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조용필…빚은 유인촌…



화가·조각가 82명 참여 미술과 대중 '간격 좁히기'



“작가는 대중에 영합해서도 안되고 대중부터 의식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미술 작품을 감상해 주는 것은 대중이고, 그것을 소화해 주는 것도 대중이다. 그럴 때 작품은 단순한 예술품만이 아니라 고품격 상품이기도 하다. 작품이 대중에게 매력을 줄 수 있을 때 침체에 빠진 미술시장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창간 15주년을 맞은 월간 ‘미술시대’가 우리 미술의 생기와 활력을 되찾자며 대중 문화계 톱스타 17명을 모델로 한 기획전 ‘베스트 스타 & 베스트 아티스트’를 연다. 인사아트센터 전관 400여 평의 공간에서 4일 개막, 17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서는 국내 중진부터 신예까지의 화가, 조각가 82명의 작업이 선보인다.



전시 중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작가들이 인기 스타 17명을 모델로 제작한 회화와 조각이다. 가수 조용필 양희은, 소프라노 조수미, 영화배우 최민식 최민수 이정재, 탤런트 유인촌 채시라 이미연 하지원 이효리 유준상 홍은희, 개그맨 신동엽, 아나운서 박정숙, 소설가 조정래,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등이 모델로 나섰다. 작가들은 친분이 있거나 평소 팬으로 관심이 있던 스타와 파트너가 돼 함께 작업하며 스타의 외형과 내면을 담아냈다.



김일해가 그린 조용필의 열창. 조각가 류대균이 빚은 이정재. 한국화가 김선두의 해학적 붓질에 잡힌 최민식. 화가 정정식의 최민수.



이두식 홍익대 미대 학장은 장난기 넘치는 신동엽의 모습을 전신상으로 그렸다. 화가 김일해가 그린 조용필, 조수미의 공연 모습은 두 사람의 열창에 담긴 강렬한 아우라를 느끼게 한다.



영화 ‘취화선’에서 장승업 역을 맡은 배우 최민식이 그림을 그리는 장면을 대신 연기한 화가 김선두 중앙대 교수는 최민식의 모습을 해학적 붓질로 잡았다. 젊은 조각가 유대균은 양희은 유인촌 이정재 이미연과 조정래, 조오련의 얼굴을 흙으로 생생하게 빚어냈다.



젊은 화가 정정식이 그린 영화 ‘무사’의 최민식은 여전한 카리스마를 뿜는다. 화가 지석철 홍익대 교수는 특유의 ‘미니 의자’ 그림 뒤편 자욱한 안개 속에 박정숙 아나운서의 얼굴을 담았고, 수채화가 정우범씨는 채시라의 뒷모습을 아련하게 담았다.



류석우 미술시대 주간은 “이번 전시에 선뜻 참가한 작가들은 우리 미술계에서 ‘자기 것’이라 할 수 있는 독자적 조형성을 가진 이들”이라며 “작품성, 대중성의 양면을 겸비한 작가와 문화계 톱 스타와의 만남으로 일반인들이 한결 쉽게 미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기획 의도”라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이왈종 김병종 정경연 정현숙 등의 ‘조형과 형상’ 전, 박대성 오용길 김재학 이정연 등의 ‘이미지와 자연’ 전은 중진ㆍ중견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고, 신예들의 패기 넘치는 ‘내일의 작가’ 전도 함께 열린다. ‘사진으로 보는 에로티시즘’ 전도 관객의 눈길을 붙잡을 만하다. 특별전으로 심영철, 박유아, 국경오 개인전이 마련되는 등 근래 드문 흥미로운 대형 전시회로 열린다.
문의 (02)736_1020

http://www.sumijo.com/gallery/coverage/view3.html?no=3236&page=1&keyfield=&key=&bbs_id=coverage&type=3