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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 2008-06-03] 유행가 속의 비화-조용필‘킬리만자로의 표범
2008.07.0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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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가 속의 비화-조용필‘킬리만자로의 표범
김희갑씨 찾아 곡 부탁…아내 양인자씨 작사 희망·꿈 담은 노랫말 쓰며 스스로 위로 받아
‘가왕’ 조용필(사진)이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았다. 지난달 24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가진 기념 콘서트에 5만여 명이라는 엄청난 인원이 모여들었다.
단독 공연으로는 최초로 이곳을 가득 메운 팬들 ! 원래 4만2000석을 마련했지만 몰려드는 팬들로 8000석을 추가했다니, 조용필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는 어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공연장에 공연 시작 4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든 것을 보면 스타 중에도 초특급 스타임에 분명하다.
이렇게 의미 있는 공연의 타이틀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이었다. 1986년 그의 8집 앨범 수록곡이기도 한 이 노래는 시적 가사가 매력적이지만, 자그마치 6분에 가까운 총분량이 문제였다. 당시 방송은 가수들에게 절대적인 홍보수단이었다. 노래가 3분 20~30초가 보통이라고 봤을 때, 이 노래는 길어도 너무 길었다. 한마디로 방송 부적격 노래인 셈이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좋게 틀렸고, 조용필이라면 그냥 말하는 것도 상품이 되던 ‘용필의 전성시대’는 밀리언셀러라는 대박을 안겼다.
자작곡을 선호하던 조용필이 “틀에 얽매이는 것 같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노래를 부르고 싶다. 노래를 만들어 달라”며 작곡가 김희갑 씨를 찾았다. 김희갑 씨의 아내인 양인자 씨가 작사 작업을 했다. 양인자 씨는 이 노랫말을 기승전결에 맞게 쓰고자 했고, 이 때문에 대중가요 중 가장 긴 노래가 완성된 셈이다.
노랫말 속에는 당시 작사가 양인자 씨가 겪은 지난 20년간의 숱한 좌절과 아픔이 녹아 있었다. 그녀는 신춘문예에 수없이 떨어졌고, 그것을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에서 영감을 받아 노랫말을 써내려 갔다. 그녀는 노랫말을 쓰면서 스스로 위로받았다고 한다.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라는 가사는 힘든 현실을 넘어 희망을 보자는 뜻이라고 한다.
“(내레이션)새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중략, 이하 노래)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 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 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하략)”
이 노래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숨어 있다. 70대 노인 폭행 사건 후 반성하며 잠행을 하고 있는 최민수에 얽힌 이야기다. 최민수가 차를 타고 눈 내리는 대관령을 넘다가, 이 노래를 듣고 차를 세운 뒤 양인자 씨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는 “노래가 내 얘기 같아서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노래에 감동을 받은 지 20년 만에 스스로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되어 산중 컨테이너에서 칩거하고 있다. 그러나 조용필의 40주년 ‘애국가’를 그에게 붙이기는 좀 과하다.
노랫말을 뜯어보면 오히려 국방의 의무를 수행 중인 독자들의 상황을 빼닮은 노래다. 수없이 좌절하는 청춘의 고뇌가 숨어 있다. 그러나 끝내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희망을 얘기한다. 그렇게 힘들지만 꿈만은 포기하지 말라는 외침이다.
<강석봉 스포츠칸 문화연예부 차장>
출처:http://kookbang.dema.mil.kr/kdd/HearTypeView.jsp?writeDate=id&writeDateChk=20080603&menuCd=3004&menuSeq=11&kindSeq=1&menuCnt=30914
김희갑씨 찾아 곡 부탁…아내 양인자씨 작사 희망·꿈 담은 노랫말 쓰며 스스로 위로 받아

단독 공연으로는 최초로 이곳을 가득 메운 팬들 ! 원래 4만2000석을 마련했지만 몰려드는 팬들로 8000석을 추가했다니, 조용필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는 어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공연장에 공연 시작 4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든 것을 보면 스타 중에도 초특급 스타임에 분명하다.
이렇게 의미 있는 공연의 타이틀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이었다. 1986년 그의 8집 앨범 수록곡이기도 한 이 노래는 시적 가사가 매력적이지만, 자그마치 6분에 가까운 총분량이 문제였다. 당시 방송은 가수들에게 절대적인 홍보수단이었다. 노래가 3분 20~30초가 보통이라고 봤을 때, 이 노래는 길어도 너무 길었다. 한마디로 방송 부적격 노래인 셈이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좋게 틀렸고, 조용필이라면 그냥 말하는 것도 상품이 되던 ‘용필의 전성시대’는 밀리언셀러라는 대박을 안겼다.
자작곡을 선호하던 조용필이 “틀에 얽매이는 것 같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노래를 부르고 싶다. 노래를 만들어 달라”며 작곡가 김희갑 씨를 찾았다. 김희갑 씨의 아내인 양인자 씨가 작사 작업을 했다. 양인자 씨는 이 노랫말을 기승전결에 맞게 쓰고자 했고, 이 때문에 대중가요 중 가장 긴 노래가 완성된 셈이다.
노랫말 속에는 당시 작사가 양인자 씨가 겪은 지난 20년간의 숱한 좌절과 아픔이 녹아 있었다. 그녀는 신춘문예에 수없이 떨어졌고, 그것을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에서 영감을 받아 노랫말을 써내려 갔다. 그녀는 노랫말을 쓰면서 스스로 위로받았다고 한다.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라는 가사는 힘든 현실을 넘어 희망을 보자는 뜻이라고 한다.
“(내레이션)새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중략, 이하 노래)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 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 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하략)”
이 노래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숨어 있다. 70대 노인 폭행 사건 후 반성하며 잠행을 하고 있는 최민수에 얽힌 이야기다. 최민수가 차를 타고 눈 내리는 대관령을 넘다가, 이 노래를 듣고 차를 세운 뒤 양인자 씨에게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는 “노래가 내 얘기 같아서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노래에 감동을 받은 지 20년 만에 스스로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되어 산중 컨테이너에서 칩거하고 있다. 그러나 조용필의 40주년 ‘애국가’를 그에게 붙이기는 좀 과하다.
노랫말을 뜯어보면 오히려 국방의 의무를 수행 중인 독자들의 상황을 빼닮은 노래다. 수없이 좌절하는 청춘의 고뇌가 숨어 있다. 그러나 끝내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희망을 얘기한다. 그렇게 힘들지만 꿈만은 포기하지 말라는 외침이다.
<강석봉 스포츠칸 문화연예부 차장>
출처:http://kookbang.dema.mil.kr/kdd/HearTypeView.jsp?writeDate=id&writeDateChk=20080603&menuCd=3004&menuSeq=11&kindSeq=1&menuCnt=3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