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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06-11-16] 작은 거인들 신중현·조용필의 무대 ‘쇼는 없다’
2006.11.1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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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들 신중현·조용필의 무대 ‘쇼는 없다’

한국 대중음악계의 거인 2명이 연말 무대를 위해 기타를 튜닝하고 있다. 신중현(66)은 올 한해 이어진 은퇴공연의 마지막 무대이고, 조용필(56)은 공연계 최대 히트상품에 속하는 ‘필 앤 패션’ 연말 무대인 서울 공연을 준비중이다. 한 사람은 음악인생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은 기한없이 불타는 열정의 한복판이다. 거인들의 음악관과 요즘 사는 얘기를 들어봤다.
◇“좌절과 고통이 좋은음악 창조…난 잠들지않아”
신중현의 삶은 한국 록의 역사다. 1957년 미8군 무대에서 연주를 시작했고, 62년 한국 최초의 록그룹 ‘애드포’를 결성해 64년 1집을 냈다. 음악 경력이 50년에 가깝다.
신중현은 16일 오후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이가 들면 자리를 떠야하는데 허전한 감이 있어서 이왕이면 공개적으로 인사를 드리고자 콘서트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할 음악이 없었을 때 강제로 들려드리다시피 기타를 쳤어요. 좌절한 적도 많아 다른 걸 하려고 시도도 했지만 능력이 없어 음악을 떠나지 못했어요. 하지만 그런 어려운 시절이 절 만들었습니다.”
내달 1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전국 투어 마지막 공연의 타이틀은 ‘내 기타는 잠들지 않는다’. 후배 뮤지션들과 평단, 대중이 찬탄해 마지않는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의 은퇴 공연에 어울리는 제목이다.
공연에는 인순이, 신효범 등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하지만 2시간 이상의 무대를 책임지는 것은 어디까지나 신중현이다. 그는 “구색을 맞추기 위해 쇼적인 무대를 연출하지는 않겠다”며 “오로지 나의 음악성만을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애드포 1집에 실린 ‘빗속의 여인’을 비롯해 ‘커피 한잔’ ‘꽃잎’ ‘미인’ ‘님은 먼곳에’서부터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까지 신중현의 작품은 헤아릴 수 없다. 90년대 들어서 신중현은 ‘무위자연’ ‘김삿갓’ 등의 음반을 통해 서양의 록과 한국 전통음악이 조화를 이룬 경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소리만 나면 음악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며 최근의 음악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아울러 “전체적으로 음악에 뿌리가 없다. 젊은 친구들이 급하고 빨리 히트하고 싶어 외래 음악에 치우치고 있다”며 “음악인들은 사회를 탓하지 말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데만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중현은 은퇴 이후에도 음악을 멀리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하겠다는 뚜렷한 구상은 없다”면서도 “공연을 하지는 않겠지만 뒷전에 앉아서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음악을 공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승찬기자〉
◇“결혼? 술담배? 나의 머리속엔 오직 음악뿐”
조용필은 15일 밤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혼은커녕 담배, 술도 끊은 채 오직 음악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전국 17개 도시를 도는 조용필의 콘서트 이름은 ‘필 앤 패션’. 그중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서울 잠실 체조경기장 공연(12월8∼10일)의 타이틀은 ‘여행을 떠나요’라고 잡았다. 기존 콘서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곡들도 섞어 불렀지만, 이번에는 히트곡으로만 32곡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말 그대로 팬과 함께 즐거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공연이 될 전망이다.
조용필 공연은 화려한 무대장치로도 이름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볼거리는 지양한 채 음향 그 자체에만 최대한 신경쓸 예정이다. 그는 “세계 유명 뮤지션의 공연은 단순히 음악으로만 채워진다”며 “난 말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멘트를 최대한 자제하고 노래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실제 조용필은 공연중 과묵하기로 유명하다. 30여곡을 부르면서 멘트는 2∼3차례에 불과하다. 그래도 팬들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히트곡에 열광한다. 조용필은 최근 손무현 등 후배 음악인들과 노래방에 갔다가 그들이 기계에 예약해둔 조용필 히트곡 30여곡을 메들리로 부르고 나온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내 노래 하기도 바빠 다른 사람 노래는 부를 기회가 없었다”는 전언이다.
내후년이면 조용필은 데뷔 40주년을 맞는다. 이쯤되면 지칠만도 하건만 조용필은 여전히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내년 가을엔 19집 정규음반도 낼 예정이다.
그는 “다른 이의 노래에서 받는 음악적 충격이 내 창작의 원천”이라며 “요즘 음악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도 대중음악 채널과 클래식 채널 라디오를 번갈아 듣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최근엔 아일랜드 록그룹 U2의 음악을 연구하기 위해 잘 때도 켜놓고 잔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조용필은 1982년 일본에서 첫 공연 이후 15년간 일본 활동을 했다. 그는 최근의 한류에 대해 “중국어, 일본어와 비교했을 때 한국어는 노래하기에 가장 좋은 언어”라며 “기획력이 받쳐줘야 한류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승찬기자〉

