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뉴스

신문사  
기사 날짜  
[데스크시각] 조용필로 본 서울/임태순 지방자치뉴스부장



조용필이 누구인가.

우리 시대 최고의 가수 아닌가.

그런 그가 길거리 공연을 한다니.

지난달 30일 서울시청앞 잔디광장. 저녁 7시30분쯤 시작한다고 해서 시간에 맞춰 갔다.

늦게 가는 만큼 잔디광장 끝에서만은 볼 줄 알았지만 오산이었다.

광장은 사람들로 빽빽이 차 몸을 움직이기도 쉽지 않았다.

2002년 서울 월드컵 때 생각이 나서 인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클럽으로 갔다.

거기에도 눈치 빠른 사람들이 미리 창가 자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하던 차에 시청광장 건너편 덕수궁쪽 인도가 한산한 것이 눈에 띄었다.

프레스센터를 빠져나와 덕수궁쪽 차도 옆 인도에 터를 잡았다.

이곳도 금세 많은 사람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곧 막이 오르고 ‘단발머리’가 흘러나왔다.

무대와 멀리 떨어진데다 잔디광장의 인파와 차도를 지나는 차량들의 행렬로 조용필씨를 볼 수 없었지만

무대 옆에 설치된 대형 TV스크린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야외공연인 탓인지 분위기 있는 노래보다는 템포 빠른 노래가 이어졌다.

노래가 흘러나오는 동안 차도로는 버스, 택시 등 많은 차량들이 부산하게 오갔다.

교통신호에 걸린 시내버스가 시야를 가리면 인도의 관객들이 빨리 가라고 손짓을 하기도 했다.

일부 택시기사나 승용차에 탄 사람들은 차가 잠시 멈춰 서 있는 순간 창밖으로 몸을 빼내 서울광장을 바라보기도 해

조용필의 식지 않은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시청앞 서울광장은 서울시민들의 사랑방이 된 지 오래다.

직장인들은 점심시간 잔디광장을 쉼터나 산책로로 이용하고 학생들도 분수대를 뛰어다니며 더위를 피한다.

차도에는 버스전용중앙차로 등을 골자로 하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효과도 나타났다.

간혹 처우개선을 해주지 않으면 파업에 나서겠다는 안내문을 붙인 버스가 다니긴 했지만

버스기사들도 한결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수많은 차량이 오갔지만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버스도 없었다.

친환경연료를 사용하는 버스로 교체했기 때문이다.

조용필씨의 인기도 여전했다.

길거리 관람객은 40대 이상이 많았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50대의 모습도 보였고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들도 많이 보였다.

물론 중·고교생으로 보이는 오빠부대들도 보였다.

관람분위기는 랩가수들처럼 열정적이지는 않았다.

간혹 아줌마, 아저씨들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주책을 부려보지만 열기가 달아오르지는 않았다.

10대 오빠부대들도 괴성을 질렀지만 기대만큼 주위의 호응이 없자 머쓱해졌다.

청계천복원을 기념하는 신곡 ‘청계천’이 첫선을 보이고 ‘서울 서울 서울’이 울려퍼지면서 공연은 정점에 올랐다.

얼핏 이번 행사는 이명박시장이 자신의 전리품 앞에서 승전고를 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 막바지에 조용필씨가 이명박시장을 소개했다.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오른 이명박시장이 “여러분 반갑니다.”라고 하자

주위의 10대는 “하나도 안 반가운데, 에이 노래나 계속하지.”하고 핀잔을 준다.

그러나 청계천, 서울광장 등 자신의 치적을 이야기하자 여기저기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잠재적 대권후보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이명박시장의 인사가 끝나고 조용필씨가 노래를 몇곡 더 부른 뒤 공연은 끝났다.

시청광장에서 이어지는 빛의 공연과 폭죽쇼를 뒤로하고 발길을 돌렸다.

인도 옆에는 벌써부터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이 문을 열고 손님을 부르고 있었다.

2시간 가까이 길가에 서서 노래를 들어서인지 목이 칼칼했다.

시장했지만 노점상 음식에도 별로 눈길이 가지 않았다.

순간 청계천을 복원하고 서울광장을 만드는 등

화려하고 가시적인 큰 토목공사도 좋지만

작은 공원을 만들고 산길을 정비하는 생활토목에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서울시장이 대권을 위한 징검다리, 정당들의 세과시를 위한 자리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서울시장은 서울을 위한, 서울에 의한, 서울을 위한 시장이 되어야 한다.

마음씨 좋은 우체국 할아버지 같은 사람이 시청에서 시민들에게 넉넉한 웃음을 던지는 시장을 기대해본다.


임태순 지방자치뉴스부장 stslim@seoul.co.kr
번호 제목 신문사 기사 날짜 조회 수
593 [경인일보 2005-05-30] 조용필콘서트 열광의 무대     5200
592 [경인일보 2005-05-28] 평화를 부르는 영혼의 소리, 조용필 콘서트     5177
591 [스포츠 칸 2005-05-26] 조용필, 공연 역사를 새로 쓰다     4815
590 [국민일보 2005-05-27] 조용필 콘서트 투어 ‘Pil & Peace’ 28일 수원서     4869
589 [영남일보 2005-05-26] '조용필의 모든 것'대구서 펼친다     4902
588 [경향신문 2005-05-26] [이주일의 공연]‘PIL %26 PEACE’ 조용필 콘서트 外     5091
587 [시민일보 2005-05-26] 경기관광공사 ‘혈세 펑펑’     5094
586 [경인일보 2005-05-26] 조용필 콘서트 '초대형 무대'     4839
585 그때 왜 조용필(만)이 떴을까     4934
584 [스포츠 투데이 2005-05-24] 왜? 조용필은 가출했을까…한국 팝의 고고학 1960,     4845
583 [경인일보 2005-05-23] 조용필 팬클럽 연합 집결 '떠들썩'     5339
582 [경인일보 2005-05-26] 영원한 조용필 팬들     4822
581 [부산일보 2005-05-20] [당당한 짝퉁들] 위문공연 한무대에 서다     5258
580 [전남일보 2005-05-19] 문화도시에 공연장이 없다     5198
579 [경인일보]PIL %26 PEACE 조용필 수원 콘서트 file     5285
578 [YTN 2005-05-14]역시! 조용필!! file     5275
577 [한라일보 2005-05-10] 대형공연 관람수준 멀었다     5264
576 [고뉴스 2005-05-13] 이선희, 조용필 제치고 대역전극 [1]     5363
» [서울신문 2005-05-12] [데스크시각] 조용필로 본 서울/임태순 지방자치뉴스부장     5174
574 [고뉴스 2005-05-12] 콘서트에서도 '중년 파워' 실감     5206

공식 미지 트위터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수익금 '음악역 1939' 전달식 (왼쪽부터 조폐공사 류진열 사업 이사, 김성기 가평군수, 음악역 1939 송홍섭 대표) [음악역 1939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가왕'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판...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음악영재 지원 사업에 후원한다.   공사는 11일 경기도 가평 뮤질빌리지 '음악역 1939'에서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가운데 2500만원을 가평군과 함께 가평뮤직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