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뉴스

[일요신문 2005-09-01] 조용필과 추억

2005.09.02 07:28

ypc스타 조회 수:4683 추천:9

신문사  
기사 날짜  
조용필과 추억


▲ 이주향 수원대 교수
사랑했던 마음도, 미워했던 마음도 허공 속에 묻어야만 될 슬픈 옛 이야기…, ‘허공’이 유행했던 그 때 나는 그 노래가 너무 늙었다고 생각했다. 그 노래는 헛헛한 만큼 가벼운 것이 아니라, 처연하고 처절하고 무거운 만큼 헛헛했으므로.

‘허공’을 온전히 소화하기에는 나는 너무 어렸고, 그 노래를 완전히 밀어내기에는 뭔지 모를 매혹에 기웃거렸다. 어정쩡하게 귀에 익은 그 노래는 실연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내 노래가 되었다. 잊어야 할 그 날들, 허공 속에 묻힐 그 날들은 얼마나 진지하고 슬펐던지.

노래는 추억을 불러내는 힘이 있다. ‘허공’을 부르고, ‘친구여’를 부르고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르는 조용필씨의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한순간 나를 나이 들게 했던 그때 그 청춘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열정적으로가 아니라 아련하고 비릿하게. 그건 그리움이었다. 나는 혼자 중얼거린다. 이미 보내버린 청춘도 나쁘지 않구나! 더 이상 기대가 없는 사랑도 추억의 화덕에서는 따뜻하게 구어지는구나! 이제 나는 그리움을 품고도 객기를 부리지 않을 만큼은 나이 들었구나! 평양 시민들과 호응하는 조용필씨를 보면서 나는 내 20대를 조우했던 것이다. 그 때 내가 제일 좋아했던 노래는 ‘Q’였다. 너를 마지막으로 나의 청춘은 끝이 났다. 우리의 사랑은 모두 끝났다…. 열정의 끝을 볼 정도로 간곡한 사랑, 나락으로 구르는 걸 막을 수 없었던 절박한 사랑! 그 때 우리의 청춘은 그런 거였다. 하늘에는 태양도 하나, 내 마음엔 님도 하나라고.

그런데 그 낭만적 사랑의 신화가 영원한 사랑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혼돈과 고통을 보장한다는 것을 지적한 이가 있었다. 스캇 펙이었다. 그가 쓴 [아직도 가야할 길]에 따르면 당신 없이 살 수 없다는 고백은 그 고백이 절박할수록 사랑의 생활이 아니라 기생충의 생활이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 없이도 잘 살 수 있지만 더 잘 살기 위해 함께 살 것을 노력하는 것이다. 사랑을 받는 일이 생의 목적인 사람들은 그 목적을 성취할 수 없단다. 사랑을 받고자 노력하는 이가 사랑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행위의 동기가 ‘집착’이어서 사랑의 이름으로 상대방의 자유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사랑을 받고자 한다면 스토커처럼 따라 다닐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단다. 그 가치는 무엇보다도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능력에서 온다. 불안정한 생 속에서 상실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엇이 싫고 무엇이 좋은 지 마음 깊은 곳의 소리를 들을 줄 알며, 상대의 말에 진정으로 귀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느낌으로 행동하는 것을 때때로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스캇 펙이 말한다. 정열은 거대한 심층적 느낌이지 제어되지 않은 감정이 아니라고.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친구여 모습은 어딜 갔나, 그리운 친구여…”를 따라 부르면 생각한다. 사랑도 생로병사를 거친다고. 충분히 사랑 받아야 할 때가 있고,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할 때가 있다고. 또 사랑마저도 초탈해야 하는 때가 있다고.



http://www.ilyo.co.kr/week/pt/co/co_Content.asp?ca=19%26GotoPage=1%26seq=171
번호 제목 신문사 기사 날짜 조회 수
2453 [스포츠서울] 조용필-서태지 맞비교 '가요팬 흐뭇' [6]     17663
2452 [스포츠서울/굿데이] 조용필 팬클럽 기념책자 발간/ 조용필 팬클럽 '더 히스토리' 발간 [2] file     17401
2451 조용필과 이미자 그리고 요즘 아이돌 [이승록의 나침반] [3] 마이데일리  2013-11-22  17101
2450 "상탔자나, 기쁘자나~" 김준호 문화예술대상 장관표창 [2] 스포츠서울  2013-11-19  17071
2449 [당신을 위한 newstory, 프리미엄조선] 歌王 조용필이 부른 '진짜 사나이' 아시나요 [1] 조선일보  2013-12-02  17015
2448 [중앙일보] 관객과 맨살로 만나는 무대가 내가 있을 곳" 그들은 라이브에 걸었다 [1] file     16982
2447 [스포츠조선] 조용필 , 자신 이름 내건 ' 산사 음악회 ' 로 곤욕 [1] file     16976
2446 [주간조선] 가요 / 수퍼 스타의 수퍼 콘서트 [3] file     16906
2445 [구루넷] '나는 조용필이다'를 '당신은 조용필입니다'로... [3] file     16889
2444 [강원도민일보] 조용필 콘서트 관객 매료 [1] file     16094
2443 [FOCUS] 윤호진 칼럼     16059
2442 [스포츠 투데이] 국민가수 조용필 문화훈장 [2] file     15974
2441 [문화일보] 집중 인터뷰 - 조용필     15557
2440 [중앙일보] 조용필 8월 '35주년 무대'… 함께 팔 걷은 신해철 file     15279
2439 [충청 타임즈 2011-06-12] 환상적 무빙스테이지… '영원한 오빠' 온몸에 담았다 [2] file     15268
2438 [WEIV]조용필 'The History' 공연 리뷰 - 신현준 [2] file     15164
2437 [오마이뉴스] 한 중년팬의 조용필 35주년 기념 콘서트 감상기 [2] file     15130
2436 정통 시사주간지 시사IN에 형님 기사 -1- [1] file 시사IN  2013-05-03  15093
2435 태양, 조용필 인증샷 "가왕 선배님과 함께" [1] 엑스스포츠  2013-04-24  14917
2434 [세계일보] [TV하이라이트-11日]SBS ‘조용필 데뷔 35주년 콘서트 THE HISTORY’ 외 [2] file     14743

공식 미지 트위터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수익금 '음악역 1939' 전달식 (왼쪽부터 조폐공사 류진열 사업 이사, 김성기 가평군수, 음악역 1939 송홍섭 대표) [음악역 1939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가왕'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판...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음악영재 지원 사업에 후원한다.   공사는 11일 경기도 가평 뮤질빌리지 '음악역 1939'에서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가운데 2500만원을 가평군과 함께 가평뮤직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