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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009-12-20] [리뷰on] '가수왕' 조용필과 40년지기 팬들의 흥겨운 교감
2009.12.2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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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콘서트가 끝나면 친구끼리 부부끼리 술을 한잔 하러 가거나, 노래방에 가더라고요. 그리고 제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니 여기서 많이 목을 풀고 가시길 바랍니다"'가수왕' 조용필의 콘서트는 콘서트가 아닌 오랜 친구들과의 만남이었다. 객석에서 40대 이상의 중년 팬들이 연신 '오빠'를 외치면서 40년 가까운 시간을 정지시키기도 했지만, 같이 늙어가는 가수와 팬들의 하나된 목소리는 희노애락이 담겨져 있었다.
지난 1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09 조용필&위대한 탄생'의 전국투어 서울공연은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9000여 명의 관객들이 빼곡이 앉아 있었다. 간혹 젊은 세대의 팬들도 보였지만, 대다수가 조용필의 젊은 시절부터 '오빠'를 외치던 중년의 팬들이었다.
무대에 오른 조용필이 '해바라기''미지의 세계' 등의 경쾌한 노래로 무대를 열었다. 이후 짧은 인사를 팬들과 나눈 조용필이 '고추잠자리''어제 오늘 그리고'를 부른 뒤 'Q'에 이르러서는 거대한 노래방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조용필은 "지금까지 콘서트를 하다보니 처음에는 옆사람, 앞사람, 뒷사람 눈치보면서 일어서기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들 일어나 즐기더라. 그러니 오늘은 그러지 말고 신이 나면 일어나서 몸도 흔들고 노래도 불러주시길 바란다"며 분위기를 돋았다.
조용필은 무대 뒤 스크린에 가사가 뜨면, 관객에게 마이크를 돌렸다. 흔히 젊은 가수들이 힘이 부치거나 가사를 잊어버려 마이크를 관객석으로 향하는 것과는 달랐다. 관객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마음이 보였고, 동시에 조용필이 팬들의 노래를 감상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국민 대다수가 아는 노래들이 나오자 객석은 흥분했고, 조용필의 역시 절정에 이르렀다.
때로는 관객들과 함께 뛰고, 때로는 조용한 노래로 관객들을 달래기도 하며 40년지기 팬들과 '노는' 조용필의 무대는 어느덧 가수와 팬들의 경계는 사라지고 없었다.
사진=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출처:http://www.segye.com/Articles/SPN/ENTERTAINMENTS/Article.asp?aid=20091220001370&subctg1=&subctg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