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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006-10-17] '라디오스타' 속 88년 가수왕의 진실은?
2006.10.1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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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속 88년 가수왕의 진실은?
요즘 절찬리에 상영 중인 영화 ‘라디오 스타’의 주인공 최곤(박중훈 분)은 1988년도 가수왕이다.
정상에 오른 뒤 마약, 폭력, 음주운전 등으로 몰락한 최곤이 강원도 영월의 한 라디오 방송 DJ를 맡으며 10여년만에 재기에 성공한다는 게 영화의 줄거리다.
극중 최곤이 자신을 소개할 때 뻔질나게
“88 가수왕 최곤”이라고 들먹이는 것을 보면
“도대체 1988년 우리나라의 진짜 가수왕은 누구였을까”란 의문이 든다. ‘라디오 스타’ 속에서 최곤에게 영예의 가수왕을 안긴 곡은 ‘비와 당신’.
영화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졌다는 이 곡은 요절한 가수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또는 라이브 황제 이승철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물론 이 노래들도 당대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으나 김현식·이승철이 가수왕에 등극한 적은 없다.
김현식·이승철이 최곤의 모델인 것은 더더욱 아니다.
각종 기록에 따르면 1988년도 가수왕은 트로트 가수 주현미가 차지했다.
1985년 ‘비 내리는 영동교’로 데뷔한 주현미는 88년 ‘신사동 그 사람’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여가수로선 드물게 가수왕의 영예를 안았다.
사실 가요사에서 1988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지하다시피 80년대 최고의 가수는 조용필.
그는 ‘창밖의 여자’ ‘고추잠자리’ ‘허공’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1980년부터 86년까지 MBC·KBS 양대 방송사 가수왕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조용필은 1986년 수상을 끝으로 “후배들을 위해 더 이상 상을 받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고,
그 충격 때문인지 이듬해 양 방송사는 가수왕 선발을 포기했다.
1987년 없어진 가수왕 제도는 88년 부활했다.
그리고 이 해 ‘포스트 조용필’ 시대의 첫 가수왕으로 주현미가 등극했다.
영화 속에서 최곤은 매니저(안성기 분)와 다툴 때마다
“나를 용필이 오빠처럼 만들어주겠다고 했잖아”라고 소리지른다.
‘거인’ 조용필이 물러난 뒤 그 공백을 놓고 가수들끼리 경합하던 1988년은
최곤의 캐릭터를 설정하는데 가장 적합한 시간적 배경으로 보인다.
1988년 가수왕을 비롯해 ‘라디오 스타’의 내용 대부분은 허구지만 사실도 일부 있다.
영월 방송국 DJ석에 앉은 최곤이 1988년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던지는 멘트가 바로 그것.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88년에 가수왕 되기 정말 어려웠어요.
이승철, 박남정, 이남이 등 쟁쟁한 가수가 많았거든요.”
이 대사 내용은 진실이다.
이들을 제치고 가수왕이 된 사람이 최곤이 아닌 주현미란 점만 빼면 말이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정상에 오른 뒤 마약, 폭력, 음주운전 등으로 몰락한 최곤이 강원도 영월의 한 라디오 방송 DJ를 맡으며 10여년만에 재기에 성공한다는 게 영화의 줄거리다.
극중 최곤이 자신을 소개할 때 뻔질나게
“88 가수왕 최곤”이라고 들먹이는 것을 보면
“도대체 1988년 우리나라의 진짜 가수왕은 누구였을까”란 의문이 든다. ‘라디오 스타’ 속에서 최곤에게 영예의 가수왕을 안긴 곡은 ‘비와 당신’.
영화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졌다는 이 곡은 요절한 가수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또는 라이브 황제 이승철의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물론 이 노래들도 당대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으나 김현식·이승철이 가수왕에 등극한 적은 없다.
김현식·이승철이 최곤의 모델인 것은 더더욱 아니다.

1985년 ‘비 내리는 영동교’로 데뷔한 주현미는 88년 ‘신사동 그 사람’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여가수로선 드물게 가수왕의 영예를 안았다.
사실 가요사에서 1988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지하다시피 80년대 최고의 가수는 조용필.
그는 ‘창밖의 여자’ ‘고추잠자리’ ‘허공’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1980년부터 86년까지 MBC·KBS 양대 방송사 가수왕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조용필은 1986년 수상을 끝으로 “후배들을 위해 더 이상 상을 받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고,
그 충격 때문인지 이듬해 양 방송사는 가수왕 선발을 포기했다.
1987년 없어진 가수왕 제도는 88년 부활했다.
그리고 이 해 ‘포스트 조용필’ 시대의 첫 가수왕으로 주현미가 등극했다.
영화 속에서 최곤은 매니저(안성기 분)와 다툴 때마다
“나를 용필이 오빠처럼 만들어주겠다고 했잖아”라고 소리지른다.
‘거인’ 조용필이 물러난 뒤 그 공백을 놓고 가수들끼리 경합하던 1988년은
최곤의 캐릭터를 설정하는데 가장 적합한 시간적 배경으로 보인다.
1988년 가수왕을 비롯해 ‘라디오 스타’의 내용 대부분은 허구지만 사실도 일부 있다.
영월 방송국 DJ석에 앉은 최곤이 1988년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던지는 멘트가 바로 그것.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88년에 가수왕 되기 정말 어려웠어요.
이승철, 박남정, 이남이 등 쟁쟁한 가수가 많았거든요.”
이 대사 내용은 진실이다.
이들을 제치고 가수왕이 된 사람이 최곤이 아닌 주현미란 점만 빼면 말이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