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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만물상] 조용필

2003.09.0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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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여름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테너 파바로티의 데뷔 30년 기념공연을 기다리던 관중들 머리 위로 세찬 빗발이 쏟아졌다. 우산을 받쳐들었던 15만 관중은 파바로티가 노래를 시작하자 일제히 우산을 접었다. 우산을 때리는 빗소리가 감상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메이저 총리는 “폭풍우가 와도 자리를 뜨지 않겠다”고 했다. 왕세자 찰스와 함께 온 다이애나도 야구모자를 쓰고 비닐 한 장을 옷 위에 두른 채 두 시간 공연을 지켜봤다.
생쥐처럼 흠뻑 젖은 다이애나를 당시 외신 사진으로 보면서 부러웠다. 악천후도 아랑곳하지 않고 좋은 노래, 귀한 공연을 행복하게 즐길 줄 아는 런던 시민들이 부러웠다. 그 부러움이 그저께 밤 잠실 주경기장에서 풀렸다. 조용필의 데뷔 35년 기념공연장에도 질기게 비가 내렸다. 공연에 앞서 조용필은 “자리가 많이 빌까 걱정”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그러나 4만5000석을 거짓말처럼 메웠다. 뒤집어 쓴 비닐 비옷들이 카드섹션처럼 빛나며 장관(壯觀)을 만들었다.

조용필은 인사말에서 “비가 야속하다”고 했다. 그러나 10대부터 70대까지 고루 섞인 관객들은 전혀 야속한 눈치가 아니었다. 특히 40~50대 ‘아저씨 아줌마’들이 그렇게 많이 온 공연장은 처음 봤다. ‘Q’ ‘허공’ ‘그 겨울의 찻집’ ‘모나리자’…. 중년 사내들이 그렇게 목청을 돋워가며 무대를 따라 합창하는 공연도 처음 봤다. 조용필이 먼저 간 아내 안진현을 기리는 ‘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자 객석은 “힘내 힘내”를 연호했다.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는 61세, 롤링스톤스의 믹 재거는 60세인데도 한창 때 못지 않은 기세로 무대를 휘젓고 다닌다. 에어로스미스의 스티븐 타일러는 55세이니 그에 비하면 청년이다. B B 킹은 78세 되도록 흐느끼듯 뜯는 기타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진한 블루스를 토하고 있다. 우리에겐 왜 그런 뮤지션이 없나 했던 부러움도 조용필이 풀어준다. 여느 가수 같으면 진작 ‘가요무대’에 섰을 53세에 조용필은 누구도 엄두 못낼 일대 축제를 잠실벌에 엮어냈다. 그것도 줄기찬 빗발 속에서.

비에 젖은 채 공연장을 나서는 사람들은 오히려 비가 내려 더 좋았다는 표정들이었다. 꿈에서 덜 깬 듯 저마다 노래를 흥얼거렸다. 사람들은 마냥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건 조용필 자신이다. 그렇게 폭 넓고 가슴 뜨거운 팬들을 그만큼 거느린 사람이 다시 있을까. 조용필은 공연 뒤풀이가 끝난 뒤 새벽까지 스태프들과 연말 공연을 상의했다. 1981년 50만명이 모여든 사이먼과 가펑클의 센트럴파크 공연을 보며 품었던 부러움도 조용필이 여의도 공연쯤으로 풀어주리라 기대해 본다.

(오태진 논설위원 tjoh@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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