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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2005-10-01] 조용필, 폭우 속 열창에 관중들 탄성
2005.10.0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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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폭우 속 열창에 관중들 탄성
억수같이 쏟아붓는 빗줄기도 '가왕(歌王)'의 절창을 막진 못했다.
'작은 거인' 조용필의 한반도 투어 6번째 공연인 '2005 PIL %26 PEACE 조용필 콘서트'가 30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그의 공연을 하늘이 시샘해서였을까. 하늘은 마치 구멍이 난듯 비를 퍼부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객석은 가득 차 있었다. 4만여 관객들은 "오빠"를 연호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조용필은 팬들의 기대에 보답이라도 하듯 2시간 30분 동안 쉴새없는 열창을 쏟아냈다.
무대 위에 설치돼 있던 거대한 흰색 천막이 떨어지고 무대가 좌우로 갈리며 등장한 조용필은 오프닝으로 '어제 오늘 그리고' , '마도요' 등을 불렀다. 조용필은 비를 맞으면서도 꿋꿋이 앉아 있는 관객들을 보며 "정말 죄송하다. 제가 덕이 부족한 탓에 비가 오는 것 같다. 작년, 재작년에도 콘서트 때 비가 와서 속상했는데 올해도 그런다. 정말 죄송하다"고 미안함을 표현했다.
하지만 조용필은 "비가 아무리 많이 내려도 음악 앞에선 꼼짝 못 한다. 비오는 날 밤에 조용필과 함께 놀았다고 생각해 달라"고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후의 공연은 조용필의 확언 그대로였다. '그 겨울의 찻집', '고추잠자리', '단발머리'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무대를 가열시킨 조용필은 관객과 함께 비를 맞길 '자청'했다. 무대가 자동으로 객석의 중앙으로 이동한 것. 조용필이 비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돌아와요 부산항에', '허공', '친구여'를 열창하자 관객들은 환호를 넘어 숙연한 모습까지 보여줬다.
콘서트의 절정은 '모나리자'와 '추억속의 재회'가 울려퍼지던 순간이었다. 조용필의 절창에 합창단의 화음과 폭죽 등이 어우러지자 4만여 관중들은 연출이라도 한듯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필"을 연호했다. 30대 이상의 성인들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10대들이 아이돌 스타에 열광하는 모습과도 똑같았다.
조용필은 그외에도 '서울 서울 서울', '한강', '킬리만자로의 표범', '여행을 떠나요' 등을 부르며 관중들을 열광에 도가니로 빠져들게 했다. 특히 조용필은 예정된 순서를 모두 마치고 무대를 떠났지만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다시 무대로 돌아와 '물망초' 등 2곡을 더 선사하는 '애프터 서비스'를 선사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 콘서트는 열창 뿐 아니라 규모로서도 조용필이란 이름 석 자에 걸맞았다. 비둘기 날개 형태의 무대 길이는 무려 110m. 조용필의 역대 공연 중 최대 규모였다. 무대 뿐만이 아니었다. 5톤 트럭 65대분의 공연장비, 50대의 대형 서치라이트, 1500여명의 스태프들이 동원된 최대의 콘서트였다.
이번 '2005 PIL %26 PEACE 조용필 콘서트' 서울 공연은 제주, 수원, 부산, 대구, 평양에 이어 6번째로 실시된 것으로 하반기엔 대전, 광주, 인천 투어가 이어지게 된다.
한편 이날 공연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등도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켜 눈길을 끌었다.
[30일 서울 잠실 주경기장서 열린 '2005 PIL %26 PEACE 조용필 콘서트'에서 열창하고 있는 조용필사진 = 김한준 기자]
(김한준 기자 star@my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