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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고희경] ‘단발머리’ 아주머니들

올림픽 체조경기장은 이미 들썩이고 있었다. 콘서트가 시작된 모양이었다. ‘그 소녀 데려간 세월이 미워’지는 아줌마,아저씨들이 함께 청춘시대를 외치고 있다. 조용필은 시작부터 예의 하이톤으로 단발머리를 부르며 경기장 분위기를 휘어잡더니 ‘마도요’ ‘자존심’ ‘여행을 떠나요’로 몰아친다. 옆에 앉은 스태프에게 물었다.

“처음부터 100m 달리기로 출발이네. 이렇게 두 시간 콘서트하기는 힘들텐데 좀 쉬면서 가겠지요?” 무대 스태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공연 내내 이렇게 합니다. 지방에서도 그랬고 어제도 그랬어요. 쉬는 시간 하나 없이 2시간 30분이에요” 서른 곡 이상을 초대 손님이나 다른 무대 장치 도움 없이,그것도 빠른 곡들로만 내달린다는 것은 한국 가수,아니 웬만한 가창력을 가진 세계적인 팝가수들도 소화하기 힘들다.

내 앞에 자리잡은 60대 아주머니는 공연 내내 일어서서 앉을 줄을 모른다. ‘그 겨울의 찻집’에선 팔을 좌우로 느릿하게 흔들고 ‘태양의 눈’처럼 신나는 노래가 나오면 가볍게 엉덩이춤을 춘다. 흥에 겨운 그녀의 뒷모습은 영락없는 ‘비에 젖은 풀잎처럼 단발머리 곱게 빗은 그 소녀’다. 넋을 잃고 그 뒷모습을 보다 나도 모르게 박수치고 일어나게 되었다.

지난 몇 년간 연말이면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함께 준비해오던 가수를 낯선 공연장에서 관객으로 앉아 구경하려니 쓸쓸한 기분이 살짝 지나갔다. 하지만 무대 조명 제대로 나오는지,대형스크린에 애니메이션이 실수 없이 적절한 타이밍에 비쳐지는지,가수로서 컨디션은 조절이 잘 되는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볼 의무가 없다는 깨달음이 이내 자유로움을 준다. 아티스트도 대형 공연장에서 1만명이 넘는 관객을 한꺼번에 만나니 또 다른 흥이 나는 듯했다. 무대 공연물로 완성된 내러티브 때문에 레퍼토리에서 빠졌던 인기곡들을 오랜만에 듣는 즐거움이 있다. 덕분에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목청껏 불러보기도 하고 그 유명한 ‘비련’의 첫 대목 ‘기도하는∼’에선 비명도 마음껏 질러보았다.

공연기획 의무가 사라졌으니 대중문화 마니아들의 팬덤 현상 연구한답시고 객석 구경하며 앉아있었는데 웬걸,그날부터 내가 행복한 팬이 되었다.

고희경(예술의전당 교육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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