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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속으로] 콘서트 ‘정글 시티’ 앞둔 조용필





조용필의 노래는 중독성이 강하다. 이 나라 사람 누구든 조용필 노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어떤 이는 가슴 한편에, 또 어떤 이는 머릿속 어느 갈피엔가 그의 노래를 담고 산다. 저 1980년 벽두, 군부정권의 군화발에 민주화의 꿈이 짓밟혀 싹조차 보이지 않을 때 나는 조용필을 들었다.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차라리 그대의 흰 손으로 나를 잠들게 하라….”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던 ‘창밖의 여자’를 처음 듣는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분명 사랑노래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 어떤 노래보다도 절절했다. 자유의지가 좌절된 당대 젊은이의 쓰라린 마음을 대변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가슴을 후벼파고, 머리를 뒤흔들었다. 당장 거금을 털어 그의 음반을 사고야 말았고, 한 시절 그의 노래로 헛헛한 마음을 달랬다.


그 중독성은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다. 담배처럼 끊기 힘들고, 굳이 끊을 필요조차 없는 ‘행복한 중독’. 오프라인 시대가 가고 온라인 시대가 활짝 열린 지금도 그 중독성은 도처에서 확인된다. 비바람 몰아치는 야외공연장에 4만여명의 관객이 몰려와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고 열광한다.


겨울의 초입에 ‘그 겨울의 찻집’이 젊은 스타들의 신곡과 더불어 컬러링 차트의 상위그룹에 당당하게 올라있다. 남녀노소 할 것없이 그의 노래 한 곡쯤 18번으로 갖고 있기에 노래방마다 조용필은 차고 넘친다. 젊은 세대는 또래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조용필의 노래를 들으면서 새로운 중독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그래서 조용필은 가왕(歌王)이고, 국민가수다.


그의 고향 경기 화성시가 추진한 생가복원 논란이 불거진 지난주초 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그를 만났다. 화성시가 조용필씨의 집터와 그 일대를 매입, ‘조용필 생가 관광자원화 사업’을 2007년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혀 일부에서 반발이 생긴 날이었다.


“그게 아마 ‘생가복원’이라는 말 때문에 반발이 있지 않을까요. 그냥 조용필 고향집을 복원해서 관광자원화한다고 했으면 좋을 것을 말이죠. 사실 저도 제 고향이 늘 ‘화성연쇄 살인사건’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로 비쳐지는 게 마뜩찮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하겠다고 했을 때 크게 반대하지 못했어요. 고향이 잘 되게 하자는 일인데요 뭐….”


- “생가복원 표현 부담스러워 고향 잘되는 일이면 도울것” -


중학교 2학년때 떠나온 고향. 누구에게나 고향은 생각만 해도 가슴 저릿한 곳이기에 사람들이 즐겨찾는 고향이 됐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었다.


그는 요즘 고향 못지않게 조국 혹은 통일이란 단어에 익숙해 있다. 25일 통일문화연구원(이사장 라종억)이 주는 통일문화대상을 수상한 그에게 지난 8월 평양공연의 후일담도 들었다.


“분명한 것은 북녘동포들의 통일염원이라는 게 우리보다 백배, 천배 강하다는 거지요. 저를 ‘민족가수’라고 부르면서 ‘정말 잘 오셨다’고 붙들고 우는데 같은 동포로서 진심이 느껴졌거든요.”


공연초반 돌 같던 표정이 눈녹듯 플려나가는 걸 보면서 조용필씨는 ‘우리는 정말 피를 나눈 동포’라는 동질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의 노래를 모국어로 느낄 수 있는 또다른 사람들이 거기 있었다. 또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갈 생각이고, 기왕에는 5·1경기장 야외무대서 공연하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언젠가 조용필의 노래를 남북에서 공유하는 그 날을 앞당기고 싶은 욕심에서다. 특히 러시아 영향을 받은 클래식한 북한의 음악과 뛰어난 오케스트라 연주실력을 접했던 그는 언젠가 그들과 한 무대도 꾸며보고 싶다.


