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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토요일 밤 서울은 살 만했다



서울은 살 만한 곳인가.

적어도 지난 토요일 저녁 서울시청 앞에서라면 “그렇다”고 자신있게 답하겠다.

서울시청 앞에 잔디광장이 생긴 지 1년,

이날 도심의 잔디밭은 가장 멋진 변신(變身)을 했다.

‘조용필 콘서트장’으로의 탈바꿈이다.

잔디는 푹신한 객석, 시청 정문 계단과 주변 건물은 발코니석(席), 무대 뒤편 빌딩숲은 그대로 거대한 세트였다.

두 시간 동안 서울 복판을 들썩여놓은 조용필 콘서트에는 평소 그의 공연장에서 쉽게 볼 수 없을 풍경이 많았다.

나이 지긋한 커플들이 시청 계단에 빼곡히 앉아 목청껏 ‘친구여’를 따라부르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태평로 아스팔트 위에서 생면부지 사람들이 어우러져 ‘여행을 떠나요’에 춤추는 모습도 전혀 추해 보이지 않았다.

택배(宅配) 오토바이를 몰고가다 멈춘 장정들이 짐받이에 올라서서 먼 발치 무대에 넋을 놓았다.

어린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신바람을 냈다.

가난한 젊은 연인들은 서로 편히 기댄 채 풍성한 봄밤의 흥취에 빠져들었다.

카메라를 치켜든 노소(老少)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물 만난 듯 누비고 다녔다. 외국인들도 드문 구경거리를 놓치지 않았다.

많게는 10만원 넘는 조용필 공연 티켓이 하늘에서 쏟아진 격이었다. 5만 시민 모두가 행복했다.

사람들은 한 스타의 무상(無償) 공연이 얼마나 큰 위안일 수 있는지 실감했다.

영국 공연 사상 최고의 무료 무대는 1991년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열린 ‘Pavarotti in the Park’(파바로티, 공원에서)였다.

테너 파바로티의 데뷔 30년 공연은 장대비가 쏟아지는데도 15만명을 모았다.

공연비용 20억원은 유명 인사와 기업들에게 한 자리에 30만~60만원 하는 ‘VIP 패키지 티켓’ 4500세트를 팔아 충당했다.

소수의 비싼 입장료가 다수의 무료 입장을 열어준 셈이다.

이 공연은 TV 중계료로 수익금까지 톡톡히 남겨 자연보호 캠페인에 기부했다.

조용필도 이미 1994년 해운대 무료 공연에서 10만 넘는 군중을 모아 한국 공연문화에 한 획을 그었다.

그는 이제 서울의 삭막한 콘크리트 정글을 월드컵 이래 가장 뜨겁게 달궜다.

전국 순회 공연을 코앞에 두고도 몸 사리지 않고 내내 열창(熱唱)을 토하는 그에게서 진정한 스타의 모습을 보았다.

하이드파크 무료 공연에 나선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파바로티가 했던 대답은 조용필의 것이기도 하겠다.

“내 어렸을 때 돈과 정장이 없어서 오페라를 보러갈 수 없었지요.”

훌륭한 무료 공연이 한 스타의 헌신만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

뉴욕 센트럴파크에 보석 같은 무료 공연이 끊이지 않는 건 기업가나 재단들의 통 큰 후원금과 기획력 덕분이다.

1979~81년 제임스 테일러, 엘튼 존, 사이먼과 가펑클의 무료 공연을 차례로 기획해

100만명을 즐겁게 한 사람은 의류회사 ‘글로리아 밴더빌트’의 워런 허시 사장이었다.

수십년째 이어온 뉴욕 필하모닉 연주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공연, 델라코트극장 셰익스피어극을 후원하겠다는 기업도

몇년씩 줄을 서 있다.

뉴욕 사람들은 담요와 피크닉 가방을 들고나와 귀한 공연들을 공짜로 누릴 수 있는

센트럴파크와 뉴욕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조용필이 노래하는 동안 서울시청 앞은 센트럴파크의 7만평 ‘Great Lawn’(대잔디밭)도 부럽지 않았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맘 먹기에 따라 대도시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체감했다.

한강 둔치, 여의도공원, 언젠가 용산에 들어설 대공원까지 그 토요일 저녁 서울시청 앞만 같다면 분명 서울 살 만하다.

(오태진·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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