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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투데이] [클로즈업] 조용필,눈으로 듣는 노래 꿈을 부른다
2004.12.0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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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조용필,눈으로 듣는 노래 꿈을 부른다

첫눈을 뿌리려고 하늘이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하고 있던 11월 말의 어느 날,
조용필을 만나기 위해 예술의전당을 찾았다.
3일부터 있을 공연을 위해 한창 기타를 조율 중이던 이 ‘작은 거인’은
예의 수줍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낯선 방문객을 반겼다.
조용필은 대중음악사에 남기고 있는 족적에 비해 턱없이 겸손했다.
그는 “‘슈퍼스타’나 ‘국민가수’라는 칭호는 부담스러울 뿐”이라며
“가수 조용필 하면 끝난다”고 그 앞에 붙은 숱한 호칭을 부인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올해로 나이 쉰다섯.
지천명을 훌쩍 넘긴 조용필이 이번 공연 내내 불러야 할 노래는 대략 400여곡이다.
육체적 쇠약을 걱정하자 그는 “늘 하던 일이니까”라며 씩 웃어넘겼다.
“목소리에 힘이 줄어드는 걸 느낄 때도 있지만 아직까지 걱정없다”는
조용필은
“죽을 때까지 노래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부를 수 없다면 그만두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 말 속에는 언제까지나 노래부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데뷔한 지 36년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킬리만자로의 언덕 어딘가에서 먹이를 찾아헤매는 표범이었다.
6년째 매진사례를 맞은 이번 예술의전당 공연의 주제는 ‘지울 수 없는 꿈’이다.
일상에 지친 샐러리맨이 터덜터덜 돌아가는 퇴근길에 추억과 환상에 빠진다는 뮤지컬 형식이다.
뮤지컬은 조용필의 또 다른 꿈이다.
매번 직접 무대를 기획하고 형식을 구상한다.
‘총감독’이라는 호칭이 무색하지 않으련만 조용필은
“매스컴에서 그렇게 부르는 거지. 그냥 아이디어만 내놓는 정도”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음이 울린다며 아들 뻘인 스태프들에게 조언을 하곤 했다.
#허공 속에 묻힌 그 얼굴
올해만 35번이 넘는 공연을 한 조용필에게도 특별하게 기억되는 추억의 무대가 있을까.
그는 지난해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35주년 콘서트’를 꼽았다.
단 조용필은 헬기까지 동원된 공연의 규모를 기억하지 않고 장대비 속에도 꿋꿋하게 서있던 팬들을 떠올렸다.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나를 보기 위해 우중(雨中)에 서있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죽어도 잊지 못할 것 같다”는 그에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우문에 현답이었을까.
그는 “아내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진이’)를 부를 때 조금 울었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그랬다.
지난해 1월,
조용필은 아내 안진현씨를 바람 속으로 떠나보냈다.
덩그러니 남은 집에 혼자 머물게 된 삶이 스산해지기도 했을 법하지만
“늘 곁에 있던 사람이 없어졌으니 많이 그립지.
하지만 그래서 더 일에 매달려. 밤늦게까지 연습하고
다음 무대를 기획하고 그러면서 살고 있어”라며 허공을 응시하듯 말했다.
그는 봄이면 가을과 겨울투어 기획에 매달리고 다시 겨울이면 봄투어를 기획하는 반복된 삶을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최고봉? 베테랑일뿐
보아가 NHK ‘홍백가합전’에 나가고 배용준이 욘사마 열풍을 일으키기 오래전에
조용필은 이미 ‘홍백가합전’에 4번이나 출연한 한류스타였다.
하지만 조용필은 한류열풍에 대해
“좋은 거다.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거니까”라면서도
“다시 일본무대에 서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락은 많이 오지만 단순히 노래 몇 곡 부르고 올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가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왕’(歌王)다운 면모였다.
록에서 시작해 발라드 트로트 팝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던 조용필.
그의 음악의 종착점은 어딜까.
그는 “오랫동안 하다보면 하고 싶은 게 있기 마련이다.
지금도 다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진행과정이다”고 답했다.
조용필은 대중음악의 최고봉이라는 평단의 찬사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나는 스스로를 최고봉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쪽에 최고봉이 어디있냐.
인기라는 게 영원한 것도 아니고.
오래했으니 베테랑이라면 몰라도….”