한국 대중음악계의 거인 2명이 연말 무대를 위해 기타를 튜닝하고 있다. 신중현(66)은 올 한해 이어진 은퇴공연의 마지막 무대이고, 조용필(56)은 공연계 최대 히트상품에 속하는 ‘필 앤 패션’ 연말 무대인 서울 공연을 준비중이다. 한 사람은 음악인생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은 기한없이 불타는 열정의 한복판이다. 거인들의 음악관과 요즘 사는 얘기를 들어봤다.
◇“좌절과 고통이 좋은음악 창조…난 잠들지않아”
신중현의 삶은 한국 록의 역사다. 1957년 미8군 무대에서 연주를 시작했고, 62년 한국 최초의 록그룹 ‘애드포’를 결성해 64년 1집을 냈다. 음악 경력이 50년에 가깝다.
신중현은 16일 오후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이가 들면 자리를 떠야하는데 허전한 감이 있어서 이왕이면 공개적으로 인사를 드리고자 콘서트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할 음악이 없었을 때 강제로 들려드리다시피 기타를 쳤어요. 좌절한 적도 많아 다른 걸 하려고 시도도 했지만 능력이 없어 음악을 떠나지 못했어요. 하지만 그런 어려운 시절이 절 만들었습니다.”
내달 1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전국 투어 마지막 공연의 타이틀은 ‘내 기타는 잠들지 않는다’. 후배 뮤지션들과 평단, 대중이 찬탄해 마지않는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의 은퇴 공연에 어울리는 제목이다.
공연에는 인순이, 신효범 등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하지만 2시간 이상의 무대를 책임지는 것은 어디까지나 신중현이다. 그는 “구색을 맞추기 위해 쇼적인 무대를 연출하지는 않겠다”며 “오로지 나의 음악성만을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애드포 1집에 실린 ‘빗속의 여인’을 비롯해 ‘커피 한잔’ ‘꽃잎’ ‘미인’ ‘님은 먼곳에’서부터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까지 신중현의 작품은 헤아릴 수 없다. 90년대 들어서 신중현은 ‘무위자연’ ‘김삿갓’ 등의 음반을 통해 서양의 록과 한국 전통음악이 조화를 이룬 경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소리만 나면 음악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며 최근의 음악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아울러 “전체적으로 음악에 뿌리가 없다. 젊은 친구들이 급하고 빨리 히트하고 싶어 외래 음악에 치우치고 있다”며 “음악인들은 사회를 탓하지 말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데만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중현은 은퇴 이후에도 음악을 멀리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하겠다는 뚜렷한 구상은 없다”면서도 “공연을 하지는 않겠지만 뒷전에 앉아서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음악을 공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승찬기자〉
◇“결혼? 술담배? 나의 머리속엔 오직 음악뿐”

조용필은 15일 밤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혼은커녕 담배, 술도 끊은 채 오직 음악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전국 17개 도시를 도는 조용필의 콘서트 이름은 ‘필 앤 패션’. 그중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서울 잠실 체조경기장 공연(12월8∼10일)의 타이틀은 ‘여행을 떠나요’라고 잡았다. 기존 콘서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곡들도 섞어 불렀지만, 이번에는 히트곡으로만 32곡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말 그대로 팬과 함께 즐거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공연이 될 전망이다.
조용필 공연은 화려한 무대장치로도 이름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볼거리는 지양한 채 음향 그 자체에만 최대한 신경쓸 예정이다. 그는 “세계 유명 뮤지션의 공연은 단순히 음악으로만 채워진다”며 “난 말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멘트를 최대한 자제하고 노래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실제 조용필은 공연중 과묵하기로 유명하다. 30여곡을 부르면서 멘트는 2∼3차례에 불과하다. 그래도 팬들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히트곡에 열광한다. 조용필은 최근 손무현 등 후배 음악인들과 노래방에 갔다가 그들이 기계에 예약해둔 조용필 히트곡 30여곡을 메들리로 부르고 나온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내 노래 하기도 바빠 다른 사람 노래는 부를 기회가 없었다”는 전언이다.
내후년이면 조용필은 데뷔 40주년을 맞는다. 이쯤되면 지칠만도 하건만 조용필은 여전히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내년 가을엔 19집 정규음반도 낼 예정이다.
그는 “다른 이의 노래에서 받는 음악적 충격이 내 창작의 원천”이라며 “요즘 음악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도 대중음악 채널과 클래식 채널 라디오를 번갈아 듣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최근엔 아일랜드 록그룹 U2의 음악을 연구하기 위해 잘 때도 켜놓고 잔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조용필은 1982년 일본에서 첫 공연 이후 15년간 일본 활동을 했다. 그는 최근의 한류에 대해 “중국어, 일본어와 비교했을 때 한국어는 노래하기에 가장 좋은 언어”라며 “기획력이 받쳐줘야 한류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승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