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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경향신문 
기사 날짜 201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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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가 지난 19일 경향신문사에서 열린 ‘K팝을 읽는 다섯 가지 코드’ 강연에서 싸이의 성공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 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ㆍ“춤·외모 완벽한 K팝과 ‘B급 싸이’의 성공은 사회 다양화 보여주는 것”

한류(韓流)가 시작된 지 올해로 12년째이다. 특히 지난 3년은 한국 대중음악 K팝이 한류를 주도해왔다.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카라, 소녀시대, 2NE1을 비롯한 여러 가수들의 어떤 매력이 국경 너머 아시아와 유럽, 미주에 이르기까지 세계인의 귀를 사로잡은 것일까.

지난 19일 경향신문사 5층에서 열린 알파레이디 문화톡톡 6월 강연자로 나선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K팝의 인기비결과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K팝을 읽는 다섯 가지 코드’를 주제로 두 시간 동안 열강했다. 이하 주요 내용을 요약했다.

▲ 국가 산업 된 대중문화 전 세계에 영향력 펼쳐

한류로 덕 본 한국 정부, K팝엔 돈 안 써 아쉬워


■ K팝 전사들: 성공의 다섯 요인

K팝의 주축이 되는 장르는 댄스음악이다. 흔히들 댄스음악은 음악성이 떨어진다고 치부한다. 하지만 댄스음악이야말로 대중음악의 기본이자 진정성을 갖는 장르다. 음악의 3요소인 멜로디, 리듬, 코드 중에서 가장 중요한 리듬이 살아있다.

우리의 장기는 이 댄스음악이다. 미국의 흑인을 제외한다면 세계 제일의 춤꾼들이다. 노래도 힘있고 시원하다. 우월한 가수의 자질들을 타고났다. 외모는 세계적으로 특급이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걸그룹들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평가한다. 개인적으로는 키 크고 잘 생긴 5인조 동방신기를 보고 내 조상을 원망했다.(웃음)

게다가 K팝 가수들은 프로그램이 뛰어나다. 막연히 기량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구조를 갖추고 있다. 융통성도 뛰어나서 제대로 무대가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도 공연할 수 있다. 걸그룹 ‘카라’가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본인들 공연장에서 직접 홍보물을 나눠주던 융통성 덕분이다. 이 다섯 가지가 K팝이 버텨온 기본재료이다.

■ 싸이: 다양성

이처럼 잘나가던 K팝이 국내 시장에서 반격을 받았다. 그 주인공 중 한 명이 싸이(PSY)다. 지난해 팝스타 마돈나의 공연에 초대받아 ‘강남스타일’로 합동무대를 선보였는데, 이는 마돈나가 “당신이 올해 최고”라고 인정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그의 서울시청 공연을 봤는데 가슴이 벌렁거리더라. 그런 싸이의 외모는 한마디로 ‘엽기’이다. 그는 빌보드차트에서 ‘강남스타일’이 2위를 차지한 뒤 기자가 인기 이유를 묻자 “B급 정서 아니겠느냐”고 대답했다. 싸이는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고, 찰리 채플린스러운 광대다. 그의 노래에서는 은근한 저항의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다. 그런 그가 ‘A급’을 모아놓은 K팝 전사들을 제치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켰다. 이는 사회가 다양화, 다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사회적 성공을 창출하는 것은 외모든 학력이든 더 이상 ‘A급’이 아니라는 점이다. 음악도 좋지만 그런 점 때문에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 조용필: 음악의 역사성

K팝의 성공을 반격한 또 다른 이는 조용필이다. 그의 나이가 올해 64세이다. 예전에 이 나이면 ‘뭐하러 새로운 일을 하느냐’고 했겠지만 이제 조용필 때문에 대화가 달라졌다. 조용필의 신곡 ‘바운스’와 ‘헬로’가 가요차트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세대가 그의 음악에 호응한 덕분이다. 그동안 우리 음악계는 젊은 세대의 독무대였지만, 나이 많고 경험이 풍부한 사람도 자리를 차지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음악 소비자들이 판단했기 때문에 조용필의 성공이 가능했다. 요즘 중2학년은 워낙 드세서 북한의 김정은도 얘네들이 무서워서 남한으로 못 내려온다는 얘기가 있더라. 그 중2학년인 내 딸(웃음)도 조용필의 노래가 아이돌의 음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목소리가 늙지 않았다고 하더라.

