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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이 뮤직 칼럼니스트 a_shitake@hotmail.com
2004년 12월 30일  
  
  

요즘은 ‘국민가수’란 말이 흔한 말이 되어버렸지만, 아마도 남녀노소를 통틀어 반문했을 때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가수는 바로 조용필 한 사람 뿐 일 것이다.

조용필은 79년 ‘창 밖의 여자’부터 지난해 18집 ‘오버 더 레인보우’에 이르기 까지 스페셜 앨범을 포함 총 21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데뷔한지 2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창작 활동과 콘서트로 진정한 ‘국민가수’의 면면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었던 ‘35주년 기념 콘서트 - 더 히스토리’에 이어 두 번째로 출시된 ‘나는 조용필이다’ DVD타이틀에는, 지난 8월 2일 강원도 설악 종합 운동장에서 열렸던 ‘제1회 MBC 대한민국 음악축제’ 공연 실황을 담고 있다.

수록 곡으로는 ‘도시의 오페라’ ‘일성’ ‘꿈의 아리랑’ 등 최근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비롯, 너무나도 익숙한 ‘꿈’ ‘단발머리’ ‘비련’ ‘여행을 떠나요’등의 주옥같은 히트 곡들도 빠지지 않았다.

마치 공식처럼 굳어버린 ‘비련’의 ‘기도하는~’ 다음에 들려오는 여성 팬들의 비명 소리도 여전하다.

또한 관객과 하나가 되어 모두 손에 촛불을 들고 ‘친구여’를 합창하는 장면에서는, 오랜 세월을 함께한 친구와도 같은 조용필과 팬들과의 교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현대에 각박해 지는 세상과 혼란스런 정세에 영상들을 배경으로 고독하게 울려 퍼지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는 숙연함마저 느껴진다.

맨발의 디바 이은미와 함께한 ‘모나리자’도 이번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1시간 반이 넘는 공연 시간과 21곡의 히트곡이 담겼음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곡들이 몇 곡씩 빠지는 가수는 아마도 조용필 밖에는 없을 것이다.

너무도 많은 히트곡 때문에 ‘바람의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몇몇 히트곡들이 수록되지 못한 것이 이 타이틀에 유일한 단점이라면 단점.

이미 TV에서도 방영된 적이 있는 공연이라 굳이 DVD로 소장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이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dts와 돌비디지털 5.1채널의 사운드는 TV 방영시에는 느낄 수 없었던 공연장의 생생한 열기를 전해준다.





공연 실황 특성상 채널의 분리도 보다는 우퍼가 강조된 사운드가 수록됐다. 풀스크린의 화질도 최신 영화와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공연을 100% 즐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영상을 제공한다.

1장의 디스크로 출시된 타이틀인지라 일반적인 포토 갤러리와 조용필의 곡 ‘판도라의 상자’를 배경으로 공연 전 모습을 담은 뮤직 비디오만이 서플먼트로 수록된 점은 조금 아쉽다.

국내 최고의 가수가 펼치는 최고의 무대를 만끽하고 싶다면 주저할 필요 없이 이 타이틀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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