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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일보] 소설 꽃잎으로 눕다 <328>-대동(大同) <제2부>-(3)K공작
2004.04.2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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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꽃잎으로 눕다 <328>-대동(大同) <제2부>-(3)K공작
태훈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흡사 뒤쪽에서 무언가가 끌어당기는 듯했다.
하지만 불안한 모습으로 뒷걸음질치다가는 곤색 점퍼 사내의 눈에
금세 발견되어 붙잡히고 말 터였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 사내는 아직 태훈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도망쳐야겠지?’판단이 쉽게 서지 않았다.
뒤쪽으로 고개를 슬며시 돌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황색 점퍼를 입은 사내가 뒤쪽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포위된 상태였다.
온몸의 피가 하늘로 증발되어버리는 느낌이었다.
도망치기는 어차피 글렀다.
날뛰어봤자 독 안에 든 쥐나 다를 바 없었다.
시장길 가장자리로 물러섰다. 바투 옆의 전파사에 있는 흑백 텔레비전을 보는 척하면서,
그들이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요행수를 바랐다.
흑백 텔레비전에서는 오락프로가 진행 중이었다.
길을 가던 사람 몇 명이 태훈의 옆으로 다가와 구경하기 시작했다.
태훈은 구경꾼들이 좀더 많이 몰려와서 자신을 완전히 에워싸 주기를 기대했다.
때마침 텔레비전에서 가수 조용필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그는 정초에 동아방송에서 마련했던 ‘창밖의 여자’라는
연속극의 주제가를 불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인기가 치솟는 중이었다.
창가에 서면 눈물처럼 떠오르는 그대의 흰손돌아서 눈감으면 강물이어라
태훈의 눈에 조용필의 노래하는 모습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의 애절한 목소리만은 유리창을 뚫고 귓속까지 파고들었다.
태훈의 공장 노동자들도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작업 중에도 콧노래로 흥얼거렸고, 짬만 나면 작업장 창밖을 바라보며,
‘기름밥’ 먹기 위해 허덕여야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듯 노래했다.
“어허, 귀신 곡할 노릇이구먼. 도대체 그 자식은 어디로 꺼진 거야?”
“우리가 너무 방심했다니까.”
“그쪽 골목으로 튀지 않았나?”
“무슨 소리야. 네가 맡은 골목 쪽으로 튀었을 거라고.”
“그나저나 야단났군. 욕심부리지 말고 곧장 덮쳐버릴 걸 그랬어.”
“붙잡히기만 하면 그냥 콱…….”
그들의 대화가 뒤통수에서 들려왔다.
태훈은 그런 소리를 듣고 있다는 것이 모진 고문을 당한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웠다.
그들에게 자신이 발견되면 단숨에 유리창처럼 박살날 것 같았다.
한줄기 바람 되어 거리에 서면 그대는 가로등 되어 내 곁에 서있네
노래가 들려오기는 했지만,
그건 이미 노래가 아니었다.
조여오는 손길을 피해보려고 바람처럼 이리저리 떠돌며 살아야하는 신세가 처량했다.
이제는 지칠 대로 지쳤다.
차라리 “나 여기에 있소!”라고 고함을 질러버리고 싶었다.
태훈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흡사 뒤쪽에서 무언가가 끌어당기는 듯했다.
하지만 불안한 모습으로 뒷걸음질치다가는 곤색 점퍼 사내의 눈에
금세 발견되어 붙잡히고 말 터였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 사내는 아직 태훈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도망쳐야겠지?’판단이 쉽게 서지 않았다.
뒤쪽으로 고개를 슬며시 돌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황색 점퍼를 입은 사내가 뒤쪽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포위된 상태였다.
온몸의 피가 하늘로 증발되어버리는 느낌이었다.
도망치기는 어차피 글렀다.
날뛰어봤자 독 안에 든 쥐나 다를 바 없었다.
시장길 가장자리로 물러섰다. 바투 옆의 전파사에 있는 흑백 텔레비전을 보는 척하면서,
그들이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요행수를 바랐다.
흑백 텔레비전에서는 오락프로가 진행 중이었다.
길을 가던 사람 몇 명이 태훈의 옆으로 다가와 구경하기 시작했다.
태훈은 구경꾼들이 좀더 많이 몰려와서 자신을 완전히 에워싸 주기를 기대했다.
때마침 텔레비전에서 가수 조용필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그는 정초에 동아방송에서 마련했던 ‘창밖의 여자’라는
연속극의 주제가를 불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인기가 치솟는 중이었다.
창가에 서면 눈물처럼 떠오르는 그대의 흰손돌아서 눈감으면 강물이어라
태훈의 눈에 조용필의 노래하는 모습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의 애절한 목소리만은 유리창을 뚫고 귓속까지 파고들었다.
태훈의 공장 노동자들도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작업 중에도 콧노래로 흥얼거렸고, 짬만 나면 작업장 창밖을 바라보며,
‘기름밥’ 먹기 위해 허덕여야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듯 노래했다.
“어허, 귀신 곡할 노릇이구먼. 도대체 그 자식은 어디로 꺼진 거야?”
“우리가 너무 방심했다니까.”
“그쪽 골목으로 튀지 않았나?”
“무슨 소리야. 네가 맡은 골목 쪽으로 튀었을 거라고.”
“그나저나 야단났군. 욕심부리지 말고 곧장 덮쳐버릴 걸 그랬어.”
“붙잡히기만 하면 그냥 콱…….”
그들의 대화가 뒤통수에서 들려왔다.
태훈은 그런 소리를 듣고 있다는 것이 모진 고문을 당한 것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웠다.
그들에게 자신이 발견되면 단숨에 유리창처럼 박살날 것 같았다.
한줄기 바람 되어 거리에 서면 그대는 가로등 되어 내 곁에 서있네
노래가 들려오기는 했지만,
그건 이미 노래가 아니었다.
조여오는 손길을 피해보려고 바람처럼 이리저리 떠돌며 살아야하는 신세가 처량했다.
이제는 지칠 대로 지쳤다.
차라리 “나 여기에 있소!”라고 고함을 질러버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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