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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0-05-29] 가장 화려한 조용필 콘서트 "歌王은 진화한다"
2010.06.0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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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화려한 조용필 콘서트 "歌王은 진화한다"
가왕(歌王)의 진화는 환갑을 넘어 그 보폭이 더 커졌다. 28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 러브 인 러브'는 그의 42년 음악 인생 최고의 무대였다. 레일을 따라 그라운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무빙 스테이지'에서 5만여 명 관객들의 가슴을 뒤흔드는 조용필의 변함없이 진실한 음성은 경이로웠다. 객석 3층 높이까지 쌓아올린 거대한 스피커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악기 소리를 뚫고 그의 노래는 힘차게 주경기장을 장악했다. 다수인 30~50대 중장년 관객들은 "용필 오빠, 영원히 사랑해요"라고 외쳐댔다.
오후 8시쯤 '태양의 눈'과 함께 무대에 오른 조용필은 "제가 주경기장 공연이 다섯번째인데 매번 새롭고 설레고 또 무섭기도 하다. 제가 음악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데, 더 열심히 하겠다"며 재치있게 관객을 웃겼다. 15번째 노래 '어둠이 끝나면'과 함께 갑자기 폭 20m의 무대가 객석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가운데 멈춰선 무대는 6m 위로 올라가더니 그 밑으로 다시 새로운 무대가 밀려나왔다. 위에서는 조용필과 기타리스트, 밑에서는 드러머와 키보디스트가 열정적인 노래와 연주에 빠져들었다.
관객들은 자신들 눈앞에 다가선 '오빠'와 숨결을 나누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관객들은 지불한 티켓 가격에 상관없이 가왕에게 평등한 환대를 받았다. 조용필은 움직이는 무대 위에서 "공연할 때마다 (객석 뒷부분이) 너무 멀기 때문에 이런 요새를 지었다. 앞을 보자니 뒤가 울고 뒤를 보자니 앞이 운다"며 환하게 웃었다.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공연, 앙코르 마지막 곡 '친구여'가 끝나도 '조용필'을 연호하는 함성은 잦아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