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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성의 인물산책>
조용필 “인기가수보다는 무대인으로 남고 싶다”


무대 위에서 박수받을 때가 가장 행복


‘창밖의 여자’ ‘그 겨울의 찻집’‘킬리만자로의 표범’….

대한민국 중년이라면 누구나 그의 노래 한 두개는 가슴에 품으며 제 삶을 밤새 두들긴 기억이 있을 것이다.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게 가득찬 것 같으면서도 텅비어 있는 내 청춘에 건배…’

‘킬리만자로의 표범’에 나오는 이 구절을 제 삶에 얹어 야망의 날을 갈아보기도 했을 것이다.

물론 노랫말은 양인자 씨가 만들었다.

그러나 그 목소리,

씹어내듯이 뱉어내는 그의 회한에 찬 프레이즈는 한때 우리를 달궜던 저 뜨거움의 징표이기도 했다.

그래서 조용필의 노래는

‘이제는 더 이상 내 인생에 건배할 일 없어진’이 땅의 중년들에게는 회한의 시절을 돌이키게 하는,

아니면 저 뜨거웠던 20, 30대를 회억케 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조용필(55).

올해로 무대인생 36년째를 맞은 그를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그의 집에서 만났다.

늦은 오후시간.

거실의 창밖으로 오후 햇살이 뉘엇뉘엇 질 때까지 꽤 오랜 시간 이러저런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는 조금도 흐트러짐을 보이지 않는다(아니 피곤이 드러나기를 원치 않는다).

많은 대중 앞에 서야 하는 그는 가장 일상적인 공간인 거실에서조차 일상을 드러내지 않는다.

기자는 영원한 틈입자다.

일상에 침입한 자.

그는 끝까지 이 틈입자에게 자신의 일상이 발견되기를 원치 않는다.

‘일상을 거부하는 것이 일상이 된 삶’….

이건 누구 말처럼 삶의 허상인가,

아니면 이것이야 말로 삶의 진실인가.

인터뷰는 내내 이 일상을 중심으로 한 공놀이처럼 뛰어논다.

물론 그의 거실이란 공간과 저 피곤한 가왕(歌王)의 모습 자체가 진면목이다.

그러나 내 눈은 이를 보고 있으나 카메라처럼 기록하지 못하니,

흥미롭다.

단지 담아둘 뿐이다.

그는 가공되지 않은 일상을 담은 사진이 찍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가 소파에 앉는 모습은 마치 작은 피곤이 떨어지는 듯하다.

최근 시작한 스타디움 콘서트 투어 준비로 바쁘다.

슬쩍 짜증도 내비치다가 때론 스스로를 달래다가 자신의 삶을 조금씩만 드러낸다.

그러나 ‘음악에의 헌신’이라고 할 만한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놀랄 만큼 뜨겁다.

모든 이야기의 끝이 음악으로 맺어지니 도리어 살짝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스타디움 콘서트로 무척 바쁠 것 같습니다만.

“술도 안마십니다. 담배도 두달 전에 완전히 끊었지요.

오로지 지금은 스타디움 콘서트 생각뿐입니다.

아침에 운동하고 곡 만들고 녹음하고 최근에도 몇개 만들었어요.

가벼운 등산도 자주 하고 골프도 치지만 공연 중에 외부인은 안만납니다.

그게 편합니다.

투어할 때는 전념하기 위해 외부 접촉을 하지 않습니다.”

―공연주제가 ‘필앤피스(Pil %26 Peace)’인데 평화를 주제로 잡은 이유가 있는지.

“올해가 광복 60주년을 맞는 해이고 북핵문제도 얽혀 있어서 스타디움 콘서트의 주제를 평화로 잡았습니다.

음악을 통해서 평화를 느껴보자는 겁니다. 평화를 기원하는 음악회지요.

스태프가 800여명 됩니다.

무대연출만 30명이지요.

