을 하고 있다"고 고백한 조용필은 19집 공개가 끝나기 무섭게 20집 준비에도 들어간다. 굳이 앨범 발매를 위해서라기보단, "노래할 동안 만큼은 많은 곡들을 녹음해 두자"는 생각 때문이라고. "다른 것 없다. 내가 들어 좋으면 좋은 거고, 당신이 들어 좋으면 좋은 거다. 그러면 모두가 다 좋아할 수 있다"고 강조한 조용필은 "몇 곡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곡을 만들기도 하고 찾기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용필은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3일간 서울에서 2013 조용필 상반기 전국투어 콘서트를 시작한다. 이어 6월 8일에는 대전, 15일에는 의정부, 22일에는 진주, 29~30일에는 대구를 찾아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콘서트를 총괄하는 김설용 감독은 "(조용필) 선생님이 평소 생각하셨던 걸 무대에서 보여드리고 싶다"며 "'미디어월'이라는 장치를 통해 선생님이 음악에 대해 갖고 있는 마음을 그림이나 텍스트로 보여줄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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