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게시판
[ 일편단심 민들레야 ]를 펴내면서
팬들에게 보내는 마음
초겨울의 메마른 대지 위에 낙엽 하나가 뒹굴고 있습니다 .
날리는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굴러가는 그 낙엽을 바라보면서
나는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정(情)을 느낌니다 .
낙엽은 계절이 대지 위에 띄우는 사랑의 편지입니다 .
손가락으로 가볍게 문지르면 바싹 으스러질 것만 같은
그 표면엔 세상의 희로애락이 눈에 보이지 않는 글씨로 쓰여져
우리에게 전해집니다 .
나에겐 이런 낙엽들이 하루에도 한 아름씩이나 배달이 됩니다 .
모두 도시에서 지방에서 그리고 아파트에서 섬마을에서
곱게 곱게 태어난 것들입니다 .
모두 아름다운 이땅에 사는 소녀들이 영롱한 눈빛을 머금고 세상에 나온
이 낙엽들을 우리는 팬레터라 부르고 있습니다 .
모처럼 한가한 시간에 홀로 앉아 낙엽을 한 잎 두 잎 쓰다듬으면
나는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
낙엽의 주인은 사는 곳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른 사람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나를 향해 쓰여져 있다는 것이죠 .
낙엽의 얼굴은 여러 가지입니다 .
어느 것은 환하게 웃으며 달려오고
또 어느 것은 울 듯 말 듯 새침한 표정으로 조용히 다가옵니다 .
내일 모레는 12월 _
벌써 '85년의 마지막달이 눈앞에 걸려 있습니다 .
전국 방방곡곡에서 내게 보내진 팬레터의 아름답고 고운 내용을
혼자서만 읽기엔 너무나 아까운 느낌이 들어
[ 일편단심 민들레야 ] 로 묶었습니다 .
수만 통의 팬레터 중에서 뽑아내는 것이 손쉬운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
혹 뽑힌 낙엽의 주인이나 뽑히지 않아
오로지 내 품안에 있는 낙엽이거나
모두 내게는 소중한 글들입니다 .
어떤 특별한 주제가 정해지지 않는 글들이지만
모두 내게 향한 마음의 소리라 책 이름도
[ 일편단심 민들레야 ] 로 정했습니다 .
지난 가을에 내놓은 졸고 [ 바람이 전하는 말 ] 은 바로
이 팬레터 모음집의 답장으로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민들레처럼 청초하고 예쁜 팬 여러분에게
늘 행운이 따르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맺을까 합니다 .
1985年 11月 28日
방배동에서 趙 容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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