이걸 일일이 다 체크해야 하니까 집중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우리 회사 스태프는 음악 모르면 인간 취급을 못받습니다.

전기 다루는 사람도 음악을 알아야 합니다.”

―한 공연에 2만명 넘게 들어와야 하는데 모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지.

“지방공연을 가보면 여기는 어느 정도 인원이 들어올 것이란 예상이 됩니다.

성공할 자신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가수로서 한국에서 스타디움 공연투어를 갖는 것이 올해의 큰 목표였습니다.

물론 주위에서는 의견이 분분했지요.

위험하다 도전이다 등.

편안하게 안주하고 싶지 않습니다.

내 자신의 역사를 만드는 겁니다.”

―모든 것이 음악과 연결된 사람처럼 보입니다. 음악 이외에 행복은 없는지요. 연애라든지….

“나에게 연애 물어보는 사람은 최근에는 처음입니다. 전부 다 잊어먹고 골프 칠 때가 제일 편안합니다. 80타 정도 칩니다.”

―외롭기도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활합니까.

“외롭지 않다면 거짓말이지요. 그러나 어떻게 생각하면 내 인생 자체가 외로웠습니다. 거기까집니다.”

―가족 생각도 나겠군요.

“일에 몰두하게 되면 잊어집디다. 그러다 또 생각나고 잊어지고, 생각나면 산소에 가고….”

―언제가 가장 행복했습니까.

“진짜 행복한 것은 무대에서 박수 받을 때지요.

그 다음에는 전부 별로인 것 같은데….

곡을 쓸 때도 이렇게 만들까 저렇게 만들까하며 고민과 갈등이 많지요.

그러다 시작하면 며칠밤을 갑니다.

그럴 때도 제법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사실은 고통입니다.

곡은 만들고 나면 아쉬움만 남습니다.

공연이 끝나면 행복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

아쉬움만 진합니다.”

―개인적으로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습니까.

“행복할 수 없겠지요.

그러나 이것이 내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이란 가정에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지금 나에게 행복은 성취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목표한 바를 이뤘을 때 행복하겠지요.”

―대중이 외면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은 없습니까.

“그런 생각하면 이 짓 못합니다.

이 노래가 대중에게 외면 받지 않을까, 콘서트가 실패할까 등,

그런 거까지 생각하면 복잡해집니다.

가수는 두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하나는 TV에 나가서 노래하고 인기를 얻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무대에서 대중을 만나는 경우입니다.

나는 지금은 후자로 가고 있습니다.

가수로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대에 서는 것 아니겠어요.”

―음악하고 싶지 않은 적도 있었겠지요.

“음악은 멋있어요.

음악하는 사람도 멋있어 보입니다.

음악한 지가 30년이 넘으니까 솔직한 내 마음은 이제 음악에서 해방되고 싶습니다.

언제나 이 사슬에서 풀려날까,

음악에서 벗어날까 생각할 때도 있지요.

그러나 눈을 떠보면 ‘이게 내 현실인데 어디를 벗어나…’하고 되돌아옵니다.

음악이 직업입니다.

사실 이거 안하면 다른 거 할 것도 없잖아요?

조용필은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준 그 이름에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지금은 예전의 인기를 얻고 있지는 않은데.

“나는 인기에 집착하지 않았습니다.

가요대상도 너무 오래 받아서 스스로 반납했습니다.

인기보다는 무대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무대인 조용필이 인기가수란 말보다 훨씬 멋있지요.”

―어떤 음악인으로 남고 싶습니까.

“음악인보다는 ‘조용필’로 남고 싶습니다.

그 속에 음악인, 사회인, 연예인이 다 들어 있지요.

이젠 개인 조용필로 남고 싶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계획은.

“내년 봄에 앨범을 낼 계획입니다.

10월 중에 스타디움 콘서트가 끝나면 11월에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이 올해 계획입니다.”

배문성 문화부장 ms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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