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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캠퍼스 2005-09-01] 조용필의 평양 空襲

2005.09.29 23:47

ypc스타 조회 수:4785 추천: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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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평양 空襲




오래 전 이야기 이지만 북한의 영화가 대학가를 돌며 불법상연 되던 때 이를 단속하던
경찰 고위관계자를 사석에 만나 내가 해준 말이 기억 난다. 그런 것은 단속할 필요가
없다고. ‘랭보”를 비롯하여 할리우드의 온갖 재미 있는 영화에 맛 들여 놓은 우리나
라 젊은이들이 도대체 50년대의 고리타분한 이념투쟁을 다룬 “꽃 파는 처녀” 같은
북한의 선전영화가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고, 영화가 재미 있어서가 아니라 단속하는
경찰과 숨바꼭질 하는 그 자체가 재미 있어 그 짓거리 하는 녀석들 그냥 내버려 두면
제풀에 나가 떨어진다고.

사정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 동안 이런 저런 기회로 남북한의 문화예술 분야의
합동공연 같은 것을 보아도 북한의 공연은 솔직히 이야기해서 문화 자체도 다르고 형
식이나 내용도 도무지 우리 정서와는 맞지 않아 재미라고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고 이
런 문화적 차이는 북한에서도 마찬가지 반응이어서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도 평양공
연 에서는 별다른 감동을 주지 못하였다. 분단의 세월이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었고
문화 예술도 국가의 선전활동으로만 존재할 수 있었던 북한과 한 개인의 창조적 역량
으로 세계를 상대했던 남한과는 그 출발점부터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8월23일 평양 유경 정주영 체육관에서 열린 “조용필 평양2005” 공연
은 그 동안 사회자의 간단한 인사말 조차 북한당국의 사전 조율과 검열(?)을 거쳐야
가능했던 북한에서의 남한 연예인 공연과는 달리 일체의 간섭 없이 조용필의 기획과
연출로 100%25 남한 대중문화가 그대로 공연 되었다는 의미에서 우선 대단한 사건이 아
닐 수 없다. 그간에도 알게 모르게 남한 유명가수들의 노래가 북한사회에서도 불리어
지고 북한 상류사회 일수록 남한의 비디오나 대중음악 등이 은밀히 유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듣고 있었지만 7000여명 평양시민 앞에 벌어진 자본주의 대중공연이 북한사
회에 미칠 파급효과를 한번 생각해 보면 이것은 공연이 아니라 평양 전역이 공습을 맞
은 듯 충격 그 자체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7000여 관중이 누구인가? 김정일 빼고 북한의 권력실세들이 모두 동원된 사실상 북한
사회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비록 북한 전역에 중계는 되지 않았지만 입에
서 입을 통해 그 공연의 뒤 소식이 전파될 것을 상정하면 공연의 파급효과는 상상 이
상일 것이다.
이번 조용필의 평양공연을 공습이라고 비유한 것은 몇 가지 점에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첫째로 북한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무대의 스케일과 연출방식이
다. 북한도 당의 선전 선동활동의 일환으로 집단체조나 무대예술 분야에서는 세계적
(?)인정을 받고 있지만 한 대중가수의 단독 공연을 위해 길이 65미터, 높이16미터짜
리 초대형 무대규모와 5톤 트럭 28대 분의 각종 장비가 동원된 그 스케일과 첨단의
무대연출은 청중의 혼을 빼 놓을 만 했다. 그간 외부세계로부터 철저히 격리 당해 온
북한 사회에서 그러한 무대는 몇 년 전 미국에서 비행기 한대 분 장비를 싣고 와 잠
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공연을 했던 마이클잭슨의 충격 그 이상일 수 밖에 없다.
대중공연에 익숙한 남한사회에서도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월드컵 경기장을 돌며 수십만
의 청중들을 열광시켰던 조용필의 그 무대를 평양에 옮겨 놓았으니 충격이 어떠하겠는
가? 공연을 시작하면서 현란한 조명과 하이 빔으로 쏘아대는 영상에 북한 기술자 조차
헉 소리를 내며 경악했다니 일반 청중의 충격은 여기에 비하겠는가?

