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가왕' 조용필의 감격 "심장이 바운스된다. 여러분 고맙다!"
2013.04.24 21:36
| 신문사 | 스포츠서울 |
|---|---|
| 기사 날짜 | 2013-04-24 |
|
'가왕' 조용필이 10년 만에 선보인 정규 19집 '헬로'에 대한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노래 제목처럼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거린다"고 감격해 했다.
조용필은 23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후 45년 만에 처음 쇼케이스를 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런 반응은 전혀 생각 못했다.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앨범을 들을 거고 뮤지션들이 좋아할 거로 생각했지만 제 나이가 있는데 10대, 20대로부터 이런 반응이 나올지는 전혀 짐작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고맙다. 10년 만이라 어리둥절하다. 웬만하면 말을 많이 안 하려고, '바운스'될까 봐 자제하려고 하는데 흥분하면 안 되기 때문에 제 위치를 지켜가면서 하겠다. 새 음반을 내겠다고 하고 2번이나 실패했는데 이번에 용서될 것 같다"고 했다.
|
◇내 틀을 깨고 싶었다
그는 "2003년 18집이 나오고 그해에 개인적으로 슬픈 일이 생겨 앨범 낼 생각을 못했다. 이후 3년 정도 후 낼까 고민, 연구했지만 양에 안 차서 미루다 보니 2011년에야 시작했다"고 10년 만에 음반을 내게 된 이유를 말했다.
예전과 달리 밝고 경쾌한 스타일이 주를 이룬 새 음반에 대해서 "사실 내가 한 테두리 안에 계속 있는 거 같아 불만이 많았고 나를 탈피하고 싶었다"면서 "다른 앨범에서는 내가 곡에 많이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나를 배제하려고 했다. 그동안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았고 좀 무거웠던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밝게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공개곡 '바운스'에 대해 SNS로 존경을 표한 후배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진행을 맡은 방송인 김제동이 "그런 후배들을 누르고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했다"고 농담하자 조용필은 "저는 반짝하다 내려올 거다. 염려 안 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랑을 기다린다
그는 "사랑을 기다린다"고 솔직하게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운스'의 가사를 보면 혹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생긴다"는 취재진의 물음에 조용필은 "솔직히 말하겠다. 음악을 많이 사랑하고 이게 팔자, 운명이려니 생각한다. 내 나이도 있고 솔직히 누가 오겠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언론에 나이가 공개되는 데 대해 애교 섞인 불만도 얘기했다. 그는 "조용필 옆에 꼭 괄호하고 63이라고 쓴다. 심지어 64, 65라고 쓰는 곳도 있다. 이름만 써달라. 한해 한해가 아까워 죽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청아한 목소리와 음악적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은 연습이라며 가창력을 위해서가 아니라 목의 건강 때문이라고 했다. "공연이 5월 30일부터 시작인데 매일 3~4시간 연습한다. 노래를 더 잘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 목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또 목소리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라며 "발음에도 음역대가 있는데 어느 음역대에서 내 발음이 가장 좋은지 내가 잘 알기 때문에 반키를 올리거나 내리거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싸이는 정말 대단하다
'강남스타일'에 이어 '젠틀맨'으로 사랑받고 있는 후배 가수 싸이에 대한 칭찬도 했다. "싸이가 우리의 자랑이고 엄청나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다 생기는구나 싶었다. 훌륭하고 대단한 일을 했다"면서 "누군가가 '왜 싸이랑 붙었냐?'고 하던데 전혀 그런 의식은 못했다. 요즘 싸이가 최고인데 함께 1위를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해외 뮤지션으로 유투(U2)와 롤링 스톤즈를 꼽으면서 "앞으로 우리 가수들도 구미권 가수들처럼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점쳤다. 해외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그건 잘 모르겠다. 오늘 새 앨범이 나왔다. 내 마음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저작권? 솔직히 개념을 잘 모른다
최근 조용필이 만든 31곡에 대한 저작권이 본인이 아닌 전 소속사 대표, 또는 그 아들에게 양도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에 관한 심정도 전했다. "옛날 얘기고, 그때는 저작권 개념이 없었다. 지금도 나는 음악하는 사람이라 그런 문제를 잘 모른다. 매스컴에 그런 얘기가 나오지만 저작권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에 대해 앨범의 프로듀서 MGR(박용찬)은 "저작권 문제는 계속 논의 중이다. 계약 당사자간의 문제가 있어서 섣불리 말씀드리기가 그렇지만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조용필이 만든 노래는) 우리 가요의 재산이자 역사의 산물이라고 생각해주시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조용필은 올림픽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2000여 팬들을 만났다. 타이틀곡 '헬로'를 비롯해 '바운스', '어느날 귀로에서' 등 3곡을 들려줬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박정현, 자우림, 국카스텐 등이 참여해 조용필의 히트곡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꿈', '모나리자' 등을 불렀다. 빅뱅 태양, 포미닛 등 아이돌 그룹들도 객석에서 대선배의 무대를 지켜봤다.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