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과 나 -- 2 "

김은영 2000.06.01 00:03:00
우려했던 바처럼 나의 전성기(?)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내 동생의 등장으로 막을 내렸고 조용필은 그렇게 갈대밭에서 노래만 디립다 부르는 척박스러운(나의 어휘의 한계를 이해해달라) 목소리의 첫인상을 가진 나의 유년기에 있는 듯 없는 듯 같이 했다. 그와 더불어 혜은이와 계은숙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 요즘 가끔 TV에 나오는 혜은이 아줌마의 모습은….흑흑 …. 아…옛날이여…)

세월이 흘러 때는 바야흐로 중학생… 친구가 잘못끼워 놓은 카세트 테이프의 콘서트 실황테이프가 있었다. 그때의 그 충격은 정말 오 놀라워라…. 그 자체였다. 무슨 누구 돕기 전국 콘서트라고 했는데.. 할튼 그런거였다.

목소리 짱, 사운드 죽음, 팬들과의 숙련된 단합(?) 페팩트, 기교(이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조용필은 사람을 자기 콘서트에 미치게 하는 절묘한 기술을 가진 것 같았다… 적절한 노래 배분, 빠르고 느림으로 어우러지는 절묘한 편곡까지..아흐흐흐)는 도도 화장품의 엄정화 만큼 앙큼(?)했다.

이날 이후 있는 듯 없는 듯 하던 조용필이 내곁에 찌리리 하면서 팍 고마 팍 날라와 버렸다. 그날이후 나는 처음으로 머리 털 나고 테이프라는 것을 내 돈 주고 7집을 샀다. 반 강제로 우리집에 오빠들이 늘어뜨린 외국판(??) 아니면 우리 부모님의 사랑 나훈아, 이미자 이런 노래만 강요받고 있던 나에게 조용필의 첫 테이프는 여러모로 나를 놀라게 했다

값의 비쌈에 (오 노 … 이런 무식했던 나..) 그리고 한 가수의 한 테이프에 그렇게 많은 노래가 들어있는지 처음 알게 됐다.(오 또 한번 이 엽기적인 무식함…) 그러나 그 노래들은 거의 나를 황홀과 감동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정말 메가톤 울트라 나이스 캡송 짱이었다. 나는 지금도 조용필적인 록을 구사했던 7집에 가장 큰 애착을 갖는다( 마치 내가 앨범을 낸 양 얘기하네 헤헤…)

그날이후 나는 우리집에 있는 비디오 (안방, 거실)의 안내서를 들고 독학(?)에 들어갔다. 간단녹화니 예약녹화니 하는 것을 완전히 마스터 한 후 그가 테레비에 나오면 엄마, 아빠의 기계 문맹(?)을 이용하여 이 귀여운 것들을 리모콘 하나로 가볍게 조작하고 이 이쁜것들은
나의 열정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바쁘게 돌아갔다.

그리고 그 녹화 테이프의 다시 보기와 연구(동작하나하나)에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그러던 어느날 나의 이런 조용필에 대한 무차별적인 애정행각에 큰 고난이 닥쳤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