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무빙스테이지' 빛난 입체 쇼 선보여

전국투어 '바람의 노래' 첫 공연 …1만 관객 환호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무대가 6ｍ 공중으로 떠올라 객석으로 40ｍ 전진하자 1만여 관객들은 함성을 지르며 고개를 젖혔다.

2, 3층 관객들은 코앞에서 '단발머리'를 부르는 조용필을 믿을 수 없다는 듯 기립해 덩실덩실 춤을 췄다.

7일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1 조용필&위대한탄생 전국투어 콘서트-바람의 노래'에서 연출된 모습이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단연 조용필이 직접 제작한 '무빙 스테이지'였다.

조용필과 기타의 최희선, 베이스의 이태윤이 탄 무대가 먼저 공중으로 떠올라 객석으로 나온 후 드럼의 김선중, 키보드의 이종욱, 피아노의 최태완이 자리한 무대가 그 밑으로 전진해 합주했다.

2단으로 나뉜 무대는 마치 트랜스포머처럼 합체와 분리를 반복했고 관객들은 마치 3D 영화를 보는 듯 손을 앞으로 내밀며 "용필이 형" "오빠 사랑해요"를 외쳤다.

이 무대에서 조용필이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 겨울의 찻집' '미지의 세계' 등 대표곡을 선사하자 관객들은 "땡큐 조용필"이라고 씌여진 카드를 흔들며 합창으로 화답했다.

관객의 혼을 빼놓은 무대 연출에 영상과 조명, 레이저 쇼가 입체감을 더했다.

무대에 설치된 총 14개의 LED에선 노래 가사에 맞춘 화려한 영상이 쏟아졌고, 무빙 라이트 등 총 400개의 조명에선 형형색색의 빛이 흩뿌렸다. 또 6대에서 쉴새없이 뿜어져나온 초록색 레이저 빔은 공연장 전체를 판타지 공간으로 이끌었다.

이 분위기에서 조용필이 선사한 약 30곡의 무대는 강약없이 내내 절정이었다.

그가 "이제 우리는 사랑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많은 일이 터지는데 우리의 사랑이 각별한 때인 것 같습니다"라며 공연 제목이기도 한 '바람의 노래'를 선사하자 엄청난 함성이 공연장을 울렸다.

관객의 열정만큼 조용필의 에너지도 넘쳤나 보다.

공연 말미 그는 "문제가 하나 생겼다"며 "노래를 부르며 너무 힘을 주다보니 바지의 허리띠가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난생처음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장에서 만난 주부 강희자(54) 씨는 "조용필 씨가 무빙 스테이지에서 소록도 공연에서 불렀다는 '한오백년'을 토해내는데 소름이 돋았다"고, 직장인 신혜은(29) 씨는 "다량의 히트곡, 관객을 배려한 무대 연출, 처음부터 기립한 객석까지 인기 아이돌 그룹 부럽지 않았다. 조용필 씨는 원조 오빠다"고 말했다.

'청춘시대'를 끝으로 무대에서 내려간 조용필은 '앙코르' 외침에 다시 무대에 등장했다.

'가왕'(歌王)은 홀로 무빙 스테이지에 올라 '친구여'를 관객과 합창했다.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친구여 모습은 어딜 갔나, 그리운 친구여~."

'2011 조용필&위대한탄생 전국투어 콘서트-바람의 노래'는 6월 4일 의정부 종합운동장, 6월 11일 청주 종합운동장, 6월 18일 창원 컨벤션센터를 거쳐 하반기인 9월 24일 경주 종합운동장, 10월 1일 성남 종합운동장, 11월 19일 일산 킨텍스, 11월 26일 부산 벡스코, 12월 3일 대구 엑스코 등지로 이어진다.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