다음달 4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서는 조용필씨는 요즘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산다. 연습실에서 그를 보고 있으면 정말 ‘징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글시티’로 이름붙여진 이번 공연에 선보이는 30여곡의 레퍼토리를 하루도 빼지 않고 두세번씩 부른다. 수십년간 수천번씩 부르고 부른 노래일 터이다.


“모든 편곡을 무대 분위기에 맞춰 다시 했어요. 자꾸 불러야만 공연당일 100%의 컨디션으로 무대에 설 수 있거든요. 왜 마라토너들도 최고의 몸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연습하잖아요. 노래도 이슬비 맞듯 천천히 젖어가야 맛이 깊어지죠.”


이번 공연은 ‘신화’가 골격이다. 고대도시와 미래도시를 오가면서 펼쳐지는 남녀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뮤직드라마로 풀어낸다. 또 공연 후반부는 팬들이 다시 듣고 싶어했던 노래들로 채워진다. ‘꽃이 되고 싶어라’ ‘상처’ ‘들꽃’ 등 조용필의 마이너 발라드곡들. 그 노래들을 보면서 관객이 꼭 손수건을 준비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오프닝이 볼 만할 거예요. 디지털 기술을 동원해서 관객들이 깜짝 놀랄 만한 이벤트를 준비했거든요. 도시라는 게 인간욕망의 집합체인 정글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 이 땅을 살다간 인간들의 꿈과 사랑도 녹아있죠. 그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 “음악과 드라마의 이색만남 세계를 감동시켜 보고 싶어” -


그의 집에서 아줌마가 차려준 저녁을 먹으면서 계속된 인터뷰에서 그는 얼마전 설립한 ‘조용필 뮤지컬 컴퍼니’의 운영 구상을 밝혔다.


“뮤지컬 이상의 어떤 것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죠. 때로는 영화 같고, 오페라 같고, 드라마 같지만 분명 새로운 장르로 느껴지는 무대가 꿈이에요. 조만간 부지가 마련되면 전용연습실도 만들 생각이고요.”


적어도 10여년간 ‘조용필표 뮤지컬’을 꿈꿔온 그의 머릿속에 이제 ‘뮤지컬 이상의 무엇’이 익어가는 듯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세계인들을 감동시킬 그 무엇인 것이다. 좋은 뮤지컬을 보기 위해 브로드웨이나 라스베이거스에 가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그 공연을 보기 위해 외국인들이 몰려오는 그런 공연을 만들 생각이다. 얘기가 일상으로 옮겨오면서 그는 꿈이야기를 꺼냈다. 한동안 조용필씨는 두가지 꿈에 시달렸다고 했다. 그 하나는 담배에 관한 꿈이고, 또하나는 세상 떠난 아내 안진현씨에 관한 꿈이다.


“꿈속에서 제가 담배를 피우는 거예요. 아, 내가 어떻게 끊은 담배인데…. 정말 내가 싫어지는 거죠. 그런데 일어나보면 꿈인 거예요. 집사람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화장을 해서 떠나보냈는데 꿈속에서 문을 열고 들어와요. 건강 좀 챙기라고 잔소리도 하고, 사람 좋게 웃기도 하고 말이죠.”


그가 음악의 정점을 향해 내달리는 이유는 그런 생각들로부터 자유롭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노래하는 순간만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기에….


“앞으로는 사람들과 좀더 가까이 부대끼며 살고 싶어요. 고향도 챙기고, 나라도 생각하고, 이웃도 챙기고…. 제가 가서 필요한 자리라면 달려가야죠. 받은 것 이상으로 돌려주면서 말이에요.”


그랬다. 가수 조용필은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 눈덮인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연상케 하는 음악적 정점을 원했다. 그러나 인간 조용필은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라고 말하고 있었다.


〈인터뷰 오광수 기획취재부장/사진 김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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