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스포츠서울DB.

'가왕' 조용필이 SBS '런닝맨'에 출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10년 만에 발표한 정규 19집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조용필을 모시기 위한 지상파 방송사의 '물밑 전쟁'이 치열하다.

조용필은 1986년 지상파 연말 가요 프로그램의 가수왕 수상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고 대신 공연을 통해서만 팬들과 만나 왔다.

좀처럼 TV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그는 2011년 9월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의 '조용필 스페셜'에서 자신의 히트곡들을 열창하는 후배가수들 격려차 깜짝 등장해 화제를 일으켰다. 당시 '나가수' 제작진이 조용필의 출연을 위해 '삼고초려'의 정성을 기울인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

하지만 이번에는 보다 많고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가왕'을 모시기 위한 경쟁이 적극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데뷔 45주년을 맞은 조용필이 10년 만에 새 음반을 냈고, 지난해 쉬었던 전국투어 콘서트를 재개하면서 팬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을 방송계가 놓칠 리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선공개곡 '바운스', 타이틀곡 '헬로' 가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사운드로 조용필의 골수 팬들은 물론 젊은 팬들까지 사로잡으며 온라인 음원 차트 정상을 정복하는 등 '가왕 신드롬'이 거세게 불고 있기에 살아있는 '레전드' 조용필을 모셔오기 위해 방송계의 섭외 전쟁이 불을 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조용필 섭외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와 관심이 쏠린다. 최근 한 관계자는 이런 사실을 귀띔하면서 "'런닝맨'측은 조용필의 출연을 위해서라면 기존의 이름표를 떼는 룰을 변경하고 '가왕'만을 위한 새로운 포맷을 만들 용의까지 있다고 할 정도로 캐스팅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조용필이 갖는 무게감이나 위치로 볼 때 가장 적합한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SBS '힐링캠프',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등 간판 토크쇼일 것이라는 게 연예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렇기에 '가왕' 모시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런닝맨'의 행보는 파격적이다. 젊은 스타들이 나와서 뛰고 달리는 '런닝맨'에 조용필이 등장하는 모습이 쉽게 상상이 안 된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 사이에서 "'런닝맨'의 '가왕' 모시기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 무모한 시도는 아니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바운스', '헬로'처럼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진보적이고 트렌디한 감성으로 돌아와 젊은 가요 팬들로부터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조용필이 젊은 시청자들에게 가장 '핫'한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인 '런닝맨'에 출연할 경우 얼마나 파격적이고 재미있는 그림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조용필 측 관계자는 "음반이 나오기 전부터 토크쇼를 비롯한 각종 프로그램에서 출연 섭외를 받고 있다"면서 "아직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단, 과거의 사례처럼 방송 출연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아마 한두 개 프로그램에 (조용필씨가) 출연할 가능성도 있다. 출연 시점이 문제인데 당장 출연하기보다는 앨범이나 공연이 잘 마무리된 후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