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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2005-04-01] 조용필 20집은 무엇으로 나올까?
2005.05.0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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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20집은 무엇으로 나올까?

[한겨레] 작곡가·공연기획자·라디오 DJ를 거친 한 음악산업 분석가가 바라본 음악산업의 미래
▣ 황재연/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분석가 me@musicbusiness.co.kr
음반 시장이 생긴 이래 전세게적으로 이런 불황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 현실을 반영하듯 서울 강남역의 신나라 레코드 매장이 없어졌다.
장사가 안되기 때문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어떤 이는 음악 시장의 규모가 축소된 것이 아니라 ‘음반시장’이 축소된 것뿐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음반이 지금까지 음악 시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 게 분명한 만큼 음반 판매량의 감소는
곧 음악 시장의 축소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음악 시장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음원 개념 ‘싱글’이 뜨고 있다
이런 격변기에서 한국 가요사의 산증인이자 변천의 나이테라고 할 수 있는 가수 조용필이 20집을 발표한다면
과연 어떤 형태로 음반을 발표하게 될까?
현재 조용필은 정규 음반 18장을 발표했다.
매년 1장씩 발표한다고 해도 최소한 2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면 2년 뒤 한국 음악 시장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아마 조용필은 ‘음반’이 아닌 디지털 ‘싱글’ 형태로 신곡을 발표할지도 모른다.
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가.
그건 바로 음악 산업의 속성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 시장은 크게 공연 시장과 복제 시장으로 구분된다.
우린 조용필 콘서트에 가기도 하고, 조용필의 CD를 사기도 한다.
그런데 이 두 시장은 서로 다른 구조를 보이지만 ‘감상’이라는 소비 형태는 같고,
여기서 우리가 아날로그 음악과 디지털 음악을 구분짓게 되는 건 바로 ‘복제 시장’에서의 일이다.
즉, 음악을 기록(녹음)하는 방법이 디지털 방식이냐 아날로그 방식이냐에 따라 결정될 뿐이다.
이렇게 녹음된 음악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선 ‘유통’이 필요하다.
여기엔 ‘물리적 유통’과 ‘논리적 유통’이라는 2가지 방식이 있다.
CD를 판매하는 것이 전자에 해당된다면, 인터넷에서 음악파일을 다운받는 건 후자에 해당된다.
기술 발전에 힘입어 전송이 간편하고 비용이 들지 않는 디지털 방식은 유통에서 강력한 힘을 얻게 됐다.
네트워크 세계에서 인류는 필연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 변화는 지금 인류의 음악산업을 통째로 바꿔놓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느 가수도 기획사도 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혁명’이 도래한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음악 산업은 그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음악 상품의 기본 단위인 ‘레퍼토리’(악곡)는 여전히 가치를 지니게 된다.
좋은 레퍼토리는 대중의 사랑을 받고,
쓰임이 많을수록 경제적 가치를 더 많이 발생시킨다.
아무리 디지털 음악 시장으로 전환했다고 해도 ‘음악’이라는 감성 가치는 기술에 좌우될 수 없다.
창작의 질이 좌우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도 여전히 존재한다.
아무리 시장이 불황이라고 해도 조용필의 인기는 변함이 없다. 음악이 히트하면 가수는 인기를 얻고
그 인기가 경제적 수익으로 연결되는 메커니즘은 여전히 존재하며,
다만 수익구조가 달라질 뿐이다.
또 수익구조는 달라질지언정 수익 발생의 원리는 변하지 않는다.
즉, ‘배타적 권리’가 음악 생산자에게 부여될 때만이 음악은 돈을 벌게 해준다.
누구나 함부로 CD를 복제하여 돌릴 수 있다면 어떻게 수익을 올릴 수 있겠는가.
아날로그 시대이든 디지털 시대이든 이 ‘복제의 배타성’에서 음악 산업을 지탱하는 경제 소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음반 시장의 주체자인 창작자·연주자·제작자·유통업자는 자신의 ‘직업’이 사라진다고 고민할 필요가 없으며,
다만 역할과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재빨리 감지해야 한다.

DRM 암호화가 필요한 이유 우린 더 이상 음반을 팔 수 없다.
아날로그 시장에선 ‘음반’(container·내용을 담는 그릇)이 상품 단위였다면,
이젠 ‘음원’(content·그릇에 담긴 내용)이 상품 단위가 된다.
