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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54)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12일 의정부체육관을 시작으로 28∼29일 울산문예회관,5월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등 전국순회공연에 나선다.
연말까지 예정된 공연은 모두 35회 내외. 8월쯤엔 새 음반도 발표할 계획이다.
음악과 함께 자기 인생을 떠받쳐온 두 기둥이었다는 부인 안진현씨를 지난 1월 잃은 뒤 그가 다시 몸을 추스리고 무대에 서는 모습은 반갑다.
“시간이 많이 흘러야 합니다. 대신 일을 바쁘게 해야죠. 일하는 시간엔 잊을 수 있거든요.”
조용필은 깊은 슬픔에서 필사적으로 탈출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사별이란게 당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그동안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는데,이제 다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니 두렵습니다.
음악에만 더 치중하라는 아내의 음성이 들리는 듯 합니다.” 입을 열면 슬픔이 흘러내리기라도 할까봐 조용필은 목소리가 작아졌다.
부인 얘기 몇 마디에 금세 목소리가 젖어든 우리시대 ‘거인’. 이 애처로운 남자가 조용필이 맞나 싶었다.
그는 최근 살던 집도 옮겼다. 부인의 손길이 배인 집에서 수시로 떠오르는 추억들을 혼자서 마주하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더라고 했다.
조용필과 함께 10년째 일하고 있다는 김헌 YPC프로덕션 이사는 “어쩌면 그는 사별의 아픔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 얘기가 시작되자 조용필은 말이 많아졌다.
올해는 그가 가수로 데뷔한 지 3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는 요즘 코 앞에 닥친 전국순회공연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음악도 그렇지만 공연에서도 메시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노래 하나 하나가 주는 감동에 그치는 평면적 공연은 질색이란다. 그는 노래와 무대가 일관된 주제 아래 얽혀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마침내 하나의 강렬한 메시지에 도달하는 입체적 공연을 추구한다.
조용필은 공연에 관한 한 ‘독불장군’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가 계획하고 점검한다. 12일부터 시작되는 전국투어는 8월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로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음악인생 35년을 정리하는 드라마틱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주제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35년간 우리 사회의 변화상을 나의 음악적 흐름과 나란히 펼쳐보이려고 합니다.”
음반도 꾸준히 발표할 계획이다. 6월부터는 공연을 중단하고 8월 발매를 목표로 18집 앨범 준비에 들어간다. 17집 ‘친구의 아침’ 이후 5년만의 새 앨범이다. 앞으로는 2년마다 한 장씩 음반을 내겠다는 각오다.
“이제는 좀 더 음악적인 것에 집중하고 싶어요. 앨범을 많이 남겨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걸작을 하나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의 노래로 만들어진 뮤지컬도 만들려 한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출신 팝그룹 아바(ABBA)가 노래로만 구성된 팝 뮤지컬 ‘마마 미아(Mamma Mia)’를 남긴 것처럼.
신인가수를 키우는 일도 계획하고 있다. “주변에서 얘기를 많이 해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결국 내가 해야 되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하게 되면 몇 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아티스트를 만들겁니다.”
요즘 젊은 가수들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좋은 음악이 굉장히 많습니다. 장르나 색깔이 다양해졌고,레코딩 기술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그들을 보면 사실 두렵기도 합니다.” 그것은 자신을 신화로 박제하려는 세월에 대한 저항으로도 보였다.
상처는 시간이 치료한다. 쓸쓸하지만 그렇다. 그 시간을 같이 보내 주는 친구가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조용필은 이제 음악을 더욱 가까이 두려는 모양이다. 앞으로 우리는 깊은 슬픔을 통과해온 그의 깊어진 목소리로 새롭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김남중기자 njkim@kmib.co.kr
출처 : http://www.kmib.co.kr/html/kmview/2003/0401/0918954441131800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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