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팬클럽 미지의 세계 Cho Yongpil Fanclub Mizi

뉴스

신문사 일간스포츠 
기사 날짜 2013-04-25 


[일간스포츠 이경란]


1987년, 가요계엔 사건이 벌어졌다. 이전까지 방송사 연말 가요대상을 모두 휩쓸던 조용필이 "더 이상 연말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했다. 이전까지 7년내내 MBC '10대가수상'의 대상은 조용필이었다. 전년 수상자 조용필이 올해 대상을 발표하러 나와 '또 접니다'라고 외치는 풍경도 수차례 연출됐다. 후배들에게 대상을 양보하고 떠난 그는 1992년에는 아예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조용필은 당시 "히트곡을 더 내기 힘들다. 또 마흔이 넘어 젊은층을 끌어안으려는 것은 욕심이다. 그래서 무대로 가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21년 후 2013년 봄. 조용필은 또한번 한국 가요사를 흔들고 있다. 10년만에 발표한 신보 '헬로'로 젊은가수들의 점유물로 인식되던 음원차트의 1위를 모두 휩쓸었다. 음원차트가 생긴 이래 60대 가수가 1위에 오른 건 처음. 그의 쇼케이스 인터넷 중계에는 25만명이 동시접속했다. 제일 핫하다는 지드래곤·소녀시대 보다 2.5배가 넘는 접속수다. 오프라인에선 조용필 사인 CD를 구하겠다는 중년팬들이 음반매장 앞에서 수백미터 장사진을 쳤다. 누가뭐래도 2013년 봄 한국 가요계엔 조용필의 뜨거운 바람이 다시 불어닥쳤다.

전문가들은 20여년 만에 불어온 '가왕'조용필 신드롬의 뿌리를 무섭도록 지독한 그의 콘서트 집착에서 찾는다. 92년 방송 은퇴를 선언한 조용필은 공연에 올인했다. 그가 공연 무대로 돌아간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일. 기타리스트에서 출발해 가수가 된 조용필의 고향은 어차피 공연 무대였다. 그런데 방송을 중단하자 세상에선 '조용필 한물 갔다'는 얘기가 들렸다. 방송 중단을 선언한 후 낸 15집부터는 홍보도 잘 되지 않았다. 93년부터 전국 투어를 시작했지만 지방 공연장엔 객석이 빌 때도 있었다. 그럴수록 조용필은 공연 레퍼토리를 짰고, 새로운 콘서트에 도전했다.

그렇게 공연에 집착한 6년 후, 1999년 조용필은 국내 대중 문화 공연계에 새 지평을 열었다.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 입성, 7년 내내 공연을 했다. 대중가수의 공연도 좋은 무대에선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국민가수'의 힘은 서울 잠실주경기장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로 펼쳐진 35주년(2003년), 40주년(2008년) 기념 공연에서 절정에 달했다. 35주년 기념 공연 당시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5만여 관객은 흰색 우비를 입은 채 2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 그 광경 자체가 어떤 무대 장치도 능가하는 감동이었다.

40주년 기념 공연은 무려 35만 명의 유료 관객을 동원했다. 조용필의 공연은 유료관객이 90%이상 자리를 채우는 국내 유일의 독보적인 공연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해 음반 준비에 올인하느라 '안식년'을 가진 걸 빼고는 한 해도 쉼없이 전국투어를 하며 팬들과 만났다.