예전엔 녹음을 한 뒤 음원을 카세트테이프나 LP, CD 등 물리적인 매체에 고정해서 복제를 제한하여
‘음원 복제의 배타성’을 만들어 ‘음반’을 팔면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음악에서는 ‘음원’만 유통할 수 있다.
MP3 파일 다운로드를 생각해보자. 한 곡, 즉 ‘싱글’이라는 최소 단위로 판매되면,
소비자들이 알아서 음원을 고정한다.
데이터를 팔고 나면 소비자들이 PC의 하드디스크나 MP3 플레이어의 메모리,
또는 휴대전화의 메모리에 고정하므로 생산자가 일일이 고정매체를 지정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CD 판매는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대신 음악파일의 암호화 문제가 대두됐다.
음악파일의 암호화에는 흔히 ‘DRM’(Digital Right Management)이라 불리는 기술이 사용되는데,
사실 이는 해킹 시간을 지연해놓은 것에 불과하다.
만약 앞으로 64비트 연산이 가능한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된 컴퓨터가 보급되면 이론적으로 해킹되는 시간이
1달에서 1주일 정도로 당겨지게 될 것이다. 디지털 음악 시대에 음악파일을 유통하려면 1주일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결론이다.
대신 스타 탄생의 경로는 더 다양해질 것이다.
해킹의 위험이 커질지라도 스타의 상품성은 변함없다.
오히려 복제의 보편성은 스타십을 더 가치 있게 만들 것이다.
대중매체는 스타 탄생에 더욱 몰두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휴대전화 벨소리 서비스 등 새로운 가공 수익원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므로 여기에 눈을 돌려야 한다.
새로운 수익원, 시스템 적응이 필요해 어쩌면 이 순간에 MP3란 파일 형식은 벌써 의미를 잃어가는지도 모른다.
고음질·저용량의 음악파일들이 하루가 다르게 나오고 있고,
MP3 플레이어보다는 휴대용미디어재생기(PMP·Portable Multimedia Player)란 용어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또 CD 플레이어들도 다양한 파일 형식을 재생할 수 있는 멀티 디코더를 탑재해 나오기도 한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의 출발과 함께 방송과 통신은 유합하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음악사업을 하는 이들은 일시적으로 수익이 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자정 능력은 이들을 곧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한겨레] 작곡가·공연기획자·라디오 DJ를 거친 한 음악산업 분석가가 바라본 음악산업의 미래
▣ 황재연/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분석가 me@musicbusiness.co.kr
음반 시장이 생긴 이래 전세게적으로 이런 불황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 현실을 반영하듯 서울 강남역의 신나라 레코드 매장이 없어졌다.
장사가 안되기 때문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어떤 이는 음악 시장의 규모가 축소된 것이 아니라 ‘음반시장’이 축소된 것뿐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음반이 지금까지 음악 시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 게 분명한 만큼 음반 판매량의 감소는
곧 음악 시장의 축소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음악 시장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음원 개념 ‘싱글’이 뜨고 있다
이런 격변기에서 한국 가요사의 산증인이자 변천의 나이테라고 할 수 있는 가수 조용필이 20집을 발표한다면
과연 어떤 형태로 음반을 발표하게 될까?
현재 조용필은 정규 음반 18장을 발표했다.
매년 1장씩 발표한다고 해도 최소한 2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면 2년 뒤 한국 음악 시장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아마 조용필은 ‘음반’이 아닌 디지털 ‘싱글’ 형태로 신곡을 발표할지도 모른다.
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가.
그건 바로 음악 산업의 속성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 시장은 크게 공연 시장과 복제 시장으로 구분된다.
우린 조용필 콘서트에 가기도 하고, 조용필의 CD를 사기도 한다.
그런데 이 두 시장은 서로 다른 구조를 보이지만 ‘감상’이라는 소비 형태는 같고,
여기서 우리가 아날로그 음악과 디지털 음악을 구분짓게 되는 건 바로 ‘복제 시장’에서의 일이다.
즉, 음악을 기록(녹음)하는 방법이 디지털 방식이냐 아날로그 방식이냐에 따라 결정될 뿐이다.
이렇게 녹음된 음악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선 ‘유통’이 필요하다.
여기엔 ‘물리적 유통’과 ‘논리적 유통’이라는 2가지 방식이 있다.
CD를 판매하는 것이 전자에 해당된다면, 인터넷에서 음악파일을 다운받는 건 후자에 해당된다.
