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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0-05-30] 가왕’ 조용필의 힘
2010.06.0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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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 조용필의 힘
ㆍ28·29일 잠실주경기장 공연
ㆍ10만 관객·수익금 전액기부
더 이상 적수가 없는 ‘가왕’은 스스로 진화 중이었다. 마치 프로메테우스처럼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28일과 29일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의 러브 인 러브’는 ‘대한민국 조용필’을 입증한 무대였다.
6번째로 이 무대에 선 그는 총 10만 관객 동원, 수익금 전액 기부 등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그는 아티스트로서 무대에서 노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대 설치, 사운드, 공연 구성까지 진두지휘하는 총연출자였다. 리허설 때 진두지휘하면서 목을 많이 써 둘째날에는 대기실 면회금지 조치를 취했지만 무대에 선 그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이었다. 그와 함께 나이들어 가는 관객들은 평균연령 50세 전후. 그들을 하나로 춤출 수 있게 하는 건 단 한사람, 조용필뿐이었다. 이번 무대는 웅장함과 관객의 열기 때문에 그 넓은 주경기장이 마치 소극장 같았다. 특히 운동장을 가로질러 80m를 이동하는 무빙 스테이지는 모든 객석을 평등하게 했다. 그가 그라운드 객석 끝까지 이동한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창밖의 여자’를 부르는 장면은 이날 공연의 백미였다. 또 타원형 클래식 거울을 연상케하는 대형 LED 화면들은 가수와 밴드의 숨소리까지 전할 정도로 역동적이었다. 운동장이란 특성 때문에 생긴 하울링, 5만여명의 관객 때문에 생긴 교통체증을 뺀다면 완벽한 공연이었다.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나눠준 죄 때문에 신의 형벌을 받았던 프로메테우스처럼 스스로 “신이 노래를 준 대신 고독을 명했다”고 말하는 조용필. 그의 팬클럽이 내건 현수막을 원용한다면 ‘그가 있어 행복한 밤’이었다. 진화하는 조용필, 다음 무대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