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플레이디비 2011-05-23] [뮤지션's 취향]가왕 조용필에게 듣다] 그의 존재는 우릭들의 축복
2011.05.25 17:57
신문사 | |
---|---|
기사 날짜 |
"음악을 어느 한 장르에 치우쳐 듣는 스타일이 아니라, 여러 장르를 편견없이 듣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어느 특정 스타일의 특정 가수 또는 노래를 꼽지는 않아요. 다만 라디오 AFKN 주파수를 맞춰놓고 빌보드 1∼20위까지 다 듣는 식이죠. 그렇게 듣는게 가장 편안하고 좋은 것 같아요. 지금 세계 음악의 트렌드도 알 수 있고, 어떤 악기를 쓰고 어떤 연주를 하며 어떤 사운드를 구현하는지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쉽거든요." 지난해 환갑을 맞아 처음으로 자신에게 휴식을 준 조용필은 "한 해 원없이 쉬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오래 쉬어서 그런지 너무 허전하고 살만 찌고 불편하다"며 "올해 다시 시작하는 전국투어가 흥분된다"고 했다. 서울 공연에 이어 연말까지 전국투어가 예정된 올해는 실험에 목마른 그의 열정을 재확인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U2나 핑크 플로이드 같은 색다르고 화려하고 웅장한 스테이지를 `그'를 통해 만끽할 수 있기 때문. 최첨단 기술로 구현되는 `무빙 스테이지'는 서울 공연뿐 아니라 지방 곳곳에도 선보이며 공연 무대의 위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예정이다.
조용필에게 언제까지 이같은 실험이 계속되느냐고 물었다. "알 수 없어요. 공연 위주의 음악 인생이 계속 되는 한 실험도 계속 이어지겠죠. 그렇게 하다보면 언젠가 느낌이 올 거예요. `내가 지치는구나, 힘들구나'하는 느낌 말이에요. 공연에 설 힘이 없을 땐 아마 다른 일을 하게 될 거예요. 프로듀서나 제작 같은 일을…" 그에게 음악은 `생활'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사는 안일한 삶의 방식이 아닌, 이를 악물고 죽기 살기로 덤벼야하는 본능의 질주 같은 태도의 문제다. 그를 오늘의 슈퍼스타로 만든 원동력은 바로 그 태도에 있다. 그것이 많이 사람들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유 아닐까.
태양의 서커스
'러브'
태양의 서커스단이 200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선보인 예술 공연. 비틀스 음악을 배경으로 공연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뿌렸다. 최신 공연의 트렌드를 조망하기위해 가끔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조용필은 이 공연을 본 뒤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우리 시대에 비틀스는 누구나 듣던 음악이었고, 피할 수 없는 운명같은 존재였지요. 이 공연은 기본적으로 비틀스 음악을 전면으로 내세워서 친근감이 있는데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스토리까지 있어서 아주 재미있고 감동있게 봤어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연 중 가장 나은 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롤링 스톤스의 `Jumping Jack Flash'=환갑을 넘겨서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는 롤링 스톤스는 그 끊임없는 열정과 무대 장악력으로 조용필의 부러움을 샀다. "보컬과 기타가 쉬지 않고 움직이는 라이브의 미학이 잘 담겨 있는 곡이에요. 쉬운 멜로디에 흡입력, 연출 등 모든 면에서 부러움이 가득하죠."
마빈 게이의 `What's Going On'="이 노래를 들으면 그냥 황홀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아요. 밝고 경쾌한 리듬을 많이 쓰면서도 음색 하나만으로 따뜻함을 구현하는 모습은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과도 일맥상통한 점이 있어요."
스틱스의 `The Best of Times'=조용필의 록 문법과 유사성을 지닌 곡. 밴드의 연주력이 골고루 전달되는 점, 가창의 안정성 등이 가왕의 시선을 끌었다. "이 밴드가 최고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룹이에요. 사운드나 연주력에서 거슬리는게 없어서 좋아하는 곡이에요."
핑크 플로이드의 `Another Brick in the Wall'=조용필은 이 곡을 무대에서 직접 선보일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다. "이 밴드의 음악은 모든 게 인상적이지만,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길모어의 소리는 기가막힐 정도예요. 곡도 좋지만, 이 밴드가 가진 무대 구성력, 실험적인 아이디어들은 감동의 연속이에요."
저니(Journey)의 `Open Arms'="도입 부분에 피아노 반주와 보컬이 잔잔하게 나가다가 밴드가 함께 힘있게 뻗어가는 연주가 매력적이에요. 슬픈 선율이지만, 보컬에 강단이 있고, 호소력도 짙죠. 어떤 분위기에서도 들을 수 있을 만큼 보편적이고, 따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