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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숙의 行설水설]조용필이 좋다!

‘세시봉 열풍’이 한창이더니 뒤를 이어 <위대한 탄생>에 <나는 가수다> 등 각종 경연대회가 붐을 이루면서 바야흐로 ‘대중가요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오랫동안 댄스와 비주얼에 억눌려 있던 노래들이 마음껏 기를 펴고 웅성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나 같은 문외한도 간만에 대중가요의 진수를 만끽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아주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나의 원초적 무의식에 ‘조용필’이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노래에 대한 해석과 감동, 기타 등등 그 모든 판단의 기저에는 조용필이 있었다.

사실 나는 조용필의 팬이라고 하기엔 좀 ‘거시기한’ 편이다. 콘서트는 물론이고 음반 하나 산 적도, 열심히 들은 기억도 별로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는 조용필의 노래를 거의 다 알고 있었다. 레퍼토리만이 아니라 그의 노래가 지닌 저력까지도! 아마 많은 이들이 나와 비슷한 처지이리라. 그러니 참, 희한한 노릇이다. 특별한 열광의 과정이 없이도 바람과 비처럼 그냥 그렇게 젖어들다니. 그리고 어느덧 그의 노래가 없는 세상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니.

상식적인 말이지만, 조용필의 노래엔 경계가 없다. 민요와 뽕짝, 발라드에 록까지, 동서고금을 망라한다. 희로애락의 스펙트럼도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용필의 노래가 참 쉽고 편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그의 노래를 다른 가수들이 부를 때 비로소 알았다. 뛰어난 가창력과 리듬감에도 불구하고 내 귀에는 전혀 ‘다른’ 노래로 들렸다.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거기에는 결정적인 무언가가 결락되어 있었다.

그것은 결코 그 누구도 재현해 낼 수 없는 조용필만의 특이성이었다. 그것은 너무도 강렬하고 분명해서 노랫말과 리듬과 박자, 그 무엇으로도 환원될 수 없었다.

결국 그동안 내가 막연히 품고 있었던 전제들은 다 틀린 셈이다. 즉, 한국인들이 조용필의 노래에 열광하는 건 그의 노래가 대중적이고 한국적이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그의 노래는 결코 쉽지 않다. 한편으론 낯설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마치 오래 전에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마치 비처럼, 바람처럼 불가항력적으로 젖어드는 것이다.

낯설기 때문에 설레고, 친숙하기 때문에 태연자약하다. 낯섦과 친숙함의 끊임없는 변주! 하여, 사람들은 그의 노래에서 심연의 소리를 듣는다.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존재의 깊은 울림을. 그런 점에서 조선후기의 판소리와 사뭇 닮았다. 판소리처럼 어려운 창법이 세상에 또 있을까. 하지만 조선 후기의 민중들은 판소리를 들으며 마음껏 웃고 울었다. 그것이 바로 자신들의 인생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어려운 창법을 이렇게 변주해 내려면 대체 얼마나 많은 공력을 들여야 했을까.

조용필 또한 그러하다. 그의 낯선 실험들이 그토록 자연스럽게 들렸던 건 노래마다, 소절마다 존재를 오롯이 다 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간극 없는 일치’가 조용필만의 재현 불가능한 특이성을 만들어낸다. 대체 누가 그의 삶과 노래를 구분할 수 있단 말인가.

그의 삶은 지극히 평범하다. 그 자신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그걸 믿는다. 평범하지 않다면 결코 그런 노래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평범함’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것이 아니라 오직 평범하고 담백한 삶에서만이 위대함이 나올 수 있음을.

그러므로 그에게는 사실 어떤 수식도 필요치 않다. 가왕도 국민가수도 아닌 그저 조용필이면 충분하다. 나는 여전히 문외한이고 팬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게으른 대중이다. 하지만 그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나는 감히 꿈꾸어본다. 아,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고. 아니, 이런 삶을 살고 싶다고. 그래서 나는 조용필이 좋다! 그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어 진정, 행복하다!

고미숙|고전평론가 bearheart@empas.com

출처: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5301915375&code=9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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