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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줌마클럽] 이것이 공연이다-조용필 '빗속의 콘서트'를 보고....

며칠전 항상 문화시설이 서울만 못하다고 투덜거리던 지방에 사는 친구가  
조용필 공연 티켓을 예매했다고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흥분된 친구의 전화를 받고 나니 조용필의 한달 전 서울 공연이 생각났다.  
비 오는 날의 올림픽 경기장. 나도 빗 속에서 열광한 4만5000명 중의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문화생활이라면 가뭄에 콩 나듯 영화나 보고 대부분 TV 시청으로 만족 해야하는
아줌마들에게 젊은 시절 열광했던 가수의 라이브 공연은 한마디로 일상 탈출의 해방구였다.
나는 그의 노래 ‘비련’의 첫 대목인 ‘기도하는~’이 나오면
‘꺄악~’하며 비명을 지를 정도의 팬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의 노래 가사 대부분은 우리네 인생을 속속들이 공감하게 한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듣고 있으면 어느샌가 감상에 젖어
‘그래, 우리의 삶이 고독한 도시에서 외롭게 서 있는 것 같긴 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몇달만 얼굴이 안보이면 잊혀지는 세상에서 35년이라는 긴 세월을  
오로지 한 길로만 달려온 그의 인생이 존경스럽기만 하다.

공연 날.
오후 3시부터 내리는 비를 보며 공연은 취소될 것이며 만약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공연은 예정대로 시작되었고 빈 자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4만 5000명이 거의 모두 온 것 같았다.
아쉽게도 아줌마들이 오랜만에 입은 뾰족 구두와 정장 투피스가 기획사에서 나누어준
하얀 색 우비로 가리워지긴 했지만 우리는 자신들의 불편함보다는
빗속에서 공연할 가수 조용필을 걱정하고 있었다.

정문에서 예매한 표를 티켓으로 바꿀 때는 아수라장이었고
좌석 안내 요원이 없어 출구를 찾아 헤매야 했다.
게다가 앞사람의 시야가 가리니 우비만 입고 우산을 접으라고 했다.
비는 공연 내내 줄기차게 내렸다.
그렇지만 그 어떤 것도 뜨거운 공연의 열기를 누르지 못했다.

사실 12만원짜리 VIP 좌석이 아니면
그 넓은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조용필의 몸짓 하나 하나를 실감하며 노래를 듣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마 4만 명 이상은 현란한 조명 아래 그가 무대 어느 곳에 서있는지 잘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텔레비전을 보듯 무대 위의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서 보는데 만족해야 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열광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내 자리는 조용필보다는 관객이 한눈에 보이는 무대 옆쪽의 스탠드 중간 자리였다.
좌석이 경기장 지붕으로 가려져 우비 없이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기왕에 보려면 한번을 와도 제일 좋은 자리에 앉아서 봐야지”라며
투덜거리는 나에게 남편은 오늘 같은 날은 비 안 맞는 자리가 제일이라면서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나와 동행한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었으므로 남편에게 자리는 중요하지 않았다.
스탠드 뒤에서 끝나기를 기다리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 많은 남편들도
그런 심정으로 아내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김포공항 행의 좌석버스 안에서 앞자리의 전화소리를 우연히 들었다.
“저녁은 먹었니? 엄마 지금 가는 중인데 공항 역에 도착해서 김포 가는 버스타면.
  음 12시 넘을 것 같다. 빨리 갈게. 기다려.”

집으로 가는 아줌마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즐거움이 배어 있었고
뒷자리에서는 만족해하는 웃음소리가 들린다. 주차장에서 본 경북, 충남의 번호판을 단
차들도 열심히 집으로 향해 달리고 있겠지.
집을 비운 사이 별일은 없었는지 핸드폰으로 연신 확인하며 빗속을 뚫고 달렸을 것이다.

우리가 문화생활 어쩌고 떠들기는 하지만 청소년이나 아줌마들에게는
문화생활은 찾기 힘들고 그들 나름의 문화도 없다.
입시에 찌들린 아이들은 친구 생일이나 시험 끝나는 날에 피자나 햄버거 먹고
노래방에 가거나 쇼핑몰을 기웃거린다.
누가 문화생활 하지 말라고 했느냐 할지 모르지만 하루하루의 일상 안에서  
아줌마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누리고 즐기는지 잘 모른다.
자신을 위해 뭐 하나 배울 바에는 아이들 과외 하나라도 더 시키려 한다.  
몇만원짜리 공연이라도 보려 하면 가계부부터 들춰야 한다.

한편으로는 입은 옷을 자랑하듯 거창한 문화생활을 과시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음악을 듣고 모두다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어떤 어떤 공연을 보았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진정한 문화생활이란 겉치레 안하고 자신이 만족하고 즐거우면 되는 것 아닐까.
그날처럼 마음껏 ‘오빠’를 소리쳐 부르고 환호하고 손뼉 치고 춤추고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면 그것으로 만족이 아닐까.

앞으로는 돈 많이 안들이고 슬리퍼 끌고 나가더라도 남의 눈치 안보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아줌마들의 ‘누릴 꺼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소 광숙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309/2003092500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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