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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북한 전역에 한류가 활짝 피었습니다  

유행 가요·드라마·영화 등 급속도로 퍼져 남한문화 ‘열풍’
단속 고심하지만 인민들 욕구 감안 묵시적 수용 가능성


조선족이 많이 사는 중국 옌볜의 옌지[연길]시장.
한글과 중국어가 뒤섞인 간판이 보인다.  

최근 북한 지역에 남한의 대중문화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1990년 대 말부터 중국·대만·홍콩·베트남 등 동남아지역에서 불기 시작한
한류(韓流) 현상이 북한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최근 북한을 탈출한 새터민(탈북자)들에 따르면 예전에는 평양·신의주·청진 등
일부 대도시와 중국과의 접경지역에서만 유행하던 남한풍(南韓風)이
북한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남한의 드라마·영화·가요를 자유롭게 접할 수 있으며,
북한 주민 일부는 남한 연예인들의 옷차림, 헤어스타일까지 경쟁적으로 모방하고 있다.
막강한 대중문화의 전파력이 지구상 유일한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 지역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2002 평양특별공연’ 에서 다같이 노래부르는 남·북한 가수들.  

북한의 한류현상은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봇물처럼 터진 인적·물적 교류에 힘입은 바 크다.
남쪽에서 북한을 방문한 인원은 1999년 6000여 명에서 지난해에는 10만800여 명으로 20배 가까이 늘었고,
남북교역액도 같은 기간 3억3000달러에서 13억5000달러로 급증했다.
특히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에서는 북측 노동자 1만5000명이
남측 기업에서 일하면서 시장경제를 배우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남쪽 사람들이 매년 1만 명 이상 평양을 방문하고 있으며,
남쪽에 정착해 살고 있는 새터민도 1만 명이 넘었다.

잠수함 침투 사건·서해교전·북한 핵실험 등 대형 사건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남북교류가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 문화를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계기를 제공한 것이다.

남쪽에서 북한에 직접 가서 공연한 것도 북한의 한류 열풍에 한몫 했다.
평양친선음악회’(1999), ‘MBC평양특별공연’(2002), ‘KBS평양노래자랑’(2003), ‘SBS 조용필 평양공연’(2005)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한류현상에 대해 북한 당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북한은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남한문화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사상무장을 촉구하고,
불시에 가옥별 수색을 하는 등 검열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 당국은 쏟아져 들어오는 남쪽 문화를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북한 지도부의 기득권 유지와 체제 유지를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옌볜은 남북한 문화의 가교



가수 조용필씨가 평양 ‘유경 정주영체육관’ 에서 기타를 치며 열창하는 모습.  

남한 가요·드라마·영화 등 영상물은 비디오테이프·CD·DVD 형태로 북한에 유입되고 있으며,
북한에서는 이를 가족·친척 또는 친구들끼리 돌려보며
장마당(시장)에서도 사고팔고 빌려주는 등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양강도 출신인 새터민 김현진씨(남·40)는
“장마당에 가면 남한 영상물이 없는 것이 없고 원하는 것은 뭐든지 구입할 수 있다”며
“DVD는 하루 저녁에 빌려보는 데 2000원 정도 한다”고 귀띔했다.

전영선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박사는
“북한 주민들이 남한 드라마에 대해 비공개적으로 서로 얘기하고 있지만
1970~1980년대 청계천에서 포르노 테이프를 구입해서 많은 사람이 봤듯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남한문화가 비밀리에 우후죽순처럼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필씨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  

남한의 대중문화가 북한에 유입되는 경로를 보면
우선 북한 주민들은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역인 옌볜 조선족 자치주에서 주로 구입한다.
남한의 TV 드라마 등 영상물이 옌볜에 등장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이 당시에는 남한의 ‘사랑의 미로’(최진희) 같은 대중가요는
옌볜가요라는 이름으로 북한에 많이 흘러들어갔다.
이 영상물들이 처음에는 북한의 일부 특수계층 사이에서만 유통되었다.
이후 2000년대 초 보따리 장사들이나 탈북 후 다시 북한에 들어간 사람들,
그리고 중국 내 친척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남한 가요나 영화를 담은
카세트테이프나 CD·DVD를 갖고 들어가면서 들불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옌볜 지역은 북한사람들에게 남한의 각종 대중문화를 접할 수 있는 천국인 것이다.

북한 문화예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노귀남 박사는
“옌볜지역 자체가 한국화돼 있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이 옌볜문화를 흡수하는 건
한국문화를 흡수하는 것과 같다”면서
옌볜은 두만강을 건너온 북한 사람들의 생활 정거장이자,
문화적 욕망을 재생산하는 발전소 같은 곳”이라고 묘사했다.
최근에는 남한에서 유행하는 노래·드라마·영화가 거의 실시간으로 옌볜에 유입되고 있으며,
복제물이 순식간에 퍼지고 있다.
특히 CD나 DVD는 부피가 적어 휴대하기 간편해 북한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북한에는 중국으로부터 중고컴퓨터와 저가의 DVD 플레이어가 다량 유입돼,
북한의 웬만한 가정에는 DVD플레이어가 보급되어 있다.


