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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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일간스포츠 
기사 날짜 2013-04-24 


[일간스포츠 이경란]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한국 가요계에 기이한 풍경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 그 중심엔 45년차 '가왕'조용필(63)이 있다. 10년만에 19집 '헬로'로 돌아온 '오빠'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가 되고, 그를 향한 중년팬들의 엄청난 팬덤이 낯설만큼 신기한 풍경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월드스타'싸이의 신곡 '젠틀맨'이 4월 내내 홀로 독주할 거라는 가요계의 예상은 45년차 가왕 앞에선 완전히 빗나갔다.

지난 16일 선공개곡 '바운스'로 싸이를 1위에서 끌어내리더니, '헬로' 음반이 발매된 23일 오프라인 음반 매장 앞에는 새벽부터 조용필 음반을 구하려는 중장년의 팬들이 수백미터 길게 줄을 늘어서는 믿지못할 상황까지 연출됐다. 이날 국내 음원 및 음반차트 1위는 모두 조용필이 휩쓸었다. 이날 밤 앨범 쇼케이스에는 내외신 기자 400여명이 참석했다.

조용필 스스로도 "10대, 20대도 내 음악을 좋아하다니 신기하다. 여러분의 성원에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한다"고 설렘을 표현했다. 2013년 봄, 한국 가요계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45년차 가수 '조용필 신드롬'이 불고 있다.


▶종로 음반 매장 앞 수백미터 줄 몇년 만이지


23일 아침 서울 광화문 영풍문고 앞으로 지나던 행인들은 다들 눈이 휘둥그레 졌다. 수백여명의 40~50대 아줌마·아저씨들이 영문문고 출입문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선 것. 행인들이 '무슨 일이냐?'며 묻자 대열에선 '조용필님 앨범 사려고 한다'는 답이 돌아온다. 이날 음반 매장엔 조용필 500장 한정판 사인 CD를 구하기 위한 팬들의 '전쟁'이 펼쳐졌다. 영풍문고 매장에선 판매 시작 1시간도 되지 않아 조용필의 사인 CD가 모두 팔려 나갔다.

영풍문고 관계자는 "오후 늦게까지도 매장을 찾은 팬들을 음반을 구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음반 판매가 시작된 첫날 전국에서 2만 장의 초도 물량이 모두 팔렸다. 음반 매장 관계자들은 "젊은 가수들이야 팬들이 워낙 극성이니 줄을 서는 경우가 종종있기는 하다. 그래도 2~3년안에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45년된 조용필씨도 이런 팬덤이 신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용필의 파워는 온·오프라인을 모두 집어삼켰다. 낮 12시 19집 수록곡 10곡을 온라인에 발표했고, 타이틀곡 '헬로'는 국내 9대 음악 사이트의 실시간 1위에 모두 올라섰다. 특히 벅스 실시간 차트에서는 1위부터 10위까지를 '헬로' '걷고 싶다' '충전이 필요해' '서툰 바람' '널 만나면' '말해볼까' '어느 날 귀로에서' '설렘' '그리운 것은' '바운스' 등 앨범 수록곡이 싹쓸이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하루종일 '조용필' '헬로'란 단어는 실시간 검색어 1위에서 내려올 지 몰랐다.

LP 시대의 가수 조용필, 디지털 세대를 움직이다

1968년 그룹 애트킨즈로 데뷔한 조용필은 LP시대의 '국민가수'다. 이후 카세트 테이프와 CD로 매체는 바뀌었지만, 조용필은 수많은 히트곡을 쏟아내며 흔들림 없이 가왕의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10년만에 신보를 내는 가왕이 온라인 음원차트까지 모두 집어삼키리라곤 아무도 예상을 하지 못했다. 음원 사이트 멜론 대외협력팀 방지연 PL은 "멜론을 기준으로 2004년 차트가 생긴 이래 60대 가수 신곡이 실시간 차트 순위에 든 것 자체가 처음이다. CD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흐름이 넘어간 뒤 벌어진 최초의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조용필 음원의 주수요층이 중장년층이 아니라, 20대에 두텁게 형성돼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예능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불었던 조용필 재조명이 신드롬에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대중음악 평론가 성우진은 "젊은층들이 '나는 가수다' 에서 엄청난 가수들이 조용필이란 선배앞에 쩔쩔매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들에겐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라면서 "한국 가요의 모든 장르를 포괄하는 유일한 가수가 조용필이란 사실을 젊은층들도 인식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대중음악 평론가 임진모는 "우리 가요계에도 뮤지션, 대가수를 존경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조용필의 젊어진 19집 음악도 최근 신드롬에 한몫을 했다. 지난 18집이 비교적 무겁고 어려운 오페라와 뮤지컬 장르의 음악적 색채를 띠었던 것에 비하면 혁신이다. 조용필은 기자간담회에서 "18집을 내고 테두리에 갇혀 있는 것 같았다. 내 색깔을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나의 음악을 찾아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헬로'는 힙합가수 버벌진트의 랩피처링까지 더해진 팝록곡이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태규는 "18집은 음악적으로 뛰어났지만 대중적으론 좀 어려웠다. 19집은 연륜이 묻어나는 무게감 있는 올드한 음악부터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끌어담은 '헬로' '바운스'등 까지 전세대의 수요를 정확히 읽은 음악이다. 나이는 들었지만 음악적으로 절대 나이들지 않은 거장의 힘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돌아온 가왕 조용필은 23일 밤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젊은가수들이 하는 쇼케이스까지 펼치고 오랜만에 팬들과 소통했다. 김제동이 사회를 봤고, 박정현ㆍ국카스텐ㆍ자우림ㆍ이디오테잎ㆍ팬텀 등 후배들도 무대에 올랐다. 조용필은 '바운스'와 타이틀곡 '헬로', '어느날 귀로에서' 등 세 곡을 공연했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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