/전형화 aoi@sportstoday.co.kr /사진=박영태 moon@sportstoday.co.kr
http://www.stoo.com/html/stooview/2004/1201/092011440312131200.html

첫눈을 뿌리려고 하늘이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하고 있던 11월 말의 어느 날,
조용필을 만나기 위해 예술의전당을 찾았다.
3일부터 있을 공연을 위해 한창 기타를 조율 중이던 이 ‘작은 거인’은
예의 수줍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낯선 방문객을 반겼다.
조용필은 대중음악사에 남기고 있는 족적에 비해 턱없이 겸손했다.
그는 “‘슈퍼스타’나 ‘국민가수’라는 칭호는 부담스러울 뿐”이라며
“가수 조용필 하면 끝난다”고 그 앞에 붙은 숱한 호칭을 부인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올해로 나이 쉰다섯.
지천명을 훌쩍 넘긴 조용필이 이번 공연 내내 불러야 할 노래는 대략 400여곡이다.
육체적 쇠약을 걱정하자 그는 “늘 하던 일이니까”라며 씩 웃어넘겼다.
“목소리에 힘이 줄어드는 걸 느낄 때도 있지만 아직까지 걱정없다”는
조용필은
“죽을 때까지 노래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부를 수 없다면 그만두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 말 속에는 언제까지나 노래부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데뷔한 지 36년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킬리만자로의 언덕 어딘가에서 먹이를 찾아헤매는 표범이었다.
6년째 매진사례를 맞은 이번 예술의전당 공연의 주제는 ‘지울 수 없는 꿈’이다.
일상에 지친 샐러리맨이 터덜터덜 돌아가는 퇴근길에 추억과 환상에 빠진다는 뮤지컬 형식이다.
뮤지컬은 조용필의 또 다른 꿈이다.
매번 직접 무대를 기획하고 형식을 구상한다.
‘총감독’이라는 호칭이 무색하지 않으련만 조용필은
“매스컴에서 그렇게 부르는 거지. 그냥 아이디어만 내놓는 정도”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음이 울린다며 아들 뻘인 스태프들에게 조언을 하곤 했다.
#허공 속에 묻힌 그 얼굴
올해만 35번이 넘는 공연을 한 조용필에게도 특별하게 기억되는 추억의 무대가 있을까.
그는 지난해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35주년 콘서트’를 꼽았다.
단 조용필은 헬기까지 동원된 공연의 규모를 기억하지 않고 장대비 속에도 꿋꿋하게 서있던 팬들을 떠올렸다.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나를 보기 위해 우중(雨中)에 서있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죽어도 잊지 못할 것 같다”는 그에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우문에 현답이었을까.
그는 “아내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진이’)를 부를 때 조금 울었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그랬다.
지난해 1월,
조용필은 아내 안진현씨를 바람 속으로 떠나보냈다.
덩그러니 남은 집에 혼자 머물게 된 삶이 스산해지기도 했을 법하지만
“늘 곁에 있던 사람이 없어졌으니 많이 그립지.
하지만 그래서 더 일에 매달려. 밤늦게까지 연습하고
다음 무대를 기획하고 그러면서 살고 있어”라며 허공을 응시하듯 말했다.
그는 봄이면 가을과 겨울투어 기획에 매달리고 다시 겨울이면 봄투어를 기획하는 반복된 삶을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최고봉? 베테랑일뿐
보아가 NHK ‘홍백가합전’에 나가고 배용준이 욘사마 열풍을 일으키기 오래전에
조용필은 이미 ‘홍백가합전’에 4번이나 출연한 한류스타였다.
하지만 조용필은 한류열풍에 대해
“좋은 거다.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거니까”라면서도
“다시 일본무대에 서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락은 많이 오지만 단순히 노래 몇 곡 부르고 올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가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왕’(歌王)다운 면모였다.
록에서 시작해 발라드 트로트 팝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던 조용필.
그의 음악의 종착점은 어딜까.
그는 “오랫동안 하다보면 하고 싶은 게 있기 마련이다.
지금도 다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진행과정이다”고 답했다.
조용필은 대중음악의 최고봉이라는 평단의 찬사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나는 스스로를 최고봉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쪽에 최고봉이 어디있냐.
인기라는 게 영원한 것도 아니고.
오래했으니 베테랑이라면 몰라도….”
/전형화 aoi@sportstoday.co.kr /사진=박영태 moon@sportstoday.co.kr
http://www.stoo.com/html/stooview/2004/1201/0920114403121312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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