‘2002 평양특별공연’ 에서 가수 이미자씨가 노래부르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남한의 TV 드라마·영화 및 트로트풍의 가요를 좋아한다.
드라마의 경우 ▲ 풀하우스(2004) ▲ 천국의 계단(2003) ▲ 대장금(2003) ▲ 올인(2003) ▲ 겨울연가(2002) ▲ 가을동화(2002) 등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영화는 ▲ 살인의 추억(2003) ▲ 조폭마누라(2001) ▲ 공동경비구역 JSA(2000) ▲ 인정사정볼 것 없다(1999) ▲ 깡패수업(1996) ▲ 장군의 아들(1990) 등을 많이 보는 것으로 새터민들은 전했다.
북한 주민들은 배용준·장동건·권상우·김희선 등 남한 배우들의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기억하고 있다.

북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남한 노래는 ▲ 내 마음 별과 같이 ▲ 사랑은 나비인가봐 ▲신사동 그 사람 ▲ 네 박자 ▲ 바람 바람 바람 ▲ 그 때 그 사람 ▲ 아파트 ▲ 남행열차 등 대부분 트로트 곡이며, 현철·태진아·송대관·주현미·김범용·김수희 등이 인기 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에서 1980년대에 남한 노래인 줄 모르고 남한 노래로 음대에서 실기시험을 치르기도 했다”면서
“같은 트로트 가수라도 이미자보다 김연자의 노래가 빠르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김연자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2002 평양특별공연’ 에서 공연하는 윤도현 밴드.

또한 북한 주민들은 남한의 라디오 방송을 북한 지역에서 들으며 남쪽의 대중문화를 접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중국과 국경 지역과 함경북도 등 북동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남한의 TV를 시청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남한의 라디오 방송은 북한 전역에서 마음만 먹으면 들을 수 있다.
모든 라디오는 인민보안성(경찰)에 등록과 동시에 북한의 공식 주파수 한 개에 채널(조선중앙방송)을 고정시키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조작만으로 남한의 라디오 방송을 선명하게 들을 수 있다.
새터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 청취할 수 있는 라디오 방송은
KBS 한민민족방송(옛사회교육방송), KBS1라디오, RFA(자유아시아방송), VOA(미국의소리방송) 등이다.
북한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주로 남한 라디오의 가요프로그램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출신인 이영민씨(남·38)는
“대학교 때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남한 노래가 담긴 카세트 테이프나 DVD 영화를 갖고 와서 집에서 보았다”며
“평양에 있을 때 학교 친구들끼리 방 안에서 남한 라디오를 들은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은 남한 라디오 뉴스를 빼놓지 않고 듣는다.
북한방송을 통해서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남북 또는 국제정세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남한 뉴스를 통해 6자회담 등 한반도 정세와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이외에도 남한 탤런트들의 옷차림과 헤어스타일도 일부에서 모방하고 있다.
올 연초에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여주인공인 이영애의 대사인 “너나 잘하세요”가 북한에 유행하기도 했다.

민경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과 교수는
“예전에 남성 6인조 그룹 젝스키스가 북한에 가서 공연할 때 많은 사람이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새터민들에 따르면) 평양시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남한문화 차단은 이제 무의미

지난 5월 10일 밤 10시. 북한 중앙전파관리국 산하 27국(전파탐지국) 요원들이
평양 모 지역의 아파트 단지에 들이닥쳐 아파트 단지 전기 스위치를 내렸다.
순식간에 아파트는 깜깜한 암흑 속으로 변했다.
요원들은 각각 아파트로 들어가 작동이 멈춘 DVD 플레이어를 검색했다.
200여 가구의 이 아파트 단지에서 불법 DVD를 소지한 혐의로
TV와 DVD플레이어를 압수당한 가구만도 수십 가구에 달했다.
대부분 이 아파트 주민들은 남한 영상물을 담은 DVD를 몰래 보다가 정전으로 숨길 틈도 없이 압수당했다.

북한 당국은 최근 북한 주민들이 몰래 남한 영상물을 보는 것을 적발하기 위해
일부러 정전을 시킨 후 DVD를 회수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는 평양의 모 대학에서 불시에 학생들의 가방을 검열한 결과
남한 카세트 테이프·CD·DVD 등이 다량으로 발견돼,
학교 전체가 발칵 뒤집힌 사건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 당국은 남한으로부터 유입되는 한류를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표면적으로는 라디오· TV는 물론 소형 녹음기·카세트 테이프·CD까지 신고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의무적으로 신고하고는 있지만 집집마다 숨겨놓고
몰래 보고 듣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고,
적발된다고 해도 뇌물을 써서 압수당한 전자제품을 다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별로 없다.
2004년 4월 개정한 북한 형법에 따르면 남한 영상물을 복제·유포하거나
시청한 사람은 최소 2년 이하의 노동단련형을 명시하고 있으며,
죄가 무거운 경우 4~5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하도록 돼 있지만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북한 당국도 이러한 실정 때문에 남한문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유연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오양열 박사는
“북한이 아무리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해나간다 해도 인간의 본성적인 요구에
좀 더 근접해 있는 자본주의 문화를 맞본 인민대중들이 이를 마음속으로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북한 당국이 통제와 검열이 더는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일정한 기준선을 설정하여
한류의 일부를 공식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출처:http://newsmaker.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3&artid=1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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