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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2005-08-24] 평양속 조용필
2005.08.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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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속 조용필
"공감없는 민족 이질감 재확인한 자리"
]북한의 김정일은 일본에서 활동중인 트롯 가수 김연자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간들어지고 애끓는 창법을 구사하는 김연자는 북한주민보다 김정일이 좋아하는 남한가수라고 한다.
가요계에서 80년대는 조용필의 위대한 탄생의 시기였다.
이 시기의 조용필은◀▷邦?여자>, ◀克?, ◀炳蔘疸?, ◀結?미워 미워>, ◀軀煮竝?민들레야>, ◀廚?, ◀1맙?, ◀昇?등
수많은 히트곡을 부르면서 국민가수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80년대 가요계를 완전 정복하였던 남한의 가수가 북한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은
특히 386세대들에게 다른 감정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2005년 평양에 남한의 80년대를 가수 조용필이 오버랩시켰다.
민주화의 열망이 남한 사회를 뒤덮었던 그 시대의 가수가
북한에서 공연을 했다는 것은 이상야릇한 감정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민주화의 바람이 저 얼어붙은 동토의 땅 북한에서도 불까하는 황당한 기대를 가져보면서…
북한에 있어서 예술은 단순히 남한에서 생각하는 예술이 아니다.
북한 예술은 체제선동과 선전의 수단이다. 아무리 북한이 변했다고 하여도 탈북 예술인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북한에서의 예술은 변함이 없다.
죽은 예술의 나라 북한에서 삭막한 문화지대 평양에서 조용필이 남한 예술을 공연하는 것은 80대 노인이 랩을 듣는 것처럼 무척이나 힘들어 보인다.
%26laquo; 조용필 평양2005 %26raquo; 공연장을 찾은 7000여명의 평양 시민은 대부분 문화예술계 인사들이었다고 전해진다.
여성들은 단색의 한복을, 남성들은 넥타이를 맨 와이셔츠 차림이 대부분이었다.
도저히 문화예술의 혼이 들어 갈 틈이 보이지 않는 관객들의 옷차림들이다.
자기가 풀지 않고는 남이 풀 수 없는 단단한 매듭을 가진 한복과 넥타이 관객을 상대로 조용필은 노래를 그것도 자기의 노래를 불렀다.
마치 혼자 노래방에 들어가 노래를 부르듯 가수, 관객, 그리고 TV시청자들 모두 공감대없이 각자가 최선을 다한 공연이었다.
가수는 가수대로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불렀고,
동원이 됐던 안됐던 그날 참석한 북한 관객들도 ‘봉선화’, ‘황성옛터’와 같은 흘러간 노래와 한반도기가 나풀거릴때까지
자세하나 흐트리지 않고 끈기있게 조용필의 노래를 들어주는 인내심을 발휘해 주었다.
그리고 TV를 시청한 우리들은 조용필이란 국민가수 하나만 보고 보기 힘든 장면들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지켜보아야 했다.
가장 고생한 사람은 그래도 조용필이다.
예술인들이라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광경을 눈앞에 두고 남한 가수 조용필은 갖은 노력을 다해가면서 자기의 끼를 발산하여야 했다.
%26laquo; 조용필 평양2005 %26raquo;에 관객과 함께하는 조용필이란 남한 가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화려한 무대장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 가수와 관객이 하나가 되고 관객은 가수와,
가수는 관객과 함께되는 순간은 드물었다.
미루어 짐작하건데 공연 중간 중간 조용필은 그의 노래 가사대로 ‘웃고 있어도 울고’있었는지도 모른다.
공연 무대에 선 예술인이 관객과 어색한 관계에서 훌륭한 자기자신의 끼를 100%25 보여줄 수 없다.
무대가 훌륭한들 관객들이 공감하지 않는다면 공연은 실패이다.
조용필은 그의 대표곡을 열창해 보지만 북한 관객과 가수사이에는 썰렁함이 흐렀고,
현장에서는 어땠는지 알 수 없지만,
TV에서의 음향은 툭툭 끊어지고 한마디로 형편없었다.
실제 현장에서의 음향이 그러했다면 가수들은 공연내내 짜증났을 것이고 화가 치밀어 올랐을 것이다.
TV를 통해 조용필 평양공연을 보는 시청자들은 보는 것 자체가 불편함이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저러다가 …혹시 …’ 웬지 모를 불안감으로 지켜보다가 민족이니 뭐니하는 것들은 이내 머리속에서 지워져 버린다.
시간은 흘러 조용필은 마지막 곡 ‘꿈의 아리랑’을 불렀다.
그리고 짜여진 각본대로 다시 무대로 나올 것을 안 조용필은 “제 인생에서 가장 값진 하루였습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무대뒤로 사라졌다.
곧이어 북한 관객들의 ‘일동 박수’소리에 다시 무대에 나와서 ‘홀로 아리랑’을 불렀다.
“맞습니다. 제가 여기 오기 전에 생각한 것이, 음악은 남과 북이 똑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라는 말을 남기며 공연의 막을 내렸다.
음악은 남과 북이 똑같다는 말을 남긴 조용필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음악이란 원래 시공을 넘나드는 것이기에 분단 50년이란 시간과 갈라진 남북공간을 왜 뛰어넘지 못하겠는가 ?
그러나 이번 %26laquo; 조용필 평양2005 %26raquo;은 관객없이 치러진 공연 예술처럼 민족 이질감을 재확인한 자리였다.
민족의 상징물인 한반도기만 펄럭이고 차갑게 식어버린 광복이전의 공동의 의식과 감정에 불을 붙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조용필의 말처럼 ‘음악은 남과 북이 똑같다’는 명제가 남겨준 숙제만 뒤로 한채로…
나기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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