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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8-05-31] 킬리만자로 정상의 고독

2008.06.02 23:09

ypc스타 조회 수:4733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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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 정상의 고독

[이주향의 책 향기]홍호표 《조용필의 노래, 맹자의 마음》
이주향 수원대 교수·철학

추억을 꺼내보는 시간이 저리도 황홀할 수 있다니! 잠자고 있던 슬픔이 깨어나 솟구쳐 오르고, 슬픔이 솟구쳐 오르니 기쁨도 솟구쳤습니다. 세포 하나하나가 모두 열려, 갇혀 있던 기억과 감정들을 풀어내고 있었던 거지요. 이 모든 기쁨과 환희의 중심에는 그 사람, 조용필이 있었습니다. 잠실 종합운동장의 감동을 전하고 싶어 조용필에 관한 책을 찾았습니다. 작은 거인 조용필을 맹자적 관점에서 바라본 《조용필의 노래, 맹자의 마음》이 있네요. 그런데 왜 엉뚱하게도 맹자지요?

맹자는 고난을 하늘이 부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합니다. 하늘이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 사람을 연단시키기 위해 고난을 준다는 겁니다. 아마 조용필이 하늘로부터 받은 임무는 '낭만적 사랑의 비극성'을 전하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그의 인생은 그리도 평탄치 않았나 봅니다.

홍호표는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것들이 맺혀 있다가 표출된 것이 조용필 음악이라 합니다. 그럴 겁니다. 운명을 걸었으나 감당할 수 없었던 사랑, 감당할 수 없으면서도 포기하지도 못해 비통해진 심정인데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의 쓸쓸한 곳을 건드리고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거지요. 그의 노래는! 아니, 노래하는 그는! 그 점에서 그는 맹자라기보다는 올페우스나 트리스탄이고, 무엇보다도 킬리만자로의 표범입니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하이에나를 본 적이 있는가/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굶어서 얼어 죽는 한이 있어도 눈 덮인 산을 오르는 저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산 정상에 올라가 달을 삼키고 삼킨 달빛을 쏟아내는 고독한 영웅이었습니다. 달을 삼킨 자만이 고독의 빛을 전할 수 있으니까요. 그의 열창의 근원입니다.
《조용필의 노래…》에서 조용필이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네요. "음악은 추억이고, 그 시대의 역사입니다. 무엇보다도 내게 음악은 나 자신입니다." 조용필과 함께 〈Q〉를 부르고, 〈허공〉을 부르면서 생각했습니다. 추억이야말로 나 자신이라고. 사실 우리는 그 때 그 사람을 추억하는 것이 아니지요? 10년 전에, 20년 전에 헤어진 그때 그 사람이 아직도 살아야 할 단 하나의 의미라면 그는 낭만적 사랑의 전사가 아니라 병자일 테니까요.

그런데도 저 고독한 영웅은 과거와 현실 사이에서 추억을 꺼내보자며 〈꿈〉을 부르고 〈정〉을 부르고 〈추억 속의 재회〉를 불렀습니다. 사실 무슨 구체적인 추억이 떠오르겠습니까?


추억 꺼내기란 나를 스쳐간 기억을 이성적으로 정리하는 것을 넘어서 있는데! 차라리 경험으로 빚어진 몸이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거라고 해야지요. 유전자 속에, 세포 속에 각인된 세월이 울컥울컥 올라오는 겁니다.


그것은 교사의 방식이 아니라 혁명가의 방식입니다. '자기'를 노래하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혁명은 체제 변화지요? 혁명 같은 저 열렬한 황홀을 경험하고 나오면서 생각했습니다. 착하게 살기보다는 흥겹게 살고 싶다고.  


출처:http://book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5/30/20080530010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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