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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을 노래하라 서울의 밤은 행복 했노라



하이 서울 페스티벌 2005전야제 가다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다.

입추의 여지가 없다는 말 그대로 서울 시청앞 그 너른 광장을 빈틈없이 인파로 메우는 것.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 할머니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뗀 꼬마 아가씨,

그리고 넥타이 부대까지 거의 모든 세대를 음악이라는 코드로 아우를 수 있는 것.

5만이든 10만이든 수에 상관없이 모든 관객의 호흡 하나까지도 지배하는 음악적 카리스마를 휘두를 수 있는 것.

오직 그만이… ,

바로 조용필만이 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있었던

하이서울페스티벌 2005 전야제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조용필을 만났다.


빌딩 숲 잠 깨운 무대·객석 대합창

▲행복지수를 올려라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사람….'

하루 종일 참아왔던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별다른 인사와 소개도 필요없이 시작한 노래지만

이미 그곳에 모인 이들은 어느새 함께 그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무대와 객석이 따로 없는 대합창이 어우러졌다.

푸른 잔디를 둘러싼 빌딩숲에 대합창이 울려 퍼지자

대형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공연과 같이 소리는 그 웅장함을 더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기의 가수와 한데 어우러진다는 자체만으로

현장을 가득 메운 이들의 행복감은 더할 나위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 모든 행복이 무료로 주어졌다니

이날 밤만은 서울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자랑이었을까?

봄밤의 정취가 그렇게 모든 이들에게 행복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누가 서울시민의 행복지수가 그토록 낮다고 했던가?

서울시 위정자는 그리고 기업의 총수는 이날 시민들의 얼굴을 두고두고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



▲영원한 젊음 그리고 오빠


누구는 지방에서 새벽차를 타고 왔다고 했고

다른 사람은 아침부터 도시락과 함께 자리를 맡았다고 했다.

빨간티도 입지 않았고 촛불도 들지 않았던 이들은

대신 '우리는 조용필 팬이다'는 축구서포터즈가 들고 다닐 만한 응원용 수건을 펼쳐들고 여전히 감격스러워했다.

이제는 남편과 그리고 아이와 함께 이날 자신의 오빠를 기다린 이들의 맘만큼은

◀勺像燒美? ◀諸じ?? ◀?아직 사랑을 몰라> 등의 곡에 설레던 십수 년 전 소녀의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이날 공연은 단순히 조용필의 늙지 않는 오빠부대만의 자리는 아니었다.

◀1맙? ◀訣痔?세계>를 추억에 젖어 부르는 중년의 신사도 함께했다.

노래를 함께하는 순간만큼은 나이를 잊고 세상의 시름도 함께 잊고

젊음으로 회기하는 듯한 묘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조용필은 그들에게 영원한 오빠이자 젊음의 코드였다.



▲서울 그리고 조용필


조용필에게는 ◀??서울 서울> ◀璣? 등 서울을 주제로 한 굵직한 노래들이 많다.

이날 공연에서는 또 하나의 서울 관련 노래가 추가됐다.

삭막한 도심 한가운데 생명의 물줄기를 열 청계천 복원 사업에 즈음해

◀뺐蛙?이란 곡을 부르게 된 것.

공연 중 조용필은 "서울 시민의 한 사람으로 이런 역사적 사업에 참여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며

"청계천이 아름답게 변해가는 것에 대한 노래를 만들어 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노래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벌이는 서울시가

조용필 측에 청계천에 관련한 노래를 만들자는 제안을 해 생겼다고 한다.

조용필은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이 노래 한 곡을 만드는 데 1년을 꼬박 바쳤다.

이날 흡사 종교집회를 이끄는 전도사의 면모를 보인 한 정치인을 비웃기라도 하듯

조용필은

"어떤 정치색도 배제하고 청계천을 통한 자연의 소생을 노래하고 싶었다"는 소회를 측근들에게 비췄다고 한다.



▲신화는 계속된다


이미 1994년 부산 해운대에서 10만 관객을 모아 놓고 무료 공연을 선보이며

한국 공연 문화에 한 획을 그은 조용필.

작년 'Pil & Feel'에 이어 올해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Pil & Peace'라는 브랜드로

제주 수원 부산 대구 등 전국 10대 도시의 대형 스타디움에서 초대형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8일 제주도 월드컵경기장을 시작으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이번 투어는

관객 목표만 30만 명에 달하는 전무후무한 규모다.


특히 평화라는 주제와 걸맞게 무대도 비둘기를 형상화해서

메인 무대와 양옆 날개의 높이가 각각 15m와 25m,

총 폭 110m의 대형으로 준비한다.

무대에 동원되는 공연 장비만 5톤 트럭 65대 분량이며,

스태프 수만 800여 명에 달한다고 하니 매머드라는 형용이 딱 들어맞는다.

한 명의 가수가 하는 스타디움 전국 순회 공연이라는 점에서

조용필만이 시도할 수 있는 도전인 셈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조용필은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성한 기자 강성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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