공연을 앞둔 조용필은 지독한 연습벌레로 정평이 높다. 공연을 앞두고는 최소 한 달 전부터 밴드와 연습을 한다. 오전 10시에 출근, 오후 6시까지 샐러리맨처럼 규칙적으로 생활한다. 실전에 대비해 완벽하게 '공연용' 몸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리고 목소리 힘을 키우기 위해 녹음을 끝낸 뒤에도 하루 서너시간씩 노래를 부른다. 콘서트 리허설도 제대로 하지 않는 요즘 젊은가수들에겐 상상도 하기 힘든 연습량이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우진은 "10년만에 앨범을 내지만 사실 한해도 공연을 쉬지 않고 했다. '귀환'이란 말이 그래서 좀 어색하게 들린다"면서 "쉴 새 없이 공연준비를 하고 그 연세에도 밴드와 함께 끊임없이 음악 공부를 한다. 올 그래미시상식의 스타인 젊은밴드 펀의 음악까지 다 찾아들으셨더라. 라이브 무대에서 쉼없이 달렸기 때문에 사운드에서 완벽한 19집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평론가 강태규 역시 "공연장에서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또 공연에 최적화된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무섭게 단련을 한다"면서 "그렇게 현장에서 팬들과 음악적 소통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현 젊은세대와도 소통할 수 있는 음악적 체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용필의 19집 발매 시점 역시 공연에 초점이 맞춰졌다. 가요계엔 '싸이 쓰나미를 피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5월 31일(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로 예정된 전국투어 콘서트 일정에 맞춰 시점 조절 없이 음반을 발표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방송 프로그램들의 지상과제는 '조용필 모시기'. 하지만 조용필 소속사측은 "공연장에서 팬들과 만나겠다. 어떤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지 않겠다"는 답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
번호 제목 신문사 기사 날짜 조회 수
418 조용필 “10~20대 뜨거운 반응, 생각도 못했다”(일문일답) 뉴스엔  2013-04-23  5815
417 조용필 Hello, 음반 비구매층 지갑 열었다 뉴스엔  2013-04-25  5594
416 전문가가 분석한 젊은이, 조용필에 열광하는 이유 뉴스엔  2013-04-29  5383
415 “조용필 앨범 최우선 기준? 관객과 호흡 음악 먼저” 뉴스엔  2013-04-29  5483
414 “가왕님 제발 나와주세요” 방송가 조용필 모시기 혈안 뉴스엔  2013-04-30  5681
413 조용필 31곡 저작권 영영 못찾나..논란 레코드사 묵묵부답 뉴스엔  2013-05-02  5791
412 조용필 23년만에 지상파 음악방송 1위하나 ‘뮤직뱅크’ 정상 유력 [1] 뉴스엔  2013-05-03  5567
411 ‘가왕’ 조용필 TV에 안나오셔도 괜찮아요 뉴스엔  2013-05-05  6060
410 조용필 나오는 슈퍼소닉, 다른 록페와 어떻게 다를까 뉴스엔  2013-08-09  5641
409 안성기 “중학교 동창 조용필 나보다 공부 잘해” file 뉴스엔  2013-09-12  6694
408 문화훈장-MAMA대상-15년만 日공연 조용필의 해, 콘서트로 피날레 뉴스엔  2013-11-25  7562
407 조용필 “콘서트서 노래 30곡씩..늘 하던거라 괜찮아” 뉴스엔  2013-11-25  7245
406 가왕 조용필, 50주년 전국투어 마무리..25만 관객 만났다 file 뉴스엔  2018-12-17  4153
405 [뮤직와치]여전히 창작이 괴로운, 현재진형형 조용필 file 뉴스엔미디어  2018-04-13  3871
404 "조용필, 공연하면서 저작권료 받고 있다"…문체부 확인 뉴시스  2013-05-02  5528
403 '조용필 헬로' 안사면 흐름에 뒤처지기라도…2주만에 11만장↑ 이변 뉴시스  2013-05-06  5140
402 '슈퍼소닉'에 조용필도 나오네, 펫샵보이스와 헤드라이너 뉴시스  2013-05-07  5252
401 베테랑 가수들, 부러워라…조용필 '헬로' 3주만에 15만장↑ 뉴시스  2013-05-14  5167
400 해적판, 조용필 '헬로' 불법복제물 3800점 적발 뉴시스  2013-05-15  5307
399 조용필 "난 도저히 안되겠더라, 빌보드 1~100위 다 들었더니…" 뉴시스  2013-05-15  5183

공식 미지 트위터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메달 수익 음악 영재 발굴에 기부 조폐공사,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수익금 '음악역 1939' 전달식 (왼쪽부터 조폐공사 류진열 사업 이사, 김성기 가평군수, 음악역 1939 송홍섭 대표) [음악역 1939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가왕' 조용필 50주년 기념 메달 판...

뉴스 - News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조폐공사, 조용필 메달 수익금 일부 음악영재 '후원' 한국조폐공사(사장 조용만)가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음악영재 지원 사업에 후원한다.   공사는 11일 경기도 가평 뮤질빌리지 '음악역 1939'에서 조용필 데뷔 50주년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가운데 2500만원을 가평군과 함께 가평뮤직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