둘째로는 두 시간 여 치밀하고도 숨쉴 여유조차 두지 않고 진행된 공연의 내용과 조
용필의 역량이다. 조용필의 무대를 직접 가 볼 기회가 여태껏 없었던 나도 이번에 방
송중계를 미동도 하지 않고 열중해 보았지만 대단한 열창이었고 국민가수를 넘어 남북
한의 경계를 허문 작은 거인이었다. 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그 앞에만 서면 괴성이 나
오고 흥분하는 이유를 알만하다. 고음처리 같은 것은 전성기의 조용필이 아니지만 뛰
어난 기교로 그것을 커버하고 감정처리나 선곡, 나아가 간략하고 절제된 무대인사 몇
한마디로 긴장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능숙한 무대매너 등 하나도 흠 잡을 데가 없었
다. 방송으로는 아무래도 제대로 된 음향효과를 느낄 수 없었지만 현장에 갔었던 SBS
관계자의 말을 들으니 음향효과도 완벽했고 혼신의 힘을 쏟은 조용필의 열창도 파도
치듯 분위기를 압도하였는데 남한에 중계된 방송을 나중에 보고 어떻게 중계방송을
했기에 현장의 감동을 4분의1도 살리지 못한 것 같아 화가 나더란 것이다. 어떤 면에
서는 남한 공연 보다 긴장도가 더하고 반주의 적은 떨림조차 객석의 청중 가슴 속으
로 파고드는 공연이었다고 한다.

셋째로는 7000여 청중의 반응이다. 여기에서는 오빠부대 같은 열광을 기대하지 말라는
북측 관계자의 사전 귀뜸이 있기도 하였지만 청중의 반응은 매우 절제되고 어찌 보면
싸늘해 보이기 조차 하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박수소리가 더 커지고 특히 조용필의 무
대인사 이후 객석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더란 것이다. 항상 동원되고 감시 받으며
눈치 보면서 살아 온 그들이고 남한처럼 즐기고 환호하고 풀어버리려고 온 것이 아니
라 학습하고 정중히 예의를 다하고 가슴에 담고 가기 위해 온 그들이지만 공연이 끝나
고 기립박수를 칠 때는 남한 공연 이상의 환호가 있었다고 한다. 놀라움에 서로 수근
거리고 감격에 겨워 눈물짓는 그들을 보며 남한에서 간 관계자가 더 감동되더란 것이
다. 공연하는 사람 보다 어쩌면 더 긴장했을 지도 모르겠고 그러면서도 가슴에 일렁이
는 감격과 애잔한 슬픔이 있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젊은 여성의 인터뷰처럼
“가슴이 아프다”는 말에 그 모든 느낌이 압축되어 있다.

어쨌든 이번 조용필의 평양 공연은 정주영 체육관을 메운 평양의 청중들이나 중계방송
을 통해 이를 시청한 남한 동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함께 주었던 공연이었고
남북한 인민들이 잠시나마 진정한 마음의 교류와 소통을 이루었던 대단한 사건이었다.
나는 일찍이 북한 사회의 경직성도 자본주의의 파상공격 앞에서는 무력하기 짝이 없
을 것이란 말을 자주해왔다. 아무리 김일성 전집을 달달 외우는 열성 여성 당원이라
고 하더라도 남한제 화장품을 한번 써보거나 속옷을 한번 입어보면 그들이 받아온 이
데올로기 교육이 얼마나 허망했던가 알게 될 것이라고. 하물며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
류 앞에서야.

체제 대결은 오래 전에 끝났다. 오죽했으면 미국과 북한이 싸우면 북한 편을 들겠다는
철딱서니 없는 이 땅의 젊은이 조차 북한에 가서 살겠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지
않은가?
저 무도한 김정일을 돕자는 것이 아니라 그 체제에서 헐벗고 굶주리는 동포들을 생각
해야 함이 이번 조용필의 평양 공연에서 눈물 흘리던 그 무구한 형제들의 형언 할 수
없던 표정에서 얻은 교훈이다.

김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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