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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5-04-22] 5월부터 10개 월드컵경기장 순회공연 조용필
2005.05.0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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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경기장을 도는‘필 앤 피스(Pil%26Peace)’콘서트와 서울시청 앞 무료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는 가수 조용필. 30일부터 전국은 그의 절창(絶唱)에 휩싸인다. 김창종기자
5월부터 10개 월드컵경기장 순회공연 조용필
“관객 오지않을까 걱정 꿈에 아내 자꾸 나타나”
“새도전… 위험할수록 부딪친다” 30일엔 서울시청광장 무료공연
최승현기자 vaidale@chosun.com
지난 19일 새벽 6시, 경부고속도로를 쏜살같이 달리는 벤츠 흰색 스포츠카가 있었다.
운전자는 선글라스를 쓴 조용필. 옆에는 아무도 없다.
그는 “힘들게 일하다 외로움이 느껴질 때마다 찾는다”는 경기도 화성 선산으로 가는 중.
그의 아내와 부모님이 있는 곳이다. 세상 두려울 게 없어 보이는 ‘가왕(歌王)’은 요즘 다시 ‘태산(泰山)’을 오르려 하고 있다.
“모두가 위험하다고 했죠. 스타디움 공연만으로 전국 투어를 한다는 건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도전이라 망설임도 많았죠.
꽤 긴장했는지 아내가 자꾸 꿈에 나타나서….”
조용필의 전국 월드컵 경기장 투어 ‘필 앤 피스(Pil%26Peace)’. 5월 8일 제주도부터
그는 ‘붉은 악마’의 함성이 울려 퍼지던 짙푸른 경기장 잔디 위를 자신의 팬들로 차곡차곡 채워 나가야 한다.
올 한 해 10개 월드컵 경기장을 전부 돌겠다는 계획.
‘그’가 아니면 벌일 수 없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대사건’이다.
그는 “관객동원에 걱정이 왜 없겠느냐?”며 “10군데 모두 성공하리라 믿지는 않지만 꼭 전 경기장을 다 돌고 싶다.
위험할수록 난 부딪친다”고 했다.
공연명에 들어간 ‘피스(Peace)’란 단어의 정체가 궁금하다.
“음악은 생각이나 주장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있잖아요.
제 음악이 매개체가 돼서 공연장을 찾는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편안하게 하나됨을 느꼈으면 하는 거죠.”
어느 경기장에서나 똑같은 무대는 평화의 상징인 거대한 비둘기 날개가 무대 양측에 높이 25m로 펼쳐진다.
스타디움 공연에 대한 그의 욕심은 아마도 2003년 8월 30일부터 비롯된 것 같다.
그의 35주년 기념 무대가 펼쳐진 잠실 주경기장에 모인 5만여명 관객들은 심술궂은 장대비쯤 괘념치 않았다.
‘우중(雨中)’에 모여든, 끝이 보이지 않는 인파를 보며 조용필은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울었다.
“그땐 얼마나 감동했는지…. 설마 올해는 비가 안 오겠지요? 하하.”
‘필 앤 피스’에 환한 ‘조명탄’이 될 오는 30일 서울시청 앞 무료 공연 또한 그에게 커다란 의미다.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이곳에 오는 누구든, 조용필의 가슴에서 쏟아지는 노래에 젖어들 수 있다.
“지난 94년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가진 무료공연 때가 생각나서요.
조선비치호텔에서 극동호텔까지 백사장, 도로 할 것 없이 완전히 사람들로 꽉 채워졌었죠.
그때 경찰집계가 46만명이었는데, 누구도 예상 못한 일이죠.”
무심코 물었다.
“노래 말고 다른 걸 하고 싶다는 생각, 해본 적 있나요?”
그는 씩 웃으며 말했다.
“남들이 그런 질문 할 때만 생각해 보는데, 음 답이 안 나와요.
나는 나를 잘 몰라요.
그냥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 꿈꿔 왔던 것을 하면서 살 뿐이지. 억지로 하는 건 뭐든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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