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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울 수 없는 꿈 있어 오늘도 노래한다"

              조용필 내달 3일부터 예술의 전당서 콘서트

                노래는 聲帶 아닌 가슴으로 토해내는것

                  언제까지 할수있을까 생각하기도

글=한현우기자 hwhan@chosun.com
사진=이명원기자 mwlee@chosun.com


▲ 가수 조용필

나이 쉰 넷이라고 꿈꾸지 않을 수 없다.

조용필은 12월 3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서면서

공연 제목을 ‘지울 수 없는 꿈’으로 정했다.

1991년 내놓은 13집 음반 수록곡 제목이기도 하다.

1999년 예술의전당에 처음 섰을 때 4회 공연했던 것을 이제 그 세 배인 12회로 늘였다.

매회 29곡씩 노래하니,

열이틀 동안 350곡 가까이 부른다.

생물학적 나이는 초로(初老)를 향해 접근하는데, 음악 열정은 더욱 뜨거워만 간다.

“공연제목을 정하는데, 만장일치로 ‘지울 수 없는 꿈’이 나왔어요. 누구나 그런 게 있지 않아요?”

그렇게 정해진 공연의 1부는 평범한 회사원이 귀가길에 떠올리는 꿈과 추억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최근 MBC 드라마 ‘영웅시대’에 삽입된 신곡 ‘빛’으로 시작,

어린이 합창단과 마임 배우 등이 함께 나와 조용필의 노래를 형상화한다.

그 자신의 ‘지울 수 없는 꿈’에 대해 물었다.

“재단을 세우는 거죠. 그래서 평생을 바친 음악을 위해 뭔가 남기고 싶은 것, 그것 뿐이에요.”

그는

“마누라(안진현·2003년 1월 작고)하고 같이 하려고 했는데
  지금도 믿어지지가 않는 거지, 마누라가 그렇게 됐다는 게…”하며 눈길을 돌렸다.

“예술의전당 공연 준비를 시작하면 또 한 해가 가는구나, 생각하죠.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도 하고요.
  내 나이 곧 쉰 다섯인데 열이틀이나 연속 공연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죠.
  그게 어디에요.”

조용필의 예술의전당 공연은 6월부터 예약이 시작된다.

예매 개시는 멀었지만 팬들이 무조건 예술의전당에 전화해 예약을 한다.

그의 팬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 현상이다.

지난 13일엔 20~40대 팬들로 구성된 헌정 밴드 ‘미지 밴드’가 홍대 앞 클럽에서 데뷔 공연을 열었다.

중학생으로 이뤄진 ‘광클(광적인 팬클럽)’이 있고,

‘한류’의 원조격인 그의 일본 팬들 역시 해마다 입국러시를 이룬다.

조용필은 사실상 자기 공연의 총감독이다.

공연 연출을 맡은 김재성 감독은

“조용필씨가 연출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고 기발한 상상력을 내놓아 깜짝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조용필의 연출감각은 철저히 학습된 것이다.



요즘도 매년 조용필과 공연 스태프들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여행’을 떠나

매일 일일 보고서를 써가며 외국 연출기법을 공부한다.

“외국 무대에서 뭔가 응용할 수 있는 걸 찾았을 때 그 부자가 된 듯한 느낌, 그 맛이죠.
  가장 불안한 건 아무 것도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없을 때.”

그의 노래는 그렇게 성대가 아니라 강철 화로(火爐) 같은 가슴에서 토해져 나온다.

그렇게 평생 자신을 풀무질해 온 그에게 “외롭지 않느냐”고 물었다.

“외로울 게 뭐 있어… 이게 주어진 내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은 참 공평하게 나눠 가졌구나, 하는 생각도 들죠.”

공연문의 1588-7890

http://www.chosun.com/culture/news/200411/2004111904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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