음악은 다양한 생각이 공존해야 한다. 장르가 협소하거나 하나만 독점한다면 문화적 힘을 갖지 못한다. 싸이, 조용필의 성공은 음악의 다양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로 볼 수 있다. 우리 시대는 다양성으로 가는 흐름 속에 있다. 이제는 한두 사람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뛰놀고 호흡하고 차이가 줄어드는 세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음악계가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모임에서 리더가 있듯이 한국 음악콘텐츠에서 그 중심은 K팝이다.


■ 아바: 국가산업으로서의 대중음악

팝그룹 아바(ABBA)의 남성멤버인 당대의 명작곡가 베니와 비욘은 활동을 마칠 때까지 스웨덴인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했던 것 같다. 유쾌한 수준의 국가주의 요소가 이들에게는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가 없는 스웨덴 출신이지만 영국의 비틀스처럼 성공하고 싶다는 이상과 열정이었다. 이들의 목표는 두 가지로, 할머니부터 갓난 아기까지 좋아하는 음악, 세월에 부패하지 않는 음악이었다. 장르적으로 이에 부합하는 것은 댄스음악이었고, 두 명의 여성보컬인 아그네사와 아니프리드를 통해 그들의 꿈을 실현시켰다.

K팝은 이 아바를 모델로 봐야 한다. 아바가 1970년대에 벌어들인 돈은 스웨덴 자동차회사 볼보의 매출을 누를 정도였다. 문화가 대박나면 기업 매출을 누를 수도 있다. 지난해 여수 엑스포의 스웨덴관에 가장 크게 걸린 게 아바의 사진이었다. ‘우리는 이처럼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가수가 있다’고 내세우고 싶었던 것이다. 과연 앞으로 한국은 엑스포에서 한국관에 K팝 가수들 사진을 걸지 궁금하다.

■ 엘비스 프레슬리: 대중문화의 힘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엘비스 프레슬리를 미국만의 문화를 표현할 수 있는 상징으로 봤다. 시골의 가난한 청년이었던 그는 흑인음악을 바탕으로 음악적 성공을 거두며 엄청난 부자가 됐다.

엘비스를 통해서 우리 미국은 신에 대한 찬양과 창의와 노력만 있으면 언제든지 신분상승이 되는 탄력적인 나라라고, 당시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유럽과 공산주의에 밀리고 있던 미국이 설파할 수 있던 것이다. 미국은 베트남전에서는 패배했지만, 미국 문화는 전 세계 젊은이들, 좌파지향적 지식인 계층을 석권했다. 소비에트연방은 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K팝을 통해 한국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K팝 지원에 돈을 좀처럼 안 쓴다. 한류로 제일 덕본 것은 한국 정부 아닌가. 아쉬운 점이다.

▲ 미국의 대중음악 뿌리는 흑인 노예들의 문화

미국의 대중음악은 남부의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노동비용을 낮추기 위해 18~19세기에 아프리카에서 북미로 강제이주된 흑인 노예들의 문화에서 비롯됐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맹수와 싸우던 아프리카 사람들은 노예가 되면서 퍼커션 사용이 금지됐다”고 전한다. 여기에서 철저한 한의 음악이자 ‘미국 음악의 어머니’인 블루스가 태어난다. 이 남부의 음악이 미국 북부지역으로 올라가면서 리듬을 되찾았고 템포가 빨라졌다. 여기에서 리듬앤드블루스(R&B)가 나왔다. 가스펠은 블루스가 형성되는 데 크게 기여한 교회음악이다.

‘미국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재즈는 남부 루이지애나에서 태어났다. 앵글로색슨계 백인에 비해 흑인에 대한 거부감이 적던 라틴계 프랑스 출신들이 트롬본, 색소폰 같은 서양 악기를 노예들과 함께 다루며 어울렸다. 여기에 흑인만의 정신이 심어져서 당김음(싱커페이션), 애드리브 등의 음악적 문법이 적용됐다.

이처럼 흑인이 미국에 준 ‘위대한 선물’을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대표적 인물이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사진)이다. 남부 미시시피 튜플로라는 시골마을에서 1935년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흑인들의 음악을 늘 접하며 지냈다. 데뷔 초에는 흑인 음악을 구사하는 그에게 백인들이 거부반응을 보였고,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는 로큰롤에 대해 ‘야비하고 부끄러운 음악’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몇 년 뒤에는 자신의 공연에 엘비스 프레슬리를 초청하기에 이른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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