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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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연합뉴스 
기사 날짜 2018-03-25 
위대한탄생·미지의세계·이터널리 등 3개 팬클럽 회장 인터뷰

조용필, 팬클럽 연합모임 참석…"50주년 실감 안나…20집은 나와요, 제 마음에 들때"

이미지 원본보기AKR20180325028900005_01_i_20180325152209 조용필 팬클럽인 위대한탄생의 윤석수 회장, 미지의세계의 이정순 회장, 이터널리의 문성환 회장(왼쪽부터) [조용필 팬클럽 연합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왕'(歌王) 조용필은 팬들 사이에서 '밀당의 고수'로 불린다.

보통 가수들은 팬클럽과 함께하는 여러 행사에 등장하지만, 조용필은 지난 2013년 19집 발표 후 3개 팬클럽(위대한탄생·미지의세계·이터널리)이 연 체육대회 때 잠깐 방문해 단체 사진을 찍었을 뿐 도통 팬 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20년 넘게 '덕질'(심취한 분야에 열성적으로 몰두하는 일)을 해도 '내 가수' 얼굴을 보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런 조용필이 최근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열린 '조용필 데뷔 50주년 축하 팬클럽 연합모임'에 등장하자 현장은 '이게 실화냐'며 떠나갈듯한 환호가 터져 나왔다.

팬들은 '용필 오빠♡사랑해요!', '우리의 자부심! 조용필!'이란 피켓을 들고 엄청난 함성을 질렀다. 이 행사 티켓은 470여 석이 40초 만에 매진됐고, 팬들 사이에서는 더 큰 장소를 잡지 않았다는 투정이 나왔다.

조용필은 이날 근황을 들려주고, 팬들이 남긴 질문지를 뽑아서 답하고 사인을 해주면서 계획한 시간보다 긴, 50분 동안 팬들과 함께했다. 가왕이 50주년을 기념하는 첫 행보로 택한 것은 팬들과의 만남이었다.

이날 행사는 2001년 결성돼 규모가 가장 큰 위대한탄생(회장 윤석수·55), 1999년 출발한 미지의세계(회장 이정순·50), 1997년 생긴 이터널리(회장 문성환·62)가 연합해 만든 자리다. 체육대회를 빼고 3개 팬클럽이 형식을 갖춰 팬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에서 함께 인터뷰한 3개 팬클럽 회장들은 "오늘 우리가 지난 50년의 활동을 모은 영상을 틀었는데 15분간 36곡이 흘러나왔다"며 "위대한 50년으로, 반세기를 이어온 음악의 바다에서 돛을 접지 않고 다시 올려주시는 게 감사하다. 오늘 보여주신 모습은 정말 '파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지 원본보기AKR20180325028900005_10_i_20180325152209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열린 '조용필 데뷔 50주년 축하 팬클럽 연합모임' 현장 [조용필 팬클럽 연합 제공]

◇ 팬들 "고독한 청년시절 나의 표상·치유제이자 공기 같은 분"

조용필에 '입덕'(팬이 되다)한 계기를 묻자 이들의 얼굴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안동대학교 교수인 윤석수 씨는 "고3 때 1집을 듣고 바로 팬이 됐다"며 "그 전엔 팝송만 듣다가 '우리나라에 이런 음악이 있다니'라고 생각했다. 2002년 '태양의 눈' 콘서트에 가면서 본격적으로 소위 '팬질'을 시작했다. 하하. 음반 나오면 사서 듣고, 와이프와 팬클럽 사이트 가서 활동도 했다"고 기억했다.

"저도 비슷한 시기부터 좋아했는데, 음악을 듣고 감동이 밀려왔죠. 1977년에 입대했는데 군인들이 휴식 시간에 온통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불렀어요. 좋아하는 분의 노래가 대중적으로 불리니 기뻤죠. 직장 생활을 하며 가까이 못 했다가 결혼하고 애들이 큰 뒤부터 여유가 생겨 늦게 팬클럽에 참여했어요. 공연을 본 것도 2000년이 처음이니 늦깎이죠."(문성환 씨)

디자이너인 이정순 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다"며 "콘서트에 다닌 건 1987년이었는데 지금까지 그 마음을 이어왔다는 것에 나름의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조용필의 음악은 이들의 인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윤씨는 "대학에 들어가 꿈을 위해 공부하다 보니 고독한 청년 시절이었다"며 "공부에 매진하며 힘든 시기에 조용필 님의 에너지를 보며 '저런 분을 닮아야 하지 않나'란 생각을 했다. 20대 때는 나의 표상이었다. 30대가 돼 직장이 자리잡히니 그 음악이 여유와 위로를 줬다. 지금은 제 삶에서 공기 같은 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도 "제 삶의 한 부분에 크게 자리한다"며 "오빠가 음악이란 같은 길만 걸어왔듯이, 저도 제 분야에서 한길만 걷도록 긴장시켜 주셨다. 팬이 된 것은 마치 운명 같다"고 거들었다. 문씨는 "어려웠을 때 조용필이란 존재는 치유제였다"고 말을 보탰다.

