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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콘서트에 가게 된 것은…

The Sydney Korea Herald  

솔직히 나는 조용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막 뜨기 시작할 무렵에 호주에 건너온 후 그의 음악을 직접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조용필의 히트곡들보다 이민 오기 전 초중학교때 흥얼거리던 송창식, 양희은, 윤형주 그리고 김세환 등으로 대표되는 70년대 통기타 가수들의 노래가 지금도 더욱 친숙하다. 여기에다 ‘편지’의 어니언스의 단순하지만 감미로운 멜로디, 그리고 ‘이름 모를 소녀’와 ‘하얀 나비’를 부른 김정호의 애절한(지금 들으면 약간 청승맞지만) 목소리가 지금도 나의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추억을 꽉 채우고 있다.

80년대 한국 대중음악을 화려하게 수놓은 송골매, 전영록, 심수봉, 주현미, 해바라기, 김현식 그리고 들국화의 노래를 접하며 좋다는 생각은 했지만 앞서 나열한 70년대 가수들의 노래처럼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다.

내가 이렇듯 70년대의 대중음악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은 당시 한국에 대한 나의 의식이 여과되지 않은 채 상당히 그대로 잔존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 같다. 조용필의 노래들도 이런 측면에서 살갑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용필이 마음에 안 들었던 주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조용필이 한국의 최고의 스타로 각광을 받은 80년대초는 전두환 독재정권의 절정기였다. 그의 1집 앨범은 ‘창밖의 여자’ ‘정’ ‘한오백년’ 그리고 ‘단발머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담겨, 어린애들부터 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좋아하는 그야말로 폭발적이고 전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가 80년대 모든 대부분의 가수왕을 다 차지하는 것 역시, 독재정권이 야기한 사회적 내지는 문화적 현상이라고 이해했다. 비록 해외에서 비디오를 통해 보는 조용필의 얼굴이지만 늘 전두환의 얼굴이 겹쳐짐에 괜히 옆에 있던 식구들이나 친구들에게 짜증을 낸 적이 종종 있었다.  

당시 독재정권에게 아무런 항의도 못하는(‘생명’ 이라는 곡을 4집 앨범에 포함시켜 ‘광주의 아픔’을 표현 했다는 것은 최근에 알았다) 조용필이 괜히 미웠다. 그가 설령 당시에 음악을 포기하고 민주투사가 되었던지 아니면 정태춘처럼 민중가수가 되어 문화운동에 뛰어 들었다고 해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 빨리 왔으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조용필을 기득권의 한 부분으로 이해 했었다. 그러니 조용필의 노래에 흥이 날 수 없었다.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애써 외면했다.  

조용필에 대한 비호감 형성에는 나의 개인적 사대주의 성향도 한 몫 했다. 그는 80년대초 여러 앨범들을 내면서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을 추구한다고 했었다. 그리고 미국 카네기홀에서 한인 최초로 공연한 것을 자랑할 때 괜히 나의 낮이 간지러웠다.

70년대를 풍미한 각종 영국 록 밴드들의 ‘소음’(헤비 메탈의 창시자들인 Led Zepplin의 광기어린 소음과 핑크플로이드와 예스가 대표하는 프로그레시브 록의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와 펑크록을 창시한 섹스피스톨의 주제 없는 소음 등)에 심취해 있던 나에게는 조용필의 ‘주접’이 가소로왔다. 나만의 사대주의였다. 새로운 음악을 먼저, 그리고 직접 알고 있다는 치기였다.
그러나 조용필은 음악 전문가이며 전문가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진 음악’을 접한다는 것을 나는 그 당시 간과했었다. 80년대 당시 한국의 ‘낙후함’을 ‘선진국’에 살면서 은연중 자랑하고 싶었던 나만의 치사한 발상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내가 조용필 공연을 가겠다고 결정하고 나아가 주변 친구들과 선배들까지 충동질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이번 공연을 주최한 기획사의 “공짜 티켓은 절대 안 풀겠다”는 무모함에 대한 궁금증(curiosity)과 그리고 과연 이런 도전 정신이 한인사회에 통할까 하는 호기심으로 사회적 실험(social experiment)에 적극 참가하기로 맘을 먹었기 때문이다.

조용필과 그의 팬들에게는 욕을 먹을 일이지만 기획사가 추구하는 ‘올바른 공연문화’에 대한 은근한 지지가 조용필의 음악보다 우선이었다.

이번 실험에 대한 성공 여부를 지금 당장 판단할 수 없다. 결과는 다음 기회에 시도하는 비슷한 수준의 공연에서 나올 것이다. 과연, 우리 한인사회의 성원들이 문화생활 또는 정신적 재충전(recreation)을 위해 자신들의 주머니에서 거금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있는지는 차차 판명 날 것이다. 이번 공연의 기획자들이 노리는 점이 바로 이런 기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나 개인적으로는 이들이나 다른 이들이 앞으로 비슷한 수준의 공연을 기획할 경우 순수한 관객으로 참여하려고 한다. 더 이상 실험은 하지 않겠다.

‘사회적 실험’으로 참석한 이번 공연에서 또 다른 소득도 있었다. 34곡을 2시간20분 동안 쉬지 않고 소화하는 조용필의 체력과 레코드에서 듣던 것 보다 더 생생한 목소리 그리고 세밀한 무대장치와 프로정신이 밴 매너는 그에 대한 나의 편견을 많이 없애 주었다.

나는 2시간20분 동안 잘 듣고 박수치고 놀고 즐겼다. 그의 공연 관람으로 충분히 재충전(Recreation) 됐음을 느꼈다.

권기범 / 객원논설위원ㆍ변호사

출처: http://koreanherald.com.au/bbs/board.php?bo_table=editorial&wr_id=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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