기술 발전에 힘입어 전송이 간편하고 비용이 들지 않는 디지털 방식은 유통에서 강력한 힘을 얻게 됐다.
네트워크 세계에서 인류는 필연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 변화는 지금 인류의 음악산업을 통째로 바꿔놓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느 가수도 기획사도 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혁명’이 도래한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음악 산업은 그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음악 상품의 기본 단위인 ‘레퍼토리’(악곡)는 여전히 가치를 지니게 된다.
좋은 레퍼토리는 대중의 사랑을 받고,
쓰임이 많을수록 경제적 가치를 더 많이 발생시킨다.
아무리 디지털 음악 시장으로 전환했다고 해도 ‘음악’이라는 감성 가치는 기술에 좌우될 수 없다.
창작의 질이 좌우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도 여전히 존재한다.
아무리 시장이 불황이라고 해도 조용필의 인기는 변함이 없다. 음악이 히트하면 가수는 인기를 얻고
그 인기가 경제적 수익으로 연결되는 메커니즘은 여전히 존재하며,
다만 수익구조가 달라질 뿐이다.
또 수익구조는 달라질지언정 수익 발생의 원리는 변하지 않는다.
즉, ‘배타적 권리’가 음악 생산자에게 부여될 때만이 음악은 돈을 벌게 해준다.
누구나 함부로 CD를 복제하여 돌릴 수 있다면 어떻게 수익을 올릴 수 있겠는가.
아날로그 시대이든 디지털 시대이든 이 ‘복제의 배타성’에서 음악 산업을 지탱하는 경제 소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음반 시장의 주체자인 창작자·연주자·제작자·유통업자는 자신의 ‘직업’이 사라진다고 고민할 필요가 없으며,
다만 역할과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재빨리 감지해야 한다.

DRM 암호화가 필요한 이유 우린 더 이상 음반을 팔 수 없다.
아날로그 시장에선 ‘음반’(container·내용을 담는 그릇)이 상품 단위였다면,
이젠 ‘음원’(content·그릇에 담긴 내용)이 상품 단위가 된다.
예전엔 녹음을 한 뒤 음원을 카세트테이프나 LP, CD 등 물리적인 매체에 고정해서 복제를 제한하여
‘음원 복제의 배타성’을 만들어 ‘음반’을 팔면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음악에서는 ‘음원’만 유통할 수 있다.
MP3 파일 다운로드를 생각해보자. 한 곡, 즉 ‘싱글’이라는 최소 단위로 판매되면,
소비자들이 알아서 음원을 고정한다.
데이터를 팔고 나면 소비자들이 PC의 하드디스크나 MP3 플레이어의 메모리,
또는 휴대전화의 메모리에 고정하므로 생산자가 일일이 고정매체를 지정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CD 판매는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대신 음악파일의 암호화 문제가 대두됐다.
음악파일의 암호화에는 흔히 ‘DRM’(Digital Right Management)이라 불리는 기술이 사용되는데,
사실 이는 해킹 시간을 지연해놓은 것에 불과하다.
만약 앞으로 64비트 연산이 가능한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된 컴퓨터가 보급되면 이론적으로 해킹되는 시간이
1달에서 1주일 정도로 당겨지게 될 것이다. 디지털 음악 시대에 음악파일을 유통하려면 1주일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결론이다.
대신 스타 탄생의 경로는 더 다양해질 것이다.
해킹의 위험이 커질지라도 스타의 상품성은 변함없다.
오히려 복제의 보편성은 스타십을 더 가치 있게 만들 것이다.
대중매체는 스타 탄생에 더욱 몰두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휴대전화 벨소리 서비스 등 새로운 가공 수익원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므로 여기에 눈을 돌려야 한다.
새로운 수익원, 시스템 적응이 필요해 어쩌면 이 순간에 MP3란 파일 형식은 벌써 의미를 잃어가는지도 모른다.
고음질·저용량의 음악파일들이 하루가 다르게 나오고 있고,
MP3 플레이어보다는 휴대용미디어재생기(PMP·Portable Multimedia Player)란 용어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또 CD 플레이어들도 다양한 파일 형식을 재생할 수 있는 멀티 디코더를 탑재해 나오기도 한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의 출발과 함께 방송과 통신은 유합하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음악사업을 하는 이들은 일시적으로 수익이 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자정 능력은 이들을 곧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