조용필의 명곡이 워낙 많다 보니 '인생곡'은 꼽기 어려울 정도다.

이씨는 "보물 같은 앨범은 14집"이라며 "가장 힘들 때나 기쁠 때 그 앨범을 들었다. 19집까지 모두 좋아하지만 1990년대 나온 음악들에 굉장히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1992~2003년 발매된 14~18집은 조용필이 13집 이후 방송 중단을 선언하고 콘서트 무대로 돌아간 뒤 낸 앨범이어서 전작들보다 대중적으로 히트곡이 적은 편이다. 그중 14집은 '슬픈 베아트리체'와 '고독한 러너(Runner)' 등 전곡이 자작곡으로 채워졌고, 밴드 위대한탄생을 전면에 내세운 15집은 촘촘한 사운드를 구현하면서도 감정을 절제한 창법이 돋보였다.

윤씨는 "베스트 앨범은 3·4·13집 등 너무 많다"면서 "밴드 음악을 좋아하던 내게 명반은 15집이다. 그때 제가 돌도 안 된 아이를 두고 혼자 영국으로 포스트닥터(박사후연구원)를 하러 갔다. 돈을 모아 오디오를 산 뒤 15집을 한국에서 공수해 들었는데 큰 위로가 됐다"고 떠올렸다.

이미지 원본보기AKR20180325028900005_11_i_20180325152209 '데뷔 50주년 축하 팬클럽 연합모임'에 참석한 조용필 [조용필 팬클럽 연합 제공]

◇ 조용필 "세월 참 빨라…팬들 있었기에 여기까지 와"

조용필은 음악 궤적을 함께 그린 팬들과 자신의 음악을 사랑해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이번 50주년 기념 프로젝트의 전체 타이틀을 '땡스 투 유'(Thanks to you)로 정했다.

이씨는 "그런 표현을 써 주신 게 처음"이라며 "미지의세계가 2008년 공연 때부터 '땡큐 조용필'이란 피켓을 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것에 대한 답변을 해주시는 것 같다. 오늘 하신 말씀과 제스처에서 그 마음이 묻어났다"고 말했다.

"'땡스 투 유'란 의미가 우리에겐 깊이 다가와요. 팬과의 관계에서 조용필 님은 밀당의 고수죠. 팬들의 숙명 중 하나지만 거리가 있어 가끔 서운할 때도 있거든요. 그런데 50주년에 '여러분 덕분'이라고 해주시니 감동이죠."(윤석수 씨)

조용필은 이날 "세월이 참 빠르다"며 "저도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50년이란 게 남의 이야기 같았는데 제가 막상 되니 감격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그동안 해왔나. 그것은 분명 여러분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이미지 원본보기AKR20180325028900005_12_i_20180325152209 3개 팬클럽 회장들과 조용필 [조용필 팬클럽 연합 제공]

5월 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릴 공연에서 다시 모일 것이라는 세 회장은 새 노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모두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조용필은 새 앨범을 궁금해하는 팬들에게 "나도 쓰고 있고 남의 곡도 받고 있고 한곡 한곡 준비 과정"이라며 "언제 나올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20집은 나온다"고 밝혔다.

또 19집의 히트에 이은 앨범이어서 스트레스가 많다면서 "20집이란 숫자 때문에 전부 내 마음에 들어야 나올 것 같다. 나는 한국적인 노래를 많이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머지는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도 시도해보고 다른 것도 해보고 방황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조용필 님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새로운 곡이죠. 한번 나오면 수년을 두고두고 즐기니까요. 언제가 됐든 나온다고 하니 기대를 하고 있어요. 물론 건강하셔야 공연하고 음악도 만드니 신곡보다 건강한 에너지를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고요."(세 회장)

팬클럽 연합은 이 행사에 이어 서울 강남역(4월 5일)과 미국 뉴욕에 50주년 축하 광고 등을 계획하고 있다.

문씨는 "우리도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50은 100의 절반이니, 나머지 50을 우리가 채워서 100을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의 마음은 늘 한결같았기에 50주년이라고 특별히 다르진 않아요. 전 지금부터가 오빠의 새로운 시작인 것 같아요."(이정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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