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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7000여 관객 울린 "그리운 내 형제여~"

'가왕(歌王)'의 눈에는 끝내 이슬이 맺혔다. 평양 시민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들은 다 함께 활짝 웃었다.

23일 오후 6시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광복 60년 SBS 특별기획-조용필 평양 2005 콘서트'는 남북한이 노래로 하나가 된 자리였다.

이날 알록달록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여성들과 단정한 셔츠 차림의 남성 등 북측의 7000여 관객은

공연 한 시간 전부터 객석을 빼곡하게 메웠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의 양 날개를 형상화한 총 길이 65m에 달하는 대형 무대는 1만3000석 규모 체육관의 절반을 채울 정도였다.

지난 5월 제주에서 시작된 '2005 PIL %26 PEACE'전국 투어 무대 그대로였다.

공연 직전 무대는 우주를 상징하는 현란한 영상으로 가득 채워졌다.

우주에서 지구로, 한반도로, 평양으로 좁혀 들어가던 화면이 공연장을 비췄다.

그리고 무대 위 2m쯤 되는 높이에서 조용필(55)씨가 등장했다.

남측에서였다면 이때쯤 "오빠" "악"소리가 연달아 터졌을 터.

그러나 북측 관객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공연 시작 5분 전 윤현진 SBS 아나운서의

'조용필씨가 더욱 신명날 수 있도록 호응해 달라'는 당부도 먹히지 않은 듯했다.

첫 곡 '태양의 눈'에 이어 '단발머리''못 찾겠다 꾀꼬리''친구여''돌아와요 부산항에'등이 울려퍼지며

빛과 영상, 드라이 아이스, 온몸을 난타하는 듯한 사운드가 공연장을 가득 채워도 북측 관객은 여전히 긴장한 표정이었다.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노래를 듣다가 곡이 다 끝나면 조용히 손뼉을 쳤다.

북한에서는 가수가 노래하는 도중 손뼉을 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어렵습니다. 제가 음악 생활을 굉장히 길게 했습니다. 37년 했는데, 나이는 마흔 살입니다."

조씨의 농담에 관객은 처음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잇따른 재담과 관객의 웃음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살아났다.

북한 사람들에게 꽤 많이 알려졌다는 '모나리자'에 객석은 슬슬 들썩거렸다.

조씨의 목청 깊은 곳에서 터져나오는 '한 오백년''간양록'은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북한 가곡 '자장가'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드디어 자발적으로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북한 가곡 '험난한 풍파 넘어 다시 만나네'에 이어 '봉선화''황성옛터'를 부르자 몇몇 관객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조씨는 공연 후 "'봉선화'를 부를 때부터 완전히 하나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제 음악 인생에서 가장 값진 하루였다"고 마지막 인사를 한 조씨가 '꿈의 아리랑'을 부를 무렵 흰색 종이가 객석에 뿌려졌고

조용히 앉아있던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다.

조씨와 그의 밴드 '위대한 탄생'은 다시 무대에 올라 앙코르곡 '홀로 아리랑'을 불렀다.

무대에는 통일을 염원하는 푸른색 한반도기가 걸렸다.

"이렇게 시끄러운 음악은 처음 들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 한 평양 시민은 "다소 낯설긴 했지만 공연은 아주 좋았다.

조용필 선생님이 다시 평양에 와도 관객이 많이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는 공연 뒤

"기대한 것보다 관객의 반응이 훨씬 좋았다. 국내 공연과 달리 느리고 감상적인 곡을 많이 넣은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처음엔 긴장했던 관객이 결국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감회를 털어놨다.


평양=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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