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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1-05-09] 객석 위를 둥둥 '움직이는 무대'… 관객과 눈 맞춘 歌王
2011.05.1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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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 위를 둥둥 '움직이는 무대'… 관객과 눈 맞춘 歌王
환갑을 한 해 넘기면서 더욱 자유로워진 가왕(歌王)의 노래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실내 공연장이 최적이었다. 7일 밤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사진> 콘서트 '바람의 노래'.
'태양의 눈'과 '해바라기'로 시작된 공연은 초반부터 압도적이었다. 조용필의 카랑카랑하면서도 부드러운 노래는 밴드 위대한 탄생의 빽빽한 소리숲을 뚫고 관객의 고막을 뒤흔들었다. '청춘시대', '모나리자' 등에서 적극적인 기타 애드리브(즉흥연주)까지 보여준 조용필은 자신의 음악적 뿌리가 록(rock)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역설했다.
실내공연장답게 지난해 잠실 주경기장 공연과 비교해 한층 짜임새 있는 소리가 돋보였다. 게다가 14개의 LED와 400여개의 조명등이 연출한 빛과 영상의 향연은 2시간 30분간 공연장을 꿈과 환상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중반 이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이 '무빙 스테이지(Moving Stage)'를 타고 공연장을 떠다니자 객석은 열광했다. 팬들은 객석 어디에 앉았든 열창하는 조용필과 시선을 맞추며 교감할 수 있었다. 이 무대는 6m 공중으로 떠오른 뒤 40m까지 전진했다.
백미(白眉)는 '한오백년'이었다. 매 소절 한(恨)이 켜켜이 쌓여 있는 듯 노래하는 그의 모습에 관객들은 곳곳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날 조용필에게는 "생전 처음 당한다"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노래를 부르며 너무 힘을 주다 보니 허리띠가 끊어졌던 것.그러나 그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무대 뒤에서 차분하게 허리띠를 교체한 뒤 변함없는 열창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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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왕 조용필이 7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국내 기술로 제작된 무빙 스테이지에 '위대한 탄생'과 올라 영상과 조명을 배경으로 열창하고 있다.'2011조용필&위대한 탄생 전국투어 콘서트-바람의 노래'라는 타이틀로 전국투어 공연을 시작했다./주완중기자 wjjo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