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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열정에 관하여



일요일 새벽,

한산한 지하철 안 승객들은 저마다 나른해 보였다.

휴일의 늦잠을 포기하고 어딘가로 향하는 그들 얼굴에서는 언뜻언뜻 피곤과 권태가 엿보이기도 했다.

정적 속에서 지하철 소음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

그런데 그 소음 사이로 발자국 소리와 소근거림이 들려오는가 싶더니

은밀한 생기가 떠돌기 시작했다.

생기의 근원은 출입구 근처로 다가오고 들뜬 표정의 소녀들이었다.

소근거리다가 조금씩 커져가는 목소리는 밝았고 한쪽으로 몰려드는 발자국 소리에서는 설렘이 느껴졌다.

몇몇 소녀는 피켓을 들고 있었지만 글자는 잘 보이지 않았다.

피켓 사진 속 어여쁜 청년들이 댄스그룹 멤버들이라는 사실을 겨우 알아차렸을때,

출입문이 열리고 소녀들은 떠났다.

누군가 혀를 차며 말했다.

"어린 것들이 가수 뒤꽁무니나 쫓아다니고…."

그 목소리는 단숨에 나를 세월 저쪽으로 이끌었다.

부산시민회관 안에서 똑같은 말을 들었던 그때,

나는 중학생이었다.

조용필 리사이틀 막이 오르고 '오빠' 얼굴이 조명 아래 등장하자

나도 모르게 무대 앞으로 달려갔다가 다른 많은 여학생들과 함께 가차없이 뒤로 내동댕이쳐진 순간이었다.

말할 수 없는 굴욕감과 반항심이 솟아올랐지만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바람에

나는 곧 모든 것을 잊고 공연에만 몰두했다.

하지만 그 몰두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점차 시들해졌다.

대신 나는 야구장이나 전자오락실에 파묻혀 청춘을 소비했다.

물론 지금은 야구중계도 안 보고 컴퓨터 게임에도 관심이 없다.

어쩌다 조용필 노래를 듣게 되면,

함께 나이 들어가는 큰오라버니처럼 여겨져서 애잔해지기도 한다.

그 시절 내게는 열정을 쏟아부을 그 무언가가 필요했을 뿐,

그것이 무언인지는중요하지 않았다.

세상이 청년들에게 원하는 포부나 실용 따위와는 거리가 먼 것일수록 몰두에는 더욱 적합했다.

그렇게 청춘을 견뎌가며 나는 이렇게 기성세대가 되었다.

이제는 무언가 굳어진 것도 같고 무언가 완성된 것도 같다.

하지만 그만큼 열정은 더 이상 유입되지도,

터져나가지도 않는다.

그 시절 이맘때는 새학기를 앞두고 설레던 시기였는데….

한동안 달력을 바라보다가 심호흡을 해본다.

막바지 겨울의 틈새를 뚫고서 봄 기운이 내 열정의 휴화산으로 흘러들고 